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를 자살 예방센타로 세우는 기획 칼럼(13)

 

최종인 목사, 평화교회담임, 성결대, 중앙대석사, 서울신대박사, 미국 United Thological Seminary 선교학 박사, 공군군목, 성결대학교, 서울신학대학교 외래교수
최종인 목사, 평화교회담임, 성결대, 중앙대석사, 서울신대박사, 미국 United Thological Seminary 선교학 박사, 공군군목, 성결대학교, 서울신학대학교 외래교수

1.자살과 교회의 시선

자살은 행위 그 자체만으로도 용납될 수 없지만, 그의 가족, 동료, 그리고 그가 속한 공동체에 주는 충격과 부정적인 영향이 너무나 크기 때문에 심각한 사회문제가 됩니다. 신앙이 있다면 신앙으로 자살의 충동을 극복할 것이라 예상되지만 사실은 아래 도표에서 보듯 기독교인들 중에서 자살자가 더 많은 것은 안타깝습니다.

그동안 교회사의 전통에서 볼 때 자살은 신앙인이 저지르는 가장 심각한 죄로 간주하여 자살을 배격해왔고, 자살자들을 외면하여 그들을 위한 예배나 추모예식도 갖지 못하게 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자살에 대해서 보다 다양한 시각으로 접근하고 있습니다. 즉 정신의학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대에는 자살을 쉽게 정죄했지만 우울증과 같은 일종의 정신질환 상태에서 자살했을 경우에는 윤리적으로 비난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자살을 우울증과 고립, 사회성 결핍으로 인한 결과로 본다면 그들을 잘 돌보지 못한 가족이나 동료 또는 공동체의 책임이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또한 사회구조적인 모순이나 불합리한 사회 제도가 구성원들을 자살할 수밖에 없도록 내몰았다고 본다면 자살자들은 오히려 잘못된 사회제도의 희생자로 볼 수 있습니다.

가룟유다, Judas' regret, José Ferraz de Almeida Júnior 1880
가룟유다, Judas' regret, José Ferraz de Almeida Júnior 1880

2. 자살자 이해

교회는 그동안 생명 문화 건설을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하지만 생명 문제이자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자살 문제에 있어서는 적극적인 예방과 방안 마련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생명을 존중한다면 교회는 자살을 시도하는 사람들을 이해하고 도와야 합니다. 따라서 많은 목회신학자들의 견해를 참고하여 교회가 자살자들을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살펴보는 것은 유익할 것입니다.

레스터(Andrew D. Lester)는 자살을 결행하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심리상태인 절망감의 상태를 우울증적인 요소를 포함하여 설명할 수 있겠지만, 기본적으로는 삶의 미래 시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에서부터 생겨나는 철학적 또는 영성적 문제에 대한 인식적 감정적 반응과 관련되어 있다고 주장 하였습니다. “절망은 미래가 닫혀 있으며 변할 수 없는 무의미한 것이라고 확신할 때 생기는 것”이라 말했습니다.

그는 죽음에 이르는 질병인 절망이 가져오는 여덟 가지 특성들에 대하여 목회 신학적 입장에서 기술 하였는데 여기 열거해 봅니다.

