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이 본 새 예루살렘 구조의 첫 번째 부분은 성곽과 문이다. 에스겔 40장 암시의 연속이다. 에스겔은 바깥 사방의 담과 문을 보았다(겔 40:5-6). 내부가 아닌 외부를 본다. 위가 아닌 아래를 주시한다. 기초석을 보고 이어 문을 본다. 성벽에 열두 사도의 이름이 새겨진 열두 기초석이 있는 것을 보았다. 각각의 기초석이 서로 다른 보석으로 꾸며져 있다. 성전의 기초석 같이(왕상 5:17) 아름다움과 견고함을 위하여 취한 큰 돌이다. 열두 지파의 이름이 아닌 열두 사도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열두 사도는 교회에 대한 상징이다.
성전 기초들이 보석으로 구성되었다고 묘사하는 열왕기상 7:10과 어울린다. 열두 지파를 대표적 사도들과 동일시한 것이 한층 부각된다. 기초석이 각색 보석으로 꾸며졌기 때문에 하나님의 백성들은 신적 영광에 참여하는 자로 묘사된다. ‘꾸며지다’가 사용되는 유일하게 다른 곳은 ‘신부가 남편을 위하여 단장한 것 같더라’다. 교회를 어린 양의 신부로 꾸미는 것이 보석이기 때문이다.
로마 세계에서, 후원자들의 ‘기초로부터’ 성전, 탑들, 다른 건축물을 세웠다. 그 건축물을 장식했다. 그러나 기초를 보석으로 장식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성곽의 열두 기초석을 꾸미는 열두 보석 목록은 대제사장의 ‘심판의 흉패’에 세 개씩 네 줄로 달린 열두 개의 보석 목록에 기초한다. 8개가 반복된다. 요한계시록에서 다른 이름으로 명명된 보석들은 출애굽기에 등장하는 보석들과 의미상 동일한 보석들이다. 각각의 보석에는 열두 지파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이 돌들은 모든 이스라엘을 상징했다.
대제사장이 입은 흉패의 보석들은 새 예루살렘의 성곽과 기초로 전환함에 있어 작용한 논리는 아론의 옷 전체가 지상 성막의 작은 복제품을 의미했다. 지상 성막 자체는 하늘 성막을 모델로 삼았다. 흉패는 일종의 작은 지성소였다. 지성소와 동일한 재료로 만들었다. 지성소와 동일하게 정사각형의 모양을 하고 있었다.
대제사장이 열두 보석이 달린 흉패를 입고 하나님의 직접적인 임재에 참여할 수 있는 특권을 누릴 수 있었다. 이제 새 예루살렘, 즉 어린 양의 신부인 모든 하나님의 백성에게 보장된다. 따라서 그들 모두 제사장적인 특성을 지니게 되었다. 하나님과 어린 양의 보좌에서 하나님의 얼굴을 보게 된다. 베드로도 이런 주장을 하고 있다. “너희도 산 돌 같이 신령한 집으로 세워지고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나님이 기쁘게 받으실 신령한 제사를 드릴 거룩한 제사장이 될지니라(벧전 2:5).” 베드로는 신자들이 건축자의 돌, 성전, 제사장이라는 주장을 한다.
1. 새 예루살렘 성곽의 기초석은 보석으로 꾸며져 있다
로이터통신이 세상에서 가장 로맨틱하게 들리는 단어를 보도했다. 1위와 2위는 ‘사랑’이라는 뜻를 하는 프랑스어 ‘아무르(amour)’와 이탈리아어 ‘아모레(amore)’가 올랐다. 이탈리아어인 ‘테소로(tesoro)’, 즉 ‘보물’이 뒤를 이었다. 테소로는 이탈리아 및 스페인의 연인들이 서로를 부를 때, 나의 보물이라는 뜻으로 흔히 쓰인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즉 아내를 히브리어로 세굴라(hL;gus]), 즉 보물이라 부른다(출 19:5; 대상 29:3). 이스라엘이 하나님과의 언약을 지키면 마치 사람이 자기 보물을 지극히 아끼듯 하나님도 저희를 아껴 눈동자와 같이 보호해 주시겠다는 뜻이다. 이전에는 환난을 당하고 위로받지 못했다. 그러나 하나님의 긍휼을 입을 것이다. 황폐한 성읍이 금과 보석으로 꾸며진 성읍 곧 야훼의 신부로 바뀐다. 그 성의 보석이 일차적으로 종말론적 예루살렘에 거하는 사람들이 누리게 될 영원한 샬롬을 가리키는 비유다.
