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20층 아파트의 16 층에 살면서 앞은 확 트이고 뒤에는 산이 있어 창문만 열면 한 여름에도 바람이 시원하게 통하여 에어컨이 소용없을만 하고  조금만 내려 가면 물 맑고 가믐에도 마르지 않는 작은 개천이 있어 환경도 좋고 중도시이지만 변두리에 위치한 아파트라 아직도 시골냄새가 가시지 않아 인심도 좋아 아주 살기도 좋은 아파트, 역시 시골 아파트 로얄층이 좋구나 하는 자부심을 가지고 아내와 둘이서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 아침 아내 투석을 위하여 일찍 아침 식사를 마치고 승강기를 타려는데 승강기가 고장으로 움직이지 않고 있어 관리실에 연락하였더니 지금 고장수리 중이니 조금 기다리시라고 말한다

아내는 만성콩팥병으로 매 주 세 차레 시내 인공신장 전문 병원에서 세 시간 반 이상 피를 걸러내야 하기 때문에 늦어도 오전 7시 까지는 병원에 도착하여야 하는데 최근 들어 다리 조차 잘 걸을 수 없을 정도로 다리에 힘이 풀려 휠체어를 이용 이동하는 형편이라 계단을 이용하기도 힘드니 마음만 급하고 괜한 짜증과 화가 났고 1층에 살걸 하고 16 층에 살고 있는 것이 후회스럽기도 하였다

40 여분간을 기다렸으나 고장수리가 끝니지 않은 것 같아 마음은 급하고 답답하여 수리기사 전화를 알아가지고 전화 했더니 승강기를 오르내리게 하는 벨트가 낡아 절단 될 위험이 있어 이를 교체하기 위하여 곤지암에 위치한 사무실로 가서 부품을 갖고 이제 출발하려 한다고 한다

그 사무실이 그리 가깝지만은 위치에 있는지라 마음은 더욱 급하고 답답하고 짜증이 났는데 마침 아내가 내려가는 계단이니 한 번 걸어 보겠다고 하여 아랫 동에 사는 아들을 불러 같이 부축하여 한 층 내려와 쉬고 또 한 증 내려와 쉬면서 40 여분에 걸처 다 내려와 투석병원에 달려 와 투석을 시작하게 되었다

세상의 모든 일 모든 것에는 좋은 일과 나쁜 것이 공존하고 있음을 다시 깨닫게 되고 만약 위급한 상황이었으면 어찌 되었을까 생각하니 아찔한 마음도 들어 1 층으로 이사하는 것을 깊이 생각해 보고 아내와 의논해 봐야겠다고 마음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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