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봇·에너지·반도체… ‘기술의 거대한 파도’, 기업 의제의 중심에 서다

  • 입력 2025.11.06 06:19
  • 수정 2025.11.06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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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은 더 이상 도구가 아니다, 문명 그 자체다"

맥킨지 2025 기술 트렌드 리포트가 던지는 경고와 제언

2025년 가을, 세계 비즈니스의 지형도가 다시 그려지고 있다.

맥킨지가 발표한 ‘2025 기술 트렌드 전망(Technology Trends Outlook)’은 기업의 생존 전략이 더 이상 효율과 비용 절감에 머물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제 기업의 최우선 의제는 AI의 진화, 로봇의 확산, 에너지 전환, 반도체 주권, 그리고 디지털 신뢰 구축이다. 즉, AI는 예측에서 행동으로, 로봇은 인간의 손을 넘어 협업자로, 반도체는 산업의 심장에서 국가의 운명으로 확장되고 있다.

AI: 예측에서 행동으로, 인간과 나란히 일하는 디지털 동료의 시대

“우리가 알고 있던 인공지능은 더 이상 예측 도구가 아니다.”

맥킨지의 시니어 파트너 라레이나 이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단언했다.

그녀가 말한 새로운 단계는 ‘에이전틱(Agentic) AI’, 즉 자율적 행위 능력을 가진 AI다.

이제 AI는 단순히 답을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행동한다.

비밀번호를 바꾸고, 고객 요청을 처리하며, 심지어 인간 동료와 협업한다.

기업들은 이런 ‘디지털 동료(에이전틱(Agentic) AI)를 실제 인력처럼 온보딩·교육·피드백하며, 업무에 통합하기 시작했다.

“디지털 동료는 더 이상 공상과학이 아닙니다.

이미 현실에서 작동하고 있습니다.”

— 라레이나 이, 맥킨지 시니어 파트너

그 변화의 중심에는 ‘AI 네이티브’라는 개념이 있다.

기업이 스스로를 AI를 전제로 한 조직(AI-native organization)으로 재설계하지 않는다면, 머지않아 시장의 언어를 잃게 될 것이다.

●2015년: 예측형 AI (Predictive AI) → 2025년: 자율형 AI (Agentic AI)

●기업의 10% 이상이 AI 에이전트를 ‘디지털 동료’로 도입 예정

로봇: 인간의 경쟁자이자 동료로: 인간의 노동을 확장하는 ‘협력자’로 부상

맥킨지의 스벤 스미트는 “로봇은 이제 단순한 기계가 아니라 인간 노동의 확장”이라고 말한다.

물류센터에서는 이미 로봇이 사람보다 더 많이 고용되고 있으며, 공항에서는 자동 휠체어 로봇이 승객을 게이트까지 안내한다.

특히 에너지·건설 분야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투입이 현실화되고 있다.

반복적 노동은 자동화되지만, 그 결과로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모든 석공이 로봇을 한 대씩 거느린 시대”가 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로봇이 인간을 대체할지, 보완할지는 결국 인간의 선택에 달려 있다.”

— 스벤 스미트, 맥킨지 시니어 파트너

즉, 자동화는 인간 창의성의 배가 장치이며, ‘가장 빨리 배우는 자’가 산업의 주도권을 쥐게 된다.

에너지 전환: 전력 부족의 시대, AI 시대의 숨은 전쟁터

AI 확산은 전력 위기를 불러왔다. 데이터센터의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전력의 전쟁(Energy War)’이 본격화되고 있다.

그 결과 세계는 다시금 ‘에너지를 누가 더 빠르게, 더 싸게 공급할 수 있는가’의 경쟁에 돌입했다.

“우리는 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합니다. 이제는 대체가 아니라 증산의 시대입니다.” — 스벤 스미트

태양광·풍력은 물론이고, 원자력과 소형모듈원전(SMR), 그리고 차세대 저장기술까지 모두가 이 ‘에너지 대건설 프로젝트’의 일부가 된다.