중국에서 철학적 의미가 더해진 옥은 이 세상의 그 어떤 물건도 비견될 수 없는 존귀한 존재가 된다. 그리하여 옥은 군자가 몸에 항상 지녀 새기고 또 새겨야 하는 규범의 상징이 됐다. 옥팔찌를 끼고, 귀고리와 목걸이를 달고, 몸에는 패옥을 차, 옥의 정신을 항시 되새겼다. 성곽의 기초석과 성을 건설하는 재료로 옥, 보석, 진주와 금이 사용되었다. 이사야는 남편이신 하나님은 회복된 이스라엘을 옥(玉)이 아니라 아내로 부르셨다고 한다(사 54:5-6).
기초석의 첫째는 벽옥(jasper)에 해당하는 ‘ιασπις’(이아스피스)이다. 벽옥은 녹색으로부터 푸른색, 자주색, 혹은 장미색까지 다양한 색깔을 띤 보석을 가리킨다. 하나님과 도시 성벽을 특징짓는다. 벽옥은 반투명의 바위 수정이다. 녹색을 띈다. 가장 귀한 보석 가운데 첫째다. 오늘날로 말하면 오팔이나 다이아몬드였을 것이다. 새 예루살렘은 하나님의 영광을 발산하기 때문에 도성의 전체적인 모습을 상징하는 데는 벽옥이 제격이다. 하나님을 벽옥과 홍보석에 비유하고 있다. 중국인은 옥을 달리 사용했다. 중요한 일이 있을 때 예물로도 사용됐다. ‘순자’의 말처럼, 사자를 파견할 때는 홀(珪, 규)을, 나랏일을 자문하러 갈 때는 둥근 옥(璧, 벽)을, 경대부를 청해올 때는 도리옥(瑗, 원)을, 군신관계를 끊을 때는 패옥(玦, 결)을, 유배당한 신하를 다시 부를 때는 환옥(環, 환)을 사용함으로써 옥 모양에 따라 사안의 상징성을 표현했다.
벽옥은 투명한 초록색 수정이다. 수정을 언급하는 까닭은 투명한 보석을 나타내려고 한 의도를 짐작할 수 있다. 도성이 수정과 같았다는 묘사는 순수성과 가치를 강조한 것이다. 이사야 54장을 비춰볼 때, 새 예루살렘 성의 기초와 성곽 및 문들과 함께 보석들은 하나님의 백성이 하나님의 영광스러운 임재와 함께 누리는 영원한 샬롬과 안전을 상징하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가장 좋다.
‘보물’을 뜻하는 보(寶)에 옥(玉)이 들어 있다. 집안(宀)에 옥(玉)과 돈(貝)이 가득한 모습이다. 보(宝)는 보(寶)의 속자다. 옥(玉)과 돈(貝) 중에서 옥(玉)이 선택된 것은 옥이 더 귀하고 ‘보배로운’ 것임을 말해준다. 새 예루살렘 성곽은 가장 귀한 보석인 벽옥으로 쌓여있다. 성곽의 목적인 방비와 다르다. 하나님의 영광을 발산하는 데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벽옥은 하나님 자신의 광채를 나타내는 돌이다. 벽옥은 녹색, 푸른색, 자주색, 혹은 장미색의 보석이었다. 성벽의 화려하고 값진 모습이 매우 시각적으로 묘사되고 있다. 보좌에 앉으신 하나님이 벽옥처럼 보였다. 이제 새 예루살렘 성벽이 벽옥의 빛을 발산한다. 성벽조차 하나님의 영광스러운 임재를 말해준다.
