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와 기독교대한감리회는 지난 7월 11일 경기도 분당 만나교회에서 기독교복음전래 140주년을 기념하는 <선교신학 포럼>을 개최했다. ‘세계 기독교 시대에서의 선교 신학: 한국교회 패러다임의 변화와 도전’을 주제로 한 포럼은 지난 140년 선교의 흐름과 앞으로 다가 올 시대에 맞는 선교 패러다임의 전환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포럼에 앞서 환영사를 맡은 주승중 목사(KWMA 법인이사장)는 “세계 기독교의 지형은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서구 중심의 선교가 쇠퇴하는 가운데, 아시아와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등 글로벌 사우스의 교회들이 선교의 새로운 주체로 자리 잡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종교시대를 살아가는 오늘날, 복음의 공공성과 영적 분별, 그리고 대화와 평화의 선교적 실천이 더욱 중요해졌다”라고 전했다.
이어진 인사말에서 한국세계선교협의회 사무총장 강대흥 목사는 “팬데믹(Pandemic)을 지나며 더욱 뚜렷해진 현상은 서구 교회의 약화와 비서구 교회의 역동성 속에서 한국은 지리적으로는 비서구에 속하지만, 경제적으로는 서구에 속하기에 이 둘 사이에서 세계 선교의 가교역할을 감당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김병삼 목사(만나교회 담임)은 “더 이상 ‘보내는 교회’와 ‘받는 교회’의 구도는 유효하지 않다. 이제는 함께 배우고 걷고 섬기는 상호적 선교, 다중 중심적 선교, 공동체적 선교 신학 등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모색해야 할 때”라고 말하면서 “오늘날 선교신학에는 식민주의적 시선과 보편화된 언어를 넘어 고난 속에서 피어난 영성, 다문화 사회의 현실, 다종교 환경의 복잡성, 그리고 공동체적 삶의 실제를 반영하는 새로운 시선이 필요하다.”라고 축사의 말을 전했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배춘섭 총신대 교수는 <미시오 데이와 구속 역사>를 전했다. 배 교수는 “선교의 주체는 인간이 아닌 하나님이다. 하나님의 선교를 뜻하는 ‘미시오 데이(Missio Dei)’ 개념으로 본 한국 선교 140년은 교회가 계획하고 실행하는 프로젝트가 아니라 창조에서 종말까지 이어지는 하나님의 구속 역사 안에 있는 사역이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에 복음이 전해지며 성경이 보급되고, 복음의 토착화를 이룬 한국교회는 역경을 이겨냈다. 한국교회는 우리 민족 역경의 시기에 민족 변화의 사명을 감당 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한국 교회가 선교적 방향을 바르게 설정하기 위해서는 성경적 원칙을 기반으로 한 구속사적 선교신학을 확립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첫 번째 발제자의 논찬자로 나선 안승오 교수(영남신대 교수/선교신학)는 “배춘섭 교수의 발제문에서 우리는 구속적 미시오 데이의 관점과 한국 개신교 평가라는 결과물과 미시오 데이가 창조보전의 과제로 넘어가면서 핵심적인 본질이 흐려질 수 있는데도 구속적 관점의 미시오 데이를 잘 지켜냈다”라고 평했다.
두 번째 발제자인 박보경 장로회신학대 교수는 <세계 기독교 시대의 공명(Resonance)의 선교: Missio Trinitas적 응답>이라는 주제로 전했다. 박 교수는 “오늘날의 선교는 ‘보내는 자’와 ‘받는 자’의 이분법을 넘어, 각 공동체가 복음을 고유하게 수용하고 재해석하며, 서로의 신앙을 교류하는 가운데 새로운 신학적 형성이 이루어지는 상호적 여정으로 이해되어야 한다.”라고 말하면서 “세계 기독교 시대의 도래는 선교 개념의 근본적인 재정의를 요구한다. 더 이상 선교는 서구로부터 비서구로 향하는 선형적 흐름이 아니라, 상호적 참여와 관계적 동행의 특징을 지닌다. 따라서 오늘날의 선교는 다양한 신앙 주체들이 서로를 통해 하나님의 선교에 참여하는 다중심적 네트워크(Poly-centric Network)로 이해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기독교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존재론적 선교의 접근으로 공명의 선교를 제안한다.”면서 “독일의 사회학자 하르트무트 로사(Hartmut Rosa)의 이론을 기반으로 현대사회의 가속화로 인해 발생한 인간과 세계간의 소외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대안적 관계성을 ‘공명(resonance)’으로 제안한 공명 이론을 통해 인간과 인간의 공명, 인간과 자연의 공명, 인간과 기술 문명과의 공명”을 전했다.
