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AI연구원이 국내 최초로 자체 개발한 추론형 인공지능 모델 ‘엑사원 딥(EXAONE Deep)’을 오픈소스로 공개하며 글로벌 AI 시장에 본격적인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번 발표는 단순한 기술 공개를 넘어, 국내 인공지능 기술의 수준과 잠재력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세계 수준에 도전하는 국산 AI 모델
엑사원 딥은 대규모 언어모델(LLM)로, 기존의 단순한 텍스트 생성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추론’ 능력을 강화한 것이 핵심이다. LG AI연구원은 이번 모델을 통해 AI가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 스스로 가설을 세우고, 이를 검증하며, 논리적으로 사고하고 판단하는 능력을 갖추도록 설계했다.
특히 이번 공개는 엑사원 딥을 오픈소스 형태로 제공함으로써, 개발자·연구자·기업 등이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는 구글, 메타, 오픈AI 등 글로벌 AI 빅테크의 오픈소스 흐름에 발맞춘 전략적 선택으로 평가된다.
세 가지 모델로 다양한 산업에 대응
LG는 엑사원 딥을 총 세 가지 크기로 공개했다. 가장 강력한 모델인 엑사원 딥-32B는 320억 개의 파라미터를 갖춘 대규모 모델로, 최고 수준의 추론 성능을 자랑한다. 여기에 보다 가볍고 효율적인 7.8B 모델과, 기기 자체에서 작동 가능한 초경량 2.4B 온디바이스 모델까지 준비되어 있어, 다양한 환경과 용도에 맞춘 유연한 활용이 가능하다.
객관적 평가에서 입증된 성능
엑사원 딥-32B는 수학·과학 분야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 2025학년도 수능 수학 모의시험에서 94.5점을 기록했으며, 고난도 수학 평가인 MATH-500에서 95.7점을 획득했다. 또 전문지식 이해도 테스트인 GPQA 다이아몬드에서 66.1점, 코딩 테스트인 라이브코드벤치에서는 59.5점을 기록하며, 글로벌 상위권 AI들과 견줄 만한 성능을 보였다.
특히 중간 모델인 7.8B는 오픈AI의 o1-mini 모델을 성능 면에서 앞섰으며, 초경량 모델인 2.4B 역시 동급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첨단 기술 구조와 확장성
엑사원 딥은 기술적인 구조에서도 주목받는다. GQA(Grouped-Query Attention) 방식을 도입하여 효율적인 추론을 가능하게 했으며, 32,768 토큰이라는 긴 컨텍스트 길이를 지원해 복잡한 문맥 처리에 유리하다. 또한 어휘 수는 10만 단어가 넘는 102,400으로, 세밀한 언어 이해와 표현이 가능하다.
이러한 설계는 단순한 질문-응답을 넘어, 복잡한 문서 요약, 수학 공식 이해, 코드 생성 등 다양한 고차원 업무에 AI가 투입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산업 전반으로 확산 기대
특히 엑사원 딥-2.4B는 온디바이스 AI로서의 강점을 지닌다. 스마트폰, 차량, 로봇 등 장치 자체에서 데이터를 처리함으로써, 빠른 반응성과 개인정보 보호 측면에서 강점을 갖는다. 이는 AI가 클라우드 중심에서 디바이스 중심으로 이동하는 산업 트렌드에 부합한다.
LG는 향후 자사의 전자제품, 통신 서비스 등과 엑사원 딥을 연계하여 가전, 모빌리티, 커뮤니케이션 분야에 적용함으로써 AI 기반의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에이전틱 AI’ 시대의 서막
이번 엑사원 딥 공개는 단순한 성능 경쟁을 넘어, AI 기술의 패러다임 전환을 상징한다. LG AI연구원은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에이전틱(Agentic) AI’ 시대의 도래를 예고했다. 기존 AI가 인간의 명령에 따르는 수동적 존재였다면, 에이전틱 AI는 상황을 스스로 분석하고 주도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능동형 AI를 지향한다.
이는 향후 AI의 활용 영역이 단순한 도우미 수준을 넘어, 문제 해결사로 진화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미래를 향한 LG의 비전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첨단 기술을 통해 사람들의 소중한 시간을 보다 즐겁고 의미 있는 일에 쓸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며, AI를 포함한 디지털 전환을 통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창조를 강조했다.
LG AI연구원은 앞으로도 엑사원 딥 모델의 성능 고도화를 지속하고, LG전자, LG유플러스 등 계열사들과 협업하여 AI 기술의 산업 적용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결론
엑사원 딥의 등장은 단순한 기술 공개를 넘어, 대한민국이 글로벌 AI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사건으로 평가된다. LG AI연구원의 기술력과 오픈소스 생태계 조성 의지는 국내외 AI 산업의 경쟁 구도를 새롭게 쓰게 할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다. 이 모델은 교육, 과학, 산업 전반에 걸쳐 AI 활용의 새로운 지평을 열며, 더 똑똑하고 안전하며 인간 중심적인 인공지능의 미래를 앞당기고 있다.
참고자료: LG AI연구원(https://www.lgresearch.ai/blog/view?seq=54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