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움
정병수
하늘 향한 소원 오그라들고
입의 곡조 차라리 눈물이니
개미허리 부여잡고
애꿎은 물로 빈 배를 채운다
주림은 힘듦이며 슬픔이어라
하늘 열려 곡간 넉넉하니
올챙이 배 황소 배 되어
크게 입 벌려 노래하고
춤추며 뛰논다
개굴개굴 객객 개개굴
남산만 한 개구리 배 왠지 허기지고
침침한 눈 가쁜 호흡
버거운 다리
배부른 자여 주릴지로다
쟁쟁하는 귀울림에 밤잠을 설치니
채움은 짐이요 어둠뿐이다
채움도 주림보다 나을 게 없네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버리는 자 하늘 내림 맛보리라
하늘 떡이 비운 배에 채워진다
비움은 만족이니 낙원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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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수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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