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살면서 매일 쓰레기를 만듭니다. 먹고 마시고, 일하고 놀고, 만들고 쓰고 버리는 모든 활동들을 통해서 쓰레기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그 일부는 자연으로 돌아가거나 재사용, 재활용되지만, 대부분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를 오염시키고 있습니다.
특히 플라스틱은 단 하루도 없이 살 수 없을 만큼 생활 깊숙이 들어왔습니다. ‘20세기의 선물’이라 불릴 만큼, 플라스틱은 지난 100여 년간 우리의 일상 곳곳에서 쓰이고 있습니다. 값싸고 가볍고 내구성까지 좋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1인 가구, 택배 문화가 발달하면서 1회용 플라스틱의 소비량까지 늘어나 한 번 쓰고 버려지는 플라스틱의 양이 상당합니다. 문제는 플라스틱을 포함해 버려지는 쓰레기의 일부만이 재활용 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재활용되니까 하는 안일한 생각을 했다면 오산입니다. 분리배출 했다고 해서 다 재활용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보면 재활용률은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재활용은 우리가 당장 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일이긴 한데 만능은 아닙니다. 음식물 쓰레기를 퇴비 혹은 사료화 하는 것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은 남기지 않는 것입니다. 휴대전화는 재활용하는 것보다 자주 바꾸지 않는 것이 더 가치 있습니다. 1회용 플라스틱(종이) 컵은 재활용하는 것보다 머그컵이나 텀블러로 바꾸는 것이 더 가치 있습니다.
쓰레기가 우리 일상에 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사용했고, 또 온실가스를 배출했는지 안다면 달라질 수 있을까요? 다회용을 그 수명과 상관없이 일회용으로 버리는 것을 보면, 그렇지도 않은 것 같습니다. 플라스틱을 비롯해 넘치는 쓰레기들이, 미세먼지와 기후변화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는 안다고 한들 바뀌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국토 면적이 좁고 자원은 빈약하여 자원의 해외의존도가 높아 광물자원의 95%를 수입하고 있는 것을 알면서도, 과대소비하고 하루 5톤 트럭 7만 대 이상의 쓰레기를 버리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러다보니 우리나라는 단위면적당 쓰레기 발생량이 세계 2위입니다.
다행인 건 전 세계가 고갈과 온난화의 위기 앞에서 화석연료를 대체할 에너지원을 태양과 바람 등의 자연뿐 아니라 버려지는 자원에서 얻으려고 한창 노력 중이라는 것입니다. 자원의 순환을 원활하게하기 위해서 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과는 별개로 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은 해마다 8.4%씩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에 비해 재활용 비율은 9%에 불과합니다. 나머지는 일부가 매립되고 대부분 강이나 바다로 흘러들어가 거대 섬까지 이루어 새와 물고기들이 고통 중에 죽어가게 하고 있습니다. ‘생육하고 번성’할 복을 받은 생명인데, 우리가 만들고 쓰고 버린 플라스틱 물건들로 인해 이제는 ‘고통 중에 하나님의 자녀’를 부르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더구나 잘게 부서져 아주 작아진 미세플라스틱으로, 바다는 ‘생육하고 번성’하게 하는 공간이 아니게 된 지 오래 입니다. 마시는 물은 물론, 플랑크톤, 어패류, 물고기 등 먹이사슬의 순환 속에서, 미세플라스틱은 물과 소금 등의 음식과 화장품을 거쳐 우리의 몸속 깊숙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자원순환기본법(2018.1 시행)에 따라 자원의 효율적 이용, 폐기물 발생 억제 및 순환이용 촉진에 대한 10년 단위 계획인 ‘자원순환기본계획’에 기대를 걸어봐도 될까요? 우리 경제와 사회가 순환형으로 전환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서울시도 전국 최초로 ‘플라스틱프리 도시’에 도전장을 내고, 2022년까지 전체 사용량의 50%를 감축하고 재활용률을 70%까지 달성하고자 하는데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도 교회들과 더불어 그 몫을 감당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입니다. ‘안 만들고(생산), 안 주고(유통), 안 쓰는(소비)’ 문화가 정착되고, 불가피하게 사용하는 1회용 플라스틱은 최대로 재활용하게 하되, 공공기관이 앞서며 자치구, 산하기관, 민간위탁기관으로 확산된다면 시민들도 힘내어 실천할 것이고, 이에 따라 1회용 플라스틱 컵, 빨대, 비닐봉투, 배달용기, 세탁비닐 사용이 크게 줄어들 것입니다.
그에 앞서, 그리스도인들이 먼저 “지극히 작은 자‘ 하나를 위해, 1회용 플라스틱 컵, 빨대, 비닐봉투, 배달용기, 세탁비닐 하나 함부로 사용하지 않을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2018년 9월 27일)
- 유미호 /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센터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