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일 목사.
안성일 목사.

#“사범님들을 통해 제자들이 변화 받고 그들을 통해 사범님들의 영적 성숙이 이루어지는 일들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태권도 신학에 대한 연구를 계속할 것”

#“태권도신학을 통해 기독교태권도인들이 제자들에게 복음을 정확하게 전하고 복음의 증인으로 살아가면서 하나님의 나라를 드러내는 일에 더욱 정진할 것“

태권도신학연구소장 안성일 목사는 1969년 12월 1일부터 태권도인으로서의 삶이 시작됐다. 그는 태권도 유단자가 된 지 올해로 53년이 됐다. 수련 기간이나 역할에 있어 태권도는 안 목사 삶의 중추적 부분을 차지한다.

안성일 목사는 “큰 형님이 중앙대학교 정문 앞에 ‘무덕관흑석도장’을 개관하셨고, 그 영향으로 저희 형제들은 선택 없이 모두 태권도를 배워야 했다”며 “지금은 저희 4형제와 조카들 모두 태권도 사범이며 미국에서 각자 전문직에서 일하며 태권도장을 경영하면서 제자들을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1981년에 미국으로 이주하기 전까지 무덕관흑석도장에서 태권도 사범생활을 했고, 미국에서 공부하는 시절에는 대학교 타운에 태권도장 (Ahn’s Academy of Taekwondo)을 개관하여 제자들을 양성했다”면서 “사업할 때도 도장을 경영했고, 목회자가 되어서는 교회 안에 있는 교실 벽을 허물어 도장을 만들고 교인들과 태권도 선교사 양성을 위해 태권도를 가르쳤다”고 밝혔다.

보이스카우트 당시 안성일 목사(왼쪽사진 둘째줄 오른쪽 첫번째)와 안성일 목사(오른쪽 사진 윗줄 왼쪽 첫번째)
보이스카우트 당시 안성일 목사(왼쪽사진 둘째줄 오른쪽 첫번째)와 안성일 목사(오른쪽 사진 윗줄 왼쪽 첫번째)

안 목사는 중학교 시절을 회상하며 “태권도 관장인 큰 형님이 중학생 유단자들을 중심으로 ‘무덕소년대’라는 보이스카우트를 조직했다”며 “그(무덕소년대) 보이스카우트는 태권도장으로는 처음이었다. 형님은 저희에게 태권도인들은 사회질서와 좋은 사회 만드는 일에 도움이 되어야 할 것을 가르치셨고 주말마다 새벽에 모여서 동네 청소와 어려운 이웃들을 돌보는 일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때부터 제 마음에는 태권도인의 사회참여에 대한 인식이 자연스럽게 생긴 것 같다. 그 인식은 신앙생활을 하면서 선교에 대한 관심으로 바뀌어졌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 목사는 “25년이 넘도록 마음에서 떠나지 않는 고민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신앙인으로서 그리스도인의 사명에 대해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태권도를 통해 어떻게 복음을 전할 수 있을까”라는 주제를 마음에 품고 살았고, 여러 태권도 선교사의 사역과 단기선교를 통해 태권도 선교의 현실을 직접 경험하면서 태권도가 일반선교를 위한 매개체 이상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서 좀 더 복음적인 선교를 할 수 있는 길을 오랫동안 모색했다. 

안 목사는 “어느 날 목회하면서 저의 지나온 모든 삶을 되돌아보면 그 안에서 역사하신 하나님의 임재를 반추해 보는 시간을 가진 적이 있다. 태권도인으로 거의 평생을 지내왔고, 태권도 도장 경영에 대한 경험도 적지 않고, 자원개발사업을 하면서 제3 세계의 문화에 대한 경험도 쌓았고, 신학을 공부했고, 목회를 하고 있고, 특별히 선교에 대한 열정을 가지게 됐다는 사실을 깨달으면서 주님은 이 모든 일들을 통해 나의 남은 삶을 어떻게 주님을 위해 살기를 원하실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그때부터 저는 태권도를 통해 복음과 복음적인 삶을 통합하는 일에 관해 관심을 두고 연구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안 목사는 가장 먼저 한 일은 10여 년 전에 북부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도장을 경영하는 사범들을 초청하여 태권도장을 선교적으로 경영하는 일에 대하여 세미나를 개최했다. 그 일이 발단돼 산호세에 본부가 있는 TAM Foundation (대표: 선우 진) 주최로 ‘태권도지도자 선교컨퍼런스’를 주최하게 됐고, 그 컨퍼런스를 통해 태권도선교신학의 필요성과 가능성을 발견하게 됐다. 그래서 2020년에 ‘총체적태권도선교’라는 책을 출판하게 됐다.