그는 “저비용·고속도의 에너지 확충이야말로 AI 전쟁의 숨은 핵심 변수”라고 강조했다.

●AI 산업 전력소비 증가율: 연 160% (2023~2025)

●데이터센터 전력수요 2030년까지 2배 예상

●에너지별 점유율(2025): 태양광 34%, 풍력 26%, 원자력 18%, 기타 22%

반도체: AI 시대의 심장, 전력과 냉각의 전쟁터

맥킨지의 로저 로버츠는 “AI 시대의 진정한 경쟁력은 칩 안에 있다”고 말한다.

GPU에서 시작된 AI의 심장은 이제 ‘특정 목적형 반도체(Application-Specific Chips)’로 진화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연산을 넘어, 생명공학·로보틱스·자율주행 등 각 산업의 핵심 작업을 가속화하는 ‘맞춤형 뇌’다.

하지만 발전의 이면에는 냉각·전력·인재의 삼중 병목이 존재한다. 데이터센터는 과열되고, 전력망은 한계에 다다랐으며, 설계·제조를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인재는 전 세계적으로 부족하다.

“AI 전쟁의 숨은 전장은 전력망이며, 반도체 인재는 국가의 전략 자산입니다.” — 로저 로버츠

●GPU 효율 향상률: 지난 5년간 1,000배

●반도체 인재 집중도: 상위 3개국이 전 세계 78% 보유

●수냉식·액침냉각 기술 확산 (데이터센터의 62% 적용 중)

디지털 신뢰: AI 경제의 윤리적 기반

마지막으로 맥킨지는 ‘디지털 신뢰(Digital Trust)’를 기술 트렌드의 마지막 축으로 제시한다.

AI가 모든 프로세스에 침투한 시대일수록, “누가 신뢰받는 기술을 다루느냐”가 시장의 운명을 가른다.

이제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봇(bot)은 단순한 스팸이 아니라, 실제 구매 의도를 가진 ‘에이전트 소비자(Agentic Consumer)’가 될 수도 있다.

●AI 신뢰 프레임워크(Trust Framework): 투명성 → 인증 → 규제 대응 → 윤리 설계

●신뢰 구축을 통한 AI 도입률 향상: +35%

이 선과 악, 인간과 에이전트의 경계를 구분하는 일이 새로운 보안의 과제가 되었다.

[논설] 기술이 아니라, '방향'의 문제다

맥킨지의 보고서는 단순한 기술 전망이 아니다. 이것은 인류가 ‘기술을 얼마나 통제할 수 있는가’에 대한 시험지다.

보고서의 메시지는 단순하다. 기술은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류 문명의 방향을 재정의하는 힘이라는 것이다.

AI와 로봇, 반도체와 에너지는 결국 ‘도구’가 아니라 ‘문명’이다. AI와 로봇은 우리의 노동을, 반도체는 우리의 뇌를, 그리고 에너지는 우리의 생존을 바꾸고 있다.

우리가 이를 어떻게 통제하느냐에 따라 미래는 유토피아가 될 수도, 디스토피아가 될 수도 있다.

AI가 예측에서 행동으로 진화하는 지금, 진짜 질문은 기술의 성능이 아니라 “누가 이 변화를 이끌 것인가”다. 그 주체가 인간이라면, 우리는 기술의 노예가 아니라, 기술의 운전자가 되어야 한다.

인간이 기술의 운전대를 잡을 때, 기술은 문명을 구하지만

인간이 손을 놓는 순간, 기술은 인간을 삼킨다.

키워드 :

AI Transformation, Robotics, Semiconductor Innovation, Energy Transition, Power Grid, Digital Infrastructure, Human–Machine Synergy, Automation, Neural Network, Smart Industry, Global Technology, Business Evolution, Innovation Economy, Tech Disruption, Future Industry, AI Brain, Machine Learning, Intelligent Systems, Data Flow, Advanced Manufacturing

정리 및 해설: 조주섭 기자 (AI 기술 철학 칼럼니스트)

출처: McKinsey Podcast – “Which tech trends are rising to the top of the business agenda?” (2025.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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