조선후기 조선의 개혁을 부르짖은 다산은 당시 사회를, “세상이 썩은 지 오래되어, 털끝 하나도 병들지 않은 것이 없다. 지금 개혁하지 않으면 반드시 나라가 망할 것이다.[天下腐已久 一毛一髮 無非病耳 及今不改 必亡國]”고 진단하며, “낡은 나라를 새롭게 한다.[新我之舊邦]”는 전면적인 개혁을 주장하였다. 결국 개혁을 못한 조선은 망했다. 이 역사는 반복된다. 개혁은 언제나 필요하다. 그만큼 인간이 부패덩어리이기 때문이다. 개혁과 혁신을 외친 자들이 권좌에 오르면 그들 역시 개혁과 혁신의 대상이 된다. 누구도 예외가 없다. 인간의 죄성이 산출하는 열매이다.

그렇기 때문에 개혁의 외침에 귀를 기울이는 것은 절실하다. 그것을 외면할 때 결과는 참담한 것이다. 전직 대통령마다 감옥에 갔다는 것이 그 하나의 예이다. 영적으로도 하나님은 선지자들을 끊임없이 보내셨다. 광야의 외치는 자의 소리들이다. 허나 요즘은 외침의 소리조차도 듣기 힘들다. 불법 탈법이 정상이요 정당화라는 희한한 논리가 통한다. 법대로 혹은 국민의 뜻이라는 카드를 입맛대로 사용한다. 그들은 역사를 통해서 전혀 배운 것이 없는 것 같다. 오로지 자신들의 야욕 챙기기에 혈안이 되어 있을 뿐이다. 그러나 인간은 유한한 피조물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그것이 절제라는 미덕을 낳는다.

서창원목사, 총신대학교신학대학원(Chongshin Theological Seminary) 교수

성도가 어둠의 자식들과 다른 차이가 여기에 있다. 폭주하지 않는다. 좌우를 살핀다. 다른 사람의 유익을 먼저 구한다. 공의대로 소송하는 자들도 없고 진리대로 판결하는 자들도 없는 시대를 만들어가도 전혀 부끄럼을 모른다. 후안무치의 인간들이 날뛴다. 악인이 득세하면 의인들이 숨을 수밖에 없다. 결국 하나님은 촛대를 옮기는 극단적 선택을 한다. 인간에게 재앙이다. 아하수에로 왕의 짐승화는 그를 겸손케 하였다. 교만은 패망의 앞잡이지만 겸손은 은혜의 몰이꾼이다. 범사에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인정하는 자들에게 하나님은 그들의 길을 인도하신다. 붙드신다. 세우신다. 높이신다. 그러나 사람의 영광을 구하는 자들에게는 잠시의 영화가 영벌의 지름길이 된다.

2020년, 숫자적인 의미를 붙일 수 있는 뭔가가 있어 보인다. 그러나 해와 달과 날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눈에는 한 경점에 불과한 것이다. 인간은 의미를 부여하며 뭔가를 계획하지만 하나님은 하나님 외에 의미 있는 것이 없다. 그 하나님이 함께 하는 인간은 빈들이든 초가삼간이든 궁궐이든 그 어디든 다 하늘나라가 된다. 하나님이 함께하시기를 기뻐하는 사람들이 사는 교회여야 하고 그런 나라가 되었으면 한다. 성경으로 돌아가자고 외치지만 생명수를 찾기 쉽지 않은 시대가 되어간다. 지금 개혁하지 않으면 다 같이 망할 것이다. 먼저 자기 관리에 몰두해야 할 것 같다. 자신을 세속적인 모든 더러운 것에서 깨끗케 하다보면 주인의 쓰심에 합당한 그릇이 되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본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