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학순(목사), 총신문학회 회원, 총신대 대학원 박사과정(구약신학), 전 한민대학 교수
끊어진 길
【浩潤 차학순】
보라색
꽃들이 한참이나 피어
세상을 온통 보라색으로
물들여 놓은 새벽
발길에 체이는 이슬 무릅쓰고
길을 나선다.
산울가로
이어진 길의 끝머리
허리까지 차오른 보라색 꽃들
질펀하게 늘어서 길을 막는다.
온 세상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기를
만나는 마음들 마다 보라색이기를
그리고 모진 삶 끝머리끝자락에도
보라색 꽃들이 활짝 피기를
조용히 두 손 모아 기도합니다.
아! 스승님
浩潤 차학순
확
다가서서 덥석!
갑석한 검브락지 같으신 몸
깊이 패인 주름에 수척한 얼굴
그저 다소곳하게 다가와
안겨듭니다.
왜
이제서야 찾았는지
말씀 없으신
천정만 바라 보며 그저 빙긋이
홀로 선 무덤가 집초들 처럼
그렇게
당신 떠나신지 벌써 십여년
문득 오월 되면 당신 그리워
손때 묻은 책갈피 속 당신 얼굴을
찬찬히 살펴보고 또 살핍니다.
* 은사 김희보 교수님을 그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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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광택 논설위원
songrex@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