첫째, 미래이야기의 상실. 인간은 삶의 위기 가운데 사랑하는 가족과의 결별이나 애착대상과의 이별, 실직이나 사업의 실패 등을 통해 상실감을 체험하게 되며 정서적 슬픔을 경험하게 되는데 이러한 정서적 슬픔과 상실감의 경험은 곧 “상실된 미래 이야기”로 연관된다는 것. 즉 상실된 체험 속에서 인간은 희망찬 미래를 예측할 수 없고 미래이야기를 건설할 수 없게 되며 희망을 잃고 절망에 빠져 들게 되는데 이는 자신의 삶의 이야기가 더 이상 희망을 가지고 계속 전진할 힘을 잃어버리고 미래이야기를 잃어 버렸다는 절망감이 온다는 것. 둘째, 미래이야기의 단절. 미래이야기의 상실은 미래이야기의 단절로 연결된다는 것. 셋째, 절망가운데 있는 인간은 자기가 되기를 거부한다. 넷째, 절망가운데 있는 인간은 과거와 미래를 주장하는데 실패한다. 다섯째, 절망에 빠진 사람들은 시간의 어느 곳으로도 향해 나아가지 않으려 하는 오로지 “닫힌 현재에만 머무르려는” 속성을 지닌다. 여섯째, 절망에 빠진 이야기는 그릇된 희망, 하나 뿐인 미래이야기, 즉 우상의 이야기에 빠져드는 속성을 지닌다. 일곱째, 절망에 빠진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가 특별히 공허하다고 느낀다. 또한 자신의 이야기가 공허하다고 느끼는 절망속의 이야기는 외로움, 무의미함, 죽음의 주제들을 주된 이야기의 화재로 꺼내 놓는다. 여덟째, 절망의 이야기는 부정적인 하나님의 이미지를 통하여 병든 신앙의 이야기를 만드는 특징을 지닌다.

이처럼 Lester가 말한 죽음에 이르는 병인 절망이 가져오는 특성들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절망한 사람들은 미래를 기대하지 않게 됩니다. 또한 우상에 빠져들 수 있으며, 하나님에 대하여 왜곡된 이미지를 갖게 됩니다. 따라서 우리는 교회가 자살자들을 어떻게 도울지 아이디어를 발견하게 됩니다. 즉, 목회자들은 이러한 절망에 빠진 자들에게 미래에 대한 소망을 주고, 우상을 버리게 하고 예수그리스도로 채우며, 사랑과 위로의 하나님을 만나게 해 주어야 합니다.

3. 자살에 대한 교회의 대응

유영권은 “자살 이해와 대처 방안”(『목회와 상담』,한국목회상담학회,2007)에서 자살에 대한 현대적 해석을 시도하면서 자살에 대한 대처 방안으로서 1) 자살에 대한 성경적 해석과 교육의 필요성 2) 충동성 자제교육의 필요성 3) 자살예방교육 4) 우울증에 대한 예방 5) 유가족 지탱그룹 6) 신학교에서의 상담교육 강화 7) 지역 치료 공동체 구성 등을 제안 하였습니다.

김상인은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과 목회상담학적 접근”(「한국개혁신학」, 제3권, 한국개혁신학회, 2012)에서 우울증이 자살의 주요 원인중 하나라고 전제한 후, 자살에 대한 목회상담학적 접근을 시도하였는데 1) 새벽기도를 통한 회복 2) 중보기도를 통한 회복 3) 찬양을 통한 회복 4) 심방을 통한 돌봄의 대화들을 제안 하였습니다.

김충렬은 “기독교인의 자살과 그 대책” (“기독교인의 자살과 그 대책-목회상담의 관점에서”, 한국실천신학회, 「신학과 실천」, 제16권)에서 젊은 기독교인들의 자살을 두고 목회상담학적 관점에서 원인을 규명하고 그 대응책을 시도하면서 자살 예방을 위한 대책으로 1) 기독교인의 정신 건강을 체크하자 2) 기독교인의 영적 건강을 중요시 하자 3) 신앙의 본질과 삶의 의미를 강화하자 4) 내세 신앙으로 소명을 강조하자 5) 체험적 신앙생활을 훈련하자고 제안하였습니다. 그 외 많은 학자들이 자살에 대한 교회의 역할을 말하고 있습니다.

해외의 경우 북아일랜드 교회 연합회의 자살예방을 위한 목회자들의 임무를 다음과 같이 소개합니다.

1. 목회자는 믿음공동체의 리더로 자살예방의 임무가 있음을 기억하라. 2. 자살 위험이 있는 사람들을 확인하라 3. 자살 위험이 있는 사람들에게 민감하게 대응하라. 4. 자살 위험이 있는 사람들이 건강전문가들을 찾도록 도와야 한다. 5. 자살자들을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추라. 6. 긍정적인 감정적 삶과 정신건강적 삶과 지역에서 자살예방에 개입하도록 노력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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