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 경건, 23일] 내 집은 기도하는 집이라(마21:12-17)

  • 입력 2022.03.28 10:05
  • 수정 2022.03.28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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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결은 기본"

예수님은 성전에 들어가셨다. 성전안에는 기도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라 시장상인들로 북쩍 거렸다. 본문을 보면 성전 안에서 매매”(12)하는 모든 사람들을 내쫓고 돈 바꾸는 사람들과 비둘기 파는 사람들의 의자를 둘러 엎으셨다.


(1)예수님의 거룩한 분노를 본다.


성전은 성전의 기능이 있다. 성전의 기능은 기도하고 찬양하고 예배하는 곳이다. 예수님은 내 집은 기도하는 집”(13)이라고 하셨다. 이것이 주 기능이다. 그런데 상인들이 성전 밖이 아니고 안에서 물건을 매매하고 있었다. 성전의 본래의 기능을 무시한 처사이다.

모든 장소나 건물은 다 용도가 있다. 시장에서는 상인들이 신바람나게 물건을 파는 것이 정상이다. 학교에서는 공부하는 곳이고, 까페에서는 차를 마시며 조용히 대화는 곳이다. 농구장에서 농구하고, 예배당에서는 예배하고, 극장에서는 영화를 보는 것이다. 장소에 따라 건물에 따라 그 쓰임새가 다르고 용도가 다른 것이다.

예수님이 성전에 들어가셨다. 마지막 사역의 완성을 앞에 두시고 성전에 가셨다. 기도하러 가신 것이다. 자신이 걸어가야 할 마지막 길은 고난의 길이요 살점이 떨어지는 혹독한 고통의 시간이요, 십자가의 형벌로 온몸이 찢어지는 참혹한 시간을 견뎌야 한다. 그리고 죽음이란 통로를 걸어가는 것이다. 예루살렘 입성해서 예수님은 성전에 기도하러 가셨다.

변화산기도원-무청시래기
변화산기도원-무청시래기

예수님이 성전에 들어가셔서 했던 행동을 통하여, 우리는 두 가지 사실을 알 수 있다.

첫째는 고난의 시간에는 성전에서 기도하는 것이다.

고난의 시간에 우리들의 할 수 있는 것은 성전에 가서 기도하는 것이 인간의 마음이다. 힘들고 지쳐 있을 때 우리는 의지하게 된다. 의지의 대상은 사람이 될 수 없다. 진정한 평안과 위로는 남으로부터 주어지는 것도 있지만 본질적인 힘은 위로부터 온다는 사실이다. 위로부터 오는 평안과 위로는 내안에 영적인 강력한 힘을 주어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생동감을 준다.

둘째는 성전은 성전의 기능이 늘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교회를 강도의 굴혈로 만들어서는 안된다. 오직 예배할 수 있는 기능이 늘 준비되어 있어야한다. 준비된 곳에 하나님의 은혜도 있다. 속담에 보면 아침 일찍 일어나는 새가 먹이를 먹는다고 한다. 준비는 철저할수록 좋다. 청결은 기본이다. 어수선한 곳에는 안정감이 없다. 마음이 흐트러진다. 이것이 기본이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것이 교회이다. 교회는 우리들이 이 땅에서 사는 날 동안 함께 예배하는 구별된 장소이다. 모든 성도들이 마음으로 교회를 잘 가꾸고 준비하면 그 만큼 영적인 은혜도 크다. 또한 잘 준비된 장소에서는 마음도 경건하다.

몸도 깨끗하게 씻고 옷도 깔끔하고 단정하게 입으면 마음도 기분도 훨씬 산뜻하다. 사람을 만나 교제를 하더라도 쭈삣 하지 않고 당당하며 여유로운 모습을 가진다. 하루를 행복하게 지낼 수 있다. 그러나 몸도 씻지 않고 옷차림도 지져 분하면 마음도 몸도 기분도 무겁고 매사에 짜증이 나며, 삶에 흥미도 새로운 일에 대한 도전도 열정도 식어버린다. 무기력한 모습으로 전락한다. 마찬가지다. 성전도 우리 자신을 가꾸듯이 가꾸어야 한다. 기도할 수 있는 곳으로 잘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이것은 기본중에 기본이다. 청소와 청결은 기본이다. 장소의 목적에 맞게 잘 정리되어 있고, 그 목적으로 사용될 때 장소는 사명을 감당하는 것이다.

최원영목사, 본푸른교회, 본헤럴드대표. 등
최원영목사, 본푸른교회, 본헤럴드대표. 등

(2)예수님은 자신의 사명을 잊지 않았다.


맹인과 저는 자들이 성전에서 예수께 나아왔다”(14). 그들을 다 고쳐주었다.” 얼마나 위대한 분인가? 죽으러 예루살렘에 올라왔는데, 마지막 십자가의 길을 앞에 두고 있는데, 그 마지막 시간 스케줄 가운데서도 예수님은 사명을 잊지 않고 병자들을 고쳐주었다. 예수님은 자신의 본질을 잊지 않았다. 끝까지 흐트러지지 않고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의 길을 잊지 않았다.

스피노자의 말이 생각난다. 지구에 종말이 찾아와도 나는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고 하는 그의 정신이 그립니다.

주님이 부르시는 그날까지 우리는 우리의 믿음의 자리, 사명의 자리를 지키며 자신에게 주어진 거룩한 길을 걸어가야 한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 시간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끝날 때 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각자에게 주어진 신앙의 위대한 길을 잃어버리지 말고, 사명의 짐을 질 때 빛나는 존재가 된다.


(3)종교지도자들의 반응은 온도 차이가 많이 난다.


예수님이 장애자들의 아픔을 아시고 치료해주셨는데, 이것을 보고 종교지도자들은 분노한다. 또한 성전에서 어린이들이 소리지르며 호산나 다윗의 자손이여”(15)을 듣고 분노한다.

, 종교지도자들은 이렇게 생각이 굳어 있을까? 유연하지 못할까? 있는 모습 그대로 보지 않고 분노를 할까? 하나님 나라에 걸림돌이 되는 분들이 종교지도자들, 종교인들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한다.

살면서 좋은 일을 보면 함께 좋아해주고, 기쁜 일이 있으면 함께 기뻐해주고, 우는 자들이 있으면 함께 울어주고, 아름다운 것이 있으면 참으로 아름답다. 이것이 인간이다. 종교를 떠나서 기본적인 인간의 마음이어야 한다. 그런데 얼마나 우리들이 타락했는지,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 성경에 쓰여 있는 예수님 당시 대제사장들과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의 행동을 보면서, 이 분들은 왜 그래, 하나님 나라에 걸림돌이 되었구나. 이렇게 우리는 생각한다, 그러나 처음부터 그들이 종교인의 타락한 굳은 모습을 보인 것은 아니다.  자신도 모르게 종교생활에 익숙하다보니 경건은 사라지고 은혜는 사라지고 율법과 교만과 허례허식만 남게 된것이다. 우리는 이것을 경계해야 한다.

오늘 예수님의 성전 청결 사건을 묵상하면서 다시 마음을 가다듬는다. 교회를 잘 정리하여 언제나 예배하며 기도할 수 있는 최상의 준비를 하는 것이 기본적인 도리이다. 식당은 손님맞이 할 준비를 먼저 한다. 그 기본이 청소이다. 정리정돈이다. 그리고 맛이다. 마찬가지로 기본은 중요하다. 기본에 더욱 충실한 그리스도인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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