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선택의 이유가 은혜인가? 이익인가?

대신대학교 강사역임, 예장 충진교회 집사

대형교회를 필자가 직접 다녀보고 또 여러사람들의 의견을 종합해서 정리하면 몇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우선 대형교회는 대충 설교가 한국인이 선호하는 기복설교, 무속적 설교가 주를 이루기도 하고(예/ S교회ㆍK교회 등),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사고를 강조하여서 선호하게 되는 교회(예/ G교회 등)들이다. 아니면 엘리트 의식을 주는 윤리적 설교로(예/ H교회) ‘옳은 말이다’라는 생각만으로 편안하게 교회생활하면서 자신을 좋은 교인으로 착각하게 만드는 교회다. 또한 담임목사의 교주화를 카리스마로 생각하는 경우(M교회ㆍY교회 등), 온갖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사람들을 모으는 교회(예/ D교회 등)가 대형교회의 대표적 사례이다.

최근에는 공동체고백으로 급성장한 교회도 있고 신사도 운동으로 성장한 교회도 있으며, 알파코스ㆍ가정교회 시스템 등으로 성장한 교회도 있다. 물론 이들 교회 중 처음에는 정말 순수하고 좋게 시작하여서 양적성장을 이루다가 변질된 교회들도 있고, 그 가운데는 담임목사가 성경적 설교를 하는 교회도 있다. 어찌하든 대형교회가 되면 대부분 엄청난 규모의 교회건물 신축이 이루어지고 그렇게 된 것을 하나님의 은혜라, 하나님이 하셨다고 간증한다. 

그런데 이런 저런 이유로 대형교회로 신자들이 몰리는 이유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시설이 좋다. 안락하고 편리한 시설이 아주 장점인 것처럼 보인다.

   예배당도 널찍하고 최신식의 건물이며 의자도 편하고 냉난방이 잘되어 있지만 이것은 진정과 신령으로 드리는 예배와는 상관이 없다. 오히려 그런 시설을 갖기 위해서 헌금의 대부분을 시설비에 투자한 교회는 성경적인 교회라고 보기 힘들다. 또한 대형교회는 건물의 시설이 좋으니까 교회당 안에서 놀기가 참 좋다. 심지어 커피숍도 있고 방도 많아서 자기들끼리 뭉쳐 있는 경우가 많은데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다. 교회 안에서 훈련받고 충만해서 세상 가운데로 나아가 그리스도인으로서 당당히 살아가야 하며, 그리스도의 향기를 뿜으며 빛과 소금이어야 하는데 말이다. 하지만 소금이 뭉쳐지면 짠맛이 나듯이 교회 안에서만 뭉쳐져 있는 교인들은 세상에서 맛을 내는 소금의 본래적인 역활을 하지 못하고 오히려 자기들끼리만 뭉쳐진 짠맛으로 되기 쉽다.

2. 교인들이 많은 걸 보니까 좋은 교회구나라고 생각하기가 쉽다.

   음식점을 찾아 갈 때 사람이 많은 곳이 음식도 맛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원리다. 다수의 선택에 합류함이 안전해 보인다. 심지어 대형교회 그 자체가 목회자가 하나님께 인정을 받은 증거라든지, 아니면 하나님이 복을 많이 준 교회라고 생각 한다.

3. 어떤 성향의 사람들은 사람이 많으니까 묻혀서 조용히 교회를 다닐 수가 있어서 좋아한다.
   간섭받지 않고 신앙 생활하기가 매우 편하다. 많은 대중에 묻혀서 그냥 살짝 주일 예배 드리고 오면 된다. 사람이 많아서 누가 왔다 갔는지 표시가 안 나니까 조용히 주일예배만 드리는 신앙 생활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좋다.

4. 어떤 이들에겐 일주일 내내 교회프로그램이 있으므로 시간 보내기가 좋다.

    실제로 일주일 내내 교회에 살다시피 하는 여전도회원들이 많다. 주의 일을 한다는 명목 아래 수다도 떨고 재미도 있으니 거룩한(?) 계모임 수준이다.

