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적 상황과 목회자

  • 입력 2020.07.01 16:51
  • 수정 2020.07.01 16:56
글자 크기
프린트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별자 가족 돌봄 사역(18)

 

최종인 목사, 평화교회담임, 성결대, 중앙대석사, 서울신대박사, 미국 United Thological Seminary 선교학 박사, 공군군목, 성결대학교, 서울신학대학교 외래교수
최종인 목사, 평화교회담임, 성결대, 중앙대석사, 서울신대박사, 미국 United Thological Seminary 선교학 박사, 공군군목, 성결대학교, 서울신학대학교 외래교수

일반적으로 사고나 병, 암등으로 죽는 죽음과는 달리 자살로 인한 생의 마감은 그 가족이나 주변에 깊은 슬픔과 많은 상처를 주게 됩니다. 우리 한국은 자살자가 심각할 정도로 그 비율이 세계적으로 높습니다. 그럼에도 자살에 대한 교회의 인식은 아직도 태연하고 잘못 정보와 이해를 갖고 있습니다. 다행히 자살에 대한 방지책들은 많이 소개되었는데 여기서는 자살 이후에 남은 가족들을 위해 임상목회적 차원에서 어떻게 도우며 예배를 인도할 것인가 목회적 지원의 측면에서 조언하고자 합니다.

위기적 상황과 목회자

대부분의 목회자는 성도의 아픔과 고통의 상황에서 자신을 분리할 수 없습니다. 공감하게 되고 똑같은 아픔을 느끼게 됩니다. 만약 성도들 가운데 사랑하는 가족이 갑자기 자살로 생을 마쳤을 때는 믿음이 출중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큰 충격과 고통, 그리고 아픔을 겪게 됩니다. 이때는 그의 인생에 가장 어려운 때이며, 위기의 때일 것입니다. 가장 고통스런 때이기도 합니다. 이때 목회자의 능력이 필요한 때이기도 합니다. 목회자는 기쁠 때 뿐 아니라 당연히 고통의 때에 함께 해야 합니다. 성도의 인생에 가장 큰 어려움이 왔을 때 가슴으로 끌어안고 함께 울어야 합니다. 당사자들에게는 가장 어두운 때이지만 원래 목회자란 하늘이 깜깜한 때에도 별을 바라보게 하는 자가 아닌가요?

대신 위기의 때에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집단보다 한 개인에게 집중해야 합니다. 당장 성도의 가정에 어려움이 올 때 이런 상황이 혹시 교회에 미칠 영향은 무엇인가? 생각하지 말고 당사자 개개인의 아픔에 주목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매너리즘에 빠져서는 안 됩니다. 언젠가 성도 가정의 장례식에 참여한 적이 있었습니다. 장모님의 상이었기에 처가 부모님이 다니는 교회의 목회자가 장례예배를 인도하였는데, 그 때 목사님은 상당히 목회경륜이 있어 보이는 어른 목사님이셨습니다. 그런데 보통 장례식 복장인 검은 색 까운이 아닌 엷은 분홍색 까운에 붉은 색 스톨을 목에 감고 예배를 인도하러 나타나셨을 때부터 이상하다는 느낌을 갖게 되었는데, 그 보다도 목회예식서를 손에 들고 책 내용에 나오는 구절들을 그대로 읽는 것입니다. 오랫동안 그 교회 권사님으로 충성하던 분이었는데 그 목사님에게는 아무런 감동이나 슬픔이 없었을까? 하는 생각을 오랫동안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오랫동안 목회경험이 있는 목회자들은 많은 장례식 인도의 경험이 있기에 그럴 듯하게 예배는 인도할 수 있고, 인생의 절망의 순간에 어떤 말을 해야 될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장례식 예배에서는 유가족들 앞에서 나를 나타내기보다 주님의 어루만지심과 치료하심이 나타나도록 옆으로 비껴서야 합니다.

 

저작권자 © 본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