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중필 의료선교사의 『태국-미얀마 선교 노트』 (1)

편집자 주 최근 의대 증원과 관련 의료계가 정부안에 첨예하게 맞서는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미국에서 잘나가는 의사 생활을 접고, 미얀마 오지 무의촌(無醫村)의 목회자들에게 의료 훈련을 해서, 다시 파송하는 백중필 선교사의 이야기는 우리들에게 많은 깨달음을 준다. 나는 백중필 선교사를 보며, 미얀마의 알렌 선교사를 만난 듯 했다. 본헤럴드는 백중필 의료선교사의 이야기를 3회에 걸쳐 소개하고자 한다.

20236월에 시작한 동남아 의료선교 비젼트립은 태국 치앙마이에 본부를 둔 Kalnin Training Center 방문으로 시작되었다. 미국 의사들의 단기 봉사로 지난 40년간 지속해 오던 사역으로 미얀마 소수 민족의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1년에 단지 20~30명을 선발하여 3년 동안 6주간에 걸쳐, 선발된 자들에게 기초 의학을 훈련시키는 프로그램이었다.

참으로 대단한 인내와 꾸준함을 가지고 미얀마 오지에서 목회하는 복음사역자를 대상으로 1년에 한 번씩 3년간 매년 1월에 지속되는 훈련이었다.

물론 첫해는 그들의 무의촌에서 가장 빈번히 접하는 약 20-30가지의 질환에 대해 가르치고, 임상의 기초 검진, 질환 내력과 진단, 치료에 필요한 기본 의술과 투약까지 4-6주에 걸친 훈련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2주는 기본 신학과 영성의 재무장 시간으로 훈련시킨다. 그리고 각자가 자신의 사역지로 돌아가기 전 가르침을 받았던 질환 치료에 필요한 기본적 약들과 청진기 등 기본 진단을 할 수 있는 의료 기구까지 들어있는 박스를 하나씩 선물로 받아서 돌아가는 것이다.

각자의 동네로 돌아가서 복음을 전하는 동안 그 동네에 질환으로 고통 받는 이들이 사역자를 제일 먼저 찾아오기에 그들의 모든 질병을 기록으로 남기고 소신껏 진단하고 투약한 내용을 그리고 질환의 진행 여부를 노트한 책을 다음 해에 모여 치료의 성공 여부와 의문점과 오진까지 보고하면서, 다시 의료진과 재평가하며 배움의 시간을 2년간 두 번 연속으로 가지게 된다. 그 지역 주민들의 흔한 질환으로는 말라리아, 감기, 폐렴, 결핵, 궤양성 위장염, 탈수, 피부염, 관절염과 찰과상 등이 있다. 또한 급성질환으로 3차 병원으로의 이송이 요하는 중병에 대한 응급 조치 및 이송 과정까지 이 트레이닝을 통해 전수 받는 것이 일부 목적이다.

나에게 이러한 사역자 트레이닝을 하고자 확신하는 동기는 두 가지로 볼 수 있는데, 이러한 집중 훈련을 마친 사역자들의 확실한 후기 간증이 나에게 큰 감명을 주었다. 훈련 전 대부분의 사역자들은 압도적인 불교권의 무의촌에서 배척당하고, 무시당하며, 환영받지 못하는 가운데 그 지역에서 강제 퇴출되거나, 외면 받으며 손가락질 받아왔으나, 훈련 후에는 지역민에게 한두 사람이 의술로 인해 나음을 받고 소문을 통해 다른 동네까지 퍼지면서 환자가 몰리어 교회가 활성화 되고 예전에 보지 못한 전도의 길이 트이게 됬다는 것이다.

미얀마 산족 목회자가 주민들을 진료하는 장면
미얀마 산족 목회자가 주민들을 진료하는 장면

한 가지 예를 든다면, 고산지대에서 목회하는 한 전도자는 그 동네에 사는 어떤 젊은 여자 무신자가 얼굴이 백지장처럼 창백하고 어지러워 도저히 서지도 못할 정도라고 하면서 찾아왔는데 진료를 해보니 아랫배 에 큰 혹이 만져지며 빈혈이 심해 생명이 위독해 빠른 시간에 큰 병원 에서 수술을 받는 길만이 살길이라 여겨 자신의 동료 세 명을 설득해 나무로 들것을 만들어 나르기로 했다오토바이조차 갈 수 없는 험한 길이라 넷이서 임시로 만든 들것을 한군데씩 잡고 오로지 걸어서만 3일을 밤낮으로 산을 넘고 물을 건너 3차 병원에 도착해 급히 수술을 마쳤다. 다행히 수술이 잘 됐고 나중에 그 여자 주민이 찾아와 무릎 꿇고 눈물을 흘리며 당신이 믿는 예수님이 내 생명의 은인이라며 그 교회의 가장 신실한 신자가 되었다고 전한다. (다음에 계속)

무의촌 지역 오지의 의료 선교 현장
무의촌 지역 오지의 의료 선교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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