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K(자연살해) 세포의 주무기는 퍼포린과 그랜자임이며, 트로이목마 전략을 이용하여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나 암세포를 자폭시킨다.

자폭은 감염된 세포를 깔끔하게 처치하는 방법이며, 세포의 죽음은 깔끔할수록 바람직스럽다. 세포가 구질구질하게 죽을 경우, 그 속에 들어있는 각종 효소들이 도처에 퍼져 주변의 세포들을 불필요하게 손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 “먹느냐 먹히느냐” 드라마에 출현하는 초호화멤버 중에서 세 번째로 소개할 주인공은 살벌한 이름을 가진 자연살해세포natural killer cell, 일명 NK 세포다. 혈액과 조직을 어슬렁거리며 감염원들을 색출하여 파괴하는 호중구나 대식세포와 달리, NK 세포는 인체의 세포 안에 잠입하여 활동하는 미생물들을 겨냥한다. 모든 백혈구 중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6퍼센트에 불과하지만, NK 세포는 전신의 구석구석에 널리 분포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면역계의 감시병sentinel으로서, 마주치는 세포들을 심문하여 이상이 발견될 경우 곧바로 처치해 버리기 때문이다.

그림 출처: https://www.nature.com/articles/cmi201145

‘인체의 세포에 이상이 있다’는 것은 통상적으로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음을 의미하는데, 그 이유는 세포 내에 불법으로 거주하는 감염원이 바로 바이러스이기 때문이다. 질병을 일으키기 위해 봇짐을 바리바리 싸들고 다니는 세균과 달리, 바이러스는 손짐 하나만 달랑 들고 다닌다. 즉, 바이러스는 세포에 무단 침입하는 데 필요한 유전자만 갖고 있어서, 일단 세포에 침입한 후에는 세포의 기구machinery에게 지령을 내려 자신의 목적을 달성한다. 그리하여 세포는 바이러스에게 안락한 보금자리와 (면역계의 공격을 회피할 수 있는) 은폐물을 제공한다.

그러나 감염된 세포들은 다양한 SOS 신호를 통해 내부 침입자들을 NK 세포에게 고발한다.

일반적으로, 건강한 세포들은 ‘나는 인체의 구성원이며, 안전해요’라는 의미로 일련의 수용체(이것을 정상수용체normal receptor라고 한다)들을 표면에 전시해 놓는다. 이 수용체들을 만진 NK 세포들은 성질이 온순해지므로 킬러본능을 발휘하지 않는다. 그러나 감염되거나 곤경에 처한 세포들의 표면에는 정상수용체가 부족하여 NK 수용체들을 달래지 못하므로, NK 세포의 킬러본능에 부채질을 하게 된다.

NK 공격의 핵심은 퍼포린perforin이라는 단백질로, 표적세포의 표면에 달라붙어 미세한 구멍들을 잔뜩 뚫는다. 퍼포린에 관한 이해는 계속 진화하고 있지만, 현재의 통설에 따르면 그것은 트로이 목마처럼 행동한다고 한다. 즉, 구멍이 뚫린 세포는 자가수리 기능을 발휘하여, 구멍 뚫린 표면을 내부로 끌어들인 다음 손상된 부분을 제거하여 기간토솜gigantosome이라는 구형막球形膜을 형성한다. 그러나 NK 세포는 퍼포린과 함께 단백질을 분해하는 그랜자임granzyme이라는 효소를 분비하므로, 기간토솜 속에는 퍼포린뿐만 아니라 그랜자임도 들어있다. 그랜자임은 기간토솜 속에 오랫동안 머물지 않고 누출되어, 세포를 내부에서 손상시킨다. 궁극적으로 기간토솜이 붕괴되면 그 속에 남아있던 그랜자임이 모두 누출되어 세포의 자폭 스위치를 켜는데, 이 과정을 프로그램화된 자폭programmed self-destruction, 즉 세포자멸사apoptosis라고 한다.

세포자멸사는 감염된 세포를 깔끔하게 처치하는 방법이며, 세포의 최후는 깔끔할수록 바람직스럽다. 세포가 구질구질하게 죽을 경우, 그 속에 들어있는 각종 효소들이 도처에 퍼져 주변의 세포들을 불필요하게 손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양병찬(약사, 번역가)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포터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풍부한 인생경험을 살려 의약학, 생명과학, 경영경제, 스포츠, 소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서적들을 번역 출간했다. 매주 Nature와 Science에 실리는 특집기사 중에서 바이오와 의약학에 관한 것들을 엄선하여 실시간으로 번역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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