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죄를 지은 이후부터 부끄러운 마음을 갖게 됐다. 죄를 짓기 전에는 벌거벗었으나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그러나 선악과를 따먹은 후에 아담과 하와는 자신의 부끄러움을 가리기 위해 무화과나무 잎으로 치마를 엮어 부끄러움을 가렸다. 그리고 하나님의 거니시는 소리를 듣고 동산 나무 사이에 숨었다(창세기 3:8).아담 이후 인간의 수치심은 인간 양심의 근저에 있는 가장 기본적인 마음이다. 우리는 때로 ‘염치불고(廉恥不顧)하고'라는 말을 쓴다. 염치는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이고, 불고는 ‘돌보지 않는다’는 말이다. 즉, 염치불고라는 말은 ‘부끄러움을 돌아보지 않는다’는 뜻이다. 

염치는 인간이 인간답게 자기의 분수를 알게 하는 마음이다. 자신에게 맡겨진 일을 하지 않고 타인에게 요구만하는 사람은 염치가 없는 사람이다. 공부는 하지 않고 좋은 성적을 기대하는 것은 양심이 없는 행동이다. 성실하게 살지 않고 복만 달라고 하는 사람은 하나님을 만홀히 여기는 사람이다. 입법 활동은 하지 않고 세비만 받아 챙기는 국회의원은 낯 두꺼운 비양심적인 정치인이다. 사람만이 부끄러움을 아는 숭고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염치가 있는 사람은 동물들과 달라서 어떤 상황에서도 노상방뇨 같은 일을 하지 않는다. 

그런데 염치없는 것을 넘어서 몰염치(沒廉恥)한 사람들이 있다. 몰염치란 말은 부끄러움을 물에 빠뜨렸다는 뜻이다. 이들은 자신의 부끄러움을 전혀 알지 못하고 잘못을 지적해도 깨닫지 못한다. 몰염치를 넘어서 파렴치(破廉恥)한 사람들도 있다. 파렴치란 말은 부끄러움을 깨부쉈다는 뜻이다. 파렴치한 사람은 뻔뻔하게 사는 사람들이다. 성경은 “그들의 마침은 멸망이요 그들의 신은 배요 그 영광은 그들의 부끄러움에 있고 땅의 일을 생각하는 자라”(빌립보서 3:9)고 말씀한다. 부끄러움을 영광으로 삼는 사람들은 반사회적인 존재로 인류의 암 덩어리와 같은 사람들이다. 

인류 역사에 염치  없는 사람, 몰염치한 사람, 파렴치한 사람들은 항상 있었다. 현대사회의 문제는 이런 사람들이 활개를 치고 있는 것이고, 출세가도를 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복음은 염치를 회복시킨다. 복음은 몰염치를 물에서 건져내어 염치를 갖게 한다. 복음은 파렴치를 수리하고 재생시켜 올바른 양심을 갖게 한다. 우리 모두 하나님께서 주신 염치 있는 마음을 회복하자. 

임동헌 목사(첨단교회, 광주신학교 이사장)
임동헌 목사(첨단교회, 광주신학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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