5. 주일학교 체계가 부서별로 잘 조직되어 있다(바르게 교육하는지 상관없이).

   나이별 학년별로 잘 조직되어 있기 때문에 겉으로는 부모들이 보기에 교육을 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6. 주일 예배가 여러 번이므로 사정에 따라서 맞는 시간을 고를 수가 있다.

   주일 오전에 예배를 일찍 드리고 다른 볼일을 볼 수 있어 여가 생활을 즐기기에 좋다고 생각한다.

7. 무슨 교회 다닌다고 하면 대형교회이므로 다른 사람들이 알아주니까 대리 만족이 있다.

   유명한 교회 소속이라는 이상한 자부심도 갖는다. 특히 S교회 다닌다고 자랑하는 것 많이 보았다. 마치 명품교회를 다닌다고 뽐내는 듯하였다. 또한 교역자들도 어느 교회 부목출신이나 전도사 출신이라면 괜찮은 교역자라고 알아준다고 여긴다. 교회에도 브랜드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8. 큰 교회라서 전도할 때 처음 방문하는 불신자에게 부담을 덜 주어서 불신자를 전도하기가 쉽다. 

   불신자 입장에 좋은 시설은 호감으로 작용한다. 좋은 시설뿐 아니라 다양한 프로그램 같은 것도 불신자에게 호감을 주어 전도에 유리하게 작용한다.

   아무튼 많은 사람들이 이런 저런 이유로 대형교회를 선호 한다. 하지만 성경의 참된 양육방법은 대형 교회스타일이 아니라는 것을 신구약을 통해서 알 수가 있다. 교회가 주식회사 수준인지 참 교회인지는 상식 선에서는 대략 다음 기준으로도 구분할 수가 있다.

  1.    은혜가 아니라, 이익인가?
  2.    멘토링이 아니라, 경영인가?
  3.    양육이 아니라, 숫자인가?
  4.    사역이 아니라, 관리인가? (물론 말은 다 사역이라고 하지만...)
  5.    사람이 아니라, 프로그램인가?

   이런 면에서 대형교회는 교회라기보다 주식회사가 될 위험성이 많다. 

   오히려 작은 교회에서는 목회자와 성도들이 서로 영적인 교통을 하면서 기도해주고 서로의 삶이 드러나니까 더욱 근신하여 주님의 일꾼으로 살아가기가 쉽다. 물론 대형교회 가운데에서도 좋은 교회가 있지만 현재 한국의 대부분의 대형교회들을 보면 교회라기보다 종교서비스 기업이라 할 정도이다. 목회자도 나름 바른 목회를 위해 대형교회에도 셀이나 순이나 구역을 통해서 소그룹으로 영적 지도를 하고는 있지만, 대형교회 전체를 움직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참된 교회의 본질을 잃어버리기가 쉽다.

   그래서 교회가 지나치게 비대해지면 교회를 분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대형교회 담임목사가 분립ㆍ개척해서 나간다면 더욱 귀하고 아름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고 소형교회가 무조건 좋다는 말은 결코 아니다. 작은 교회라 할지라도 기복적이고 이상한 교회들도 많을 것이다. 특히 대형교회를 모방하고 오로지 교회성장 만을 목표로 하는 작은교회는 더 위험할 수 있다. 한국교회는 그것이 더욱 큰 문제이다.

   성도들이 다닐 교회를 선택할 때는 그 교회가 성경대로 운영하려 애쓰는지, 말씀이 바르게 선포되며 성령의 역사가 있는 교회인지, 예배를 성경적으로 드리는지, 교육ㆍ전도ㆍ봉사ㆍ구제ㆍ선교 등을 균형있고 조화롭게 하는지, 혹 유행하는 인본주의적 프로그램을 무분별하게 도입하지는 않는지를 살펴보고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담임목회자의 신앙관과 신학ㆍ삶ㆍ인격 등을 살펴보고 잘 분별함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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