김한성 교수(아신대학교/ACTS 교수)는 논찬에서 “지구촌 기독교인들이 타지역에 선교사를 파송할 뿐 아니라 자신의 도시/국가로 오는 기독교 사역자들을 동료로 인식하고 공명하며 주변의 이주민 선교에 함께 참여한다면, “상호적 교감과 실존적 변화가 이루어지는 존재적 소통의 장으로 재구성”될 수 있을 것이다. ”라고 선교에 있어서 공명의 중요성을 재해석했다.
세 번째 발제자인 김은수 전주대 명예교수는 <‘하나님의 선교’ 기원과 해석 그리고 성찰>이라는 주제로 발제를 이어갔다. 그는 “선교적 교회가 오늘날 한국교회에 주는 의미는 ‘하나님의 선교’에 근거하여 교회의 선교적 본질을 찾고, 교회성장과 건강한 교회운동의 목적이 선교에 있음을 일깨워 선교적 교회를 형성하기 위한 구체적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다.”라면서 “지역문화와 상황에 대한 이해와 교회자신의 논리보다는 복음에 근거한 지역사회 우선적인 교회론으로 재정립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로 통해 각각의 선교이해와 선교방식을 수행함으로써 하나님의 선교를 이루어 가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하나님의 선교 안에서 서로 다름을 용납하고 격려함으로써 다양한 형태와 모습의 선교적 교회를 지역마다 이루어가는 것이 미래 선교의 바람직한 방향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발제의 논찬자로 선 김칠성 교수(목원대학교 교수, 한국선교신학회 회장)는 “한국교회는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가 급진주의 신학 혹은 복음주의 선교와 대립된다고 생각하는 오해를 풀어야 한다.”라면서 “김은수 교수의 발제는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에 대한 역사적 기원과 신학자별, 시대적 의미와 오해 등을 비교적 잘 정리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한국교회에서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에 관해 가지고 있는 일부 오해의 요소들을 잘 지적하고 있다.”라고 평했다.
마지막 발제자로 나선 배아론 교수(고신대 교수/신학과)는 <하나님 나라와 선교의 예배적 차원 연구: 에덴동산 모델에 기초한 구속사적 관점을 중심으로>라는 제목으로 발제를 이어갔다.
베 교수는 “하나님 나라에 초점을 맞추며, 특히 에덴동산을 하나님 나라의 원형적 모델로 이해하고, 구속사적 관점에서 선교의 예배적 차원을 규명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에덴동산에서 인간이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피조세계를 관리하는 청지기 역할을 수행한 것은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친밀한 관계를 전제로 한다.”면서 “인간 가운데 계시는 하나님의 친밀한 현존은 단순한 물리적 현존을 넘어서 존재론적-관계적 차원을 함의하며, 창조주가 피조물과의 상호작용 및 실존적 참여를 향한 내재적 지향성을 표출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구속사적 관점에서 볼 때, 선교의 궁극적 목표는 바로 이 상실된 예배적 정체성의 회복에 있다. 타락으로 인해 왜곡되고 단절된 하나님과의 예배 관계를 그리스도 안에서 회복하고, 이를 모든 민족에게 확장하는 것이 선교의 본질적 사명이다.”라고 말했다.
마지막 논찬자인 이선이 교수(호남신학대학교 교수/선교신학)는 “배아론 교수의 연구는 에덴동산을 원형 성소로 파악하는 구속사적 관점에서 하나님 나라를 ‘예배 회복’의 이야기로 재조명하고, 선교를 그 예배 공동체의 확장으로 정의하였다.”라면서 “세계기독교 시대에 한국 기독교가 지향해야 할 ‘하나님 나라’라는 주제로 통전적 선교신학을 잘 전했다. 이론적 신학에 머무르지 않고, 실천적 적용 가능성을 제시했다”라고 평했다.
마지막 총평자로 나선 김학유 교수(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전 총장)는 <세계 기독교 시대에서의 선교신학
: 한국교회 패러다임의 변화와 도전 (총평)>에서 “선교는 복음의 능력으로 의와 공의를 실천할 인간을 만드는 사역이다. 의를 행하고 싶지만 의를 행할 능력을 상실한 인간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변화시켜 의를 행할 능력을 지닌 존재로 변화시키는 사역이 선교다.”라고 말했다.
모든 포럼을 마치고 손승호 선교사(KWMA 울산경남 지회 사무총장)가 나와 행사를 위해 수고한 한국세계선교협의회와 기독교대한감리회 선교국 그리고 발제와 논찬을 맡은 교수들을 치하하고 태국 선교를 기반으로 한 불교권 선교 가이드를 안내했다.
이번 포럼은 국내외 신학자와 목회자 약 1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진행됐으며, 특히 한국선교 140주년을 돌아보며, 새로운 선교의 주역이자 서구권과 비서구권 선교의 가교역할을 할 한국교회와 선교의 바른 방향을 정립하는 큰 기반이 됐다는 평을 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