안성일 목사(왼쪽 첫번째)가 태권도지도자 선교컨퍼런스에서 발언하고 있다.
안성일 목사(왼쪽 첫번째)가 태권도지도자 선교컨퍼런스에서 발언하고 있다.

안 목사는 “태권도는 수련자들의 생각과 행동에 변혁을 일으킬 수 있는 독특한 특성이 있다는 사실을 오랜 태권도 사범 생활을 통해 다양하게 경험해 왔다. 이런 변혁적 요소들을 신학적 관점으로 바라본다면 많은 질문들을 가지게 될 것”이라며 “그 질문들에 대답하는 것이 태권도 신학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다. 저는 앞으로 계속하여 그 질문들을 찾고 대답하는 일을 하려고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지금까지의 태권도선교는 우리가 마음 편하게 반복해서 따라가야 하기보다는 성찰하고 평가하고 극복해야 할 일들이 많다”며 “무엇보다 현대 선교 자체가 선교학적으로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이 절실히 요청되는 시대다. 이 시대에 예수를 주로 믿고 섬기는 모든 기독태권도인이니 선교사, 사범, 지도자, 수련자들 모두가 포함된 기독태권도인으로 살고 있는 우리는 이전 시대의 기독태권도인들을 통해 긍정적인 면뿐 아니라 부정적인 면에서 교훈을 받아야 하며 여전히 그들을 통해 역사하셨던 성령의 역사를 감지해 내는 영적 통찰력을 가지고 좀 더 나은 방식으로 새 시대를 열어가야 할 사명이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22년 1월에 국기원에서는 태권도 교본을 출간하면서 태권도 정신 체계를 발표했다. ‘나를 이기고 세상을 이롭게 하라’는 태권도 정신과 ‘인내 용기 예의 정의 봉사’라는 5대 덕목을 발표함으로 전 세계 태권도인들이 추구해야 하는 정신 체계를 명확하게 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것은 태권도 수련의 목적과 범위를 정의한 것과 다를 바 없기 때문에 국기원은 세계화된 태권도에 대한 무거운 짐과 책임을 짊어지게 됐다”고 덧붙였다.

‘나를 이기고 세상을 이롭게 하라’는 태권도 정신은 개인적이지 않다. 그것은 우리의 구원이 개인적인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나라를 위한 삶으로 부름을 받고 세상으로 보낸 받은 것과 같은 이치다. 안 목사의 연구 핵심은 태권도 정신과 덕목을 복음적으로 재해석하여 우리 기독태권도인들이 태권도를 통해서 예수 그리스도의 증인으로 사는 일을 신학적으로 정립하는 일이다. 

안 목사는 “모든 사범님을 통해 제자들이 변화 받고 그들을 통해 사범님들의 영적 성숙이 이루어지는 일들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태권도 신학에 대한 연구를 계속할 것”이라며 “태권도 신학에 관해 관심이 있는 분들은 언제든지 태권도신학연구소로 연락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끝으로 “지난 6월에 9단 심사에 합격했다. 1970년 10월에 유단자가 된 이후에 꾸준히 수련을 했으니, 승단은 당연한 것으로만 여겼는데 막상 승단하니 태권도선교뿐 아니라 대한민국 태권도 발전에 대한 책임감이 더해지는 것을 느낀다”며 “앞으로 태권도신학을 통해 기독교태권도인들이 제자들에게 복음을 정확하게 전하고 복음의 증인으로 살아가면서 하나님의 나라를 드러내는 일에 더욱 정진하려고 한다. 그것이 희미한 대한민국 태권도의 정체성을 회복하는 일이며 태권도에 빚진 자로 사는 자의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평생 태권도인으로 살도록 인도해 주신 주님께 영광 돌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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