2. 어린 양의 신부인 교회는 하나님의 영광으로 충만하다
인간의 언어는 하나님과 하늘의 위엄과 광채를 묘사하는 데 역부족하다. 하나님의 영광을 강조하기 위하여 귀금속과 보석을 사용하여 표현하는 것이 통상적이다. 돌의 색깔은 청색, 녹색, 붉은 색, 노란 색 등 다양하다. 다양한 색깔이 비유적으로 무엇을 말하는가. 출애굽기와 이사야서 모두 하나님의 영광을 보석과 연결한다. 다양한 색깔의 보석들이 제시된 목적 중 하나다. 하나님의 빛나는 영광을 반영한다. 보좌에 앉으신 하나님의 모양이 벽옥, 홍보석, 녹보석 같다. 하나님의 빛나는 영광을 강조한다. 성곽의 기초석으로 각색 보석들로 꾸민 것은 성도들이 하나님의 영광스러운 임재 안에 자격을 갖추었다는 데 있다.
둘째 남보석(Sapphire)은 짙은 파란색 돌이다. 라파스 라줄리(청금석)을 의미할 수 있다. 라피스 라줄리는 사파이어에 대한 고대 명칭이다. 이것은 황철광(pyrite)의 황금색 얼룩이 있는 짙은 푸른색의 보석이다. 남보석의 주성분은 산화알루미늄이다. 색깔도 없이 투명하며 흙 속에 아주 흔한 물질이다. 철과 티타늄이 불순물로 들어가면 파란색을 띠는 사파이어가 된다. 적당량의 불순물이 최고의 빛깔을 가진 사파이어가 되게 하는 것이다. 남보석은 하나님의 임재와 예루살렘의 기초와 문들과 관련이 있다(사 54:11). 아나니아의 아내 ‘삽비라’의 이름이 ‘청옥(靑玉)처럼 아름답다’는 뜻이다. 정직, 성실과 진실을 상징한다. 사파이어(sapphire)가 삽비라의 이름이었지만 그녀는 그렇게 살지 않았다.
셋째 옥수는 보통 녹색 보석으로 간주되어 왔다. 주로 소아시아의 칼케돈 부근에서 나는 돌로 여겨졌다. 현대 작가들은 옥수를 마노(Agate), 줄마노(Onyx), 홍옥수와 녹옥수를 포함한 여러 종류의 투명한 수정을 나타내는 데 사용된다. 완벽은 흔히 완전무결하다는 뜻으로 사용된다. 원래는 고리 모양의 보옥(寶玉)을 끝까지 무사히 지킨다는 뜻이다. 사기(史記) 상여전(相如傳)에 나온다. 완벽은 고사의 주인공 화씨벽(和氏璧)의 산지이기도 하다. 벽(璧)은 임금을 상징하는 크고 둥글게 만들어진 옥의 일종이다. 이 옥을 완전하게 가져왔다는 뜻이 완벽, 지금은 결점 없는 완전함을 뜻한다.
넷째 녹보석은 희끄므레한 색깔, 혹은 회색빛이 도는 불명료한 보석으로 추정된다. 강렬한 푸른색을 띠었는데, 이 보석을 녹보석이라고 불렀을 것이다. 요한이 본 환상은 성곽과 성 자체에서 기초석으로 옮겨지고 있다. 기초석은 각색 보석으로 꾸며져 있다. 땅에 세워진 바벨론, 즉 로마의 거짓 광채와 대조를 이룬다. 하나님의 위엄과 광채를 상징한다.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확대된다. 기초석에 어린 양의 열두 사도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교회를 상징한다.
고대의 보석은 그 아름다움과 희귀성 때문에 선망의 대상이 되었다. 성경에 언급된 다양한 돌이 정확히 무엇인지를 밝히는 것은 매우 어렵다. 돌의 종류와 색상이 매우 다양하다. 기준이 될 만한 용어도 부족하다. 많은 종류의 보석들이 다양한 색으로 나온다. 학문적인 전문 용어가 개발되지 않는 시대다. 다양한 보석들이 무엇인가를 확인하는 것은 항상 쉬운 일이 아니다. 의미를 추측할 뿐이다. 많은 어근들이 ‘반짝임, 광휘’ 등을 의미하기 때문에 어원은 많은 도움이 안 된다. 귀중한 보석들과 금속들은 일반적으로 상부 구조물에 사용되기 위해 비축되었다(대상 29:2). 새 예루살렘에서는 기초 자체가 보석으로 되어 있다. 웅대함을 더한다. 그 기초는 하나님이 놓으신 것으로 보여진다(사 54: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