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
송광택
한 올의 빛도 차마
한 움큼의 바람도 감히
나서지 못하는 어두움,
이미 뜻으로 생각할 수 없고
마음으로 자리할 수 없는
벼랑 끝에서
얼마만큼의 피와
살이 섞인 눈물로
말씀하시는 이
하늘은
핏빛 아픔으로 울고
땅은 숨죽이고 바라본다
저주 아래 흘리는 피
무너져 내리는 사망 권세
엘리 엘리 라마사박다니
빛처럼 승리의 아픔이 터져 나오는가
보라 친구여
죽음 안으로 뛰어들 수도
고통 위로 날아오를 수도 있는
날개가 움튼다
부활의 새벽을 기다리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