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로 떨어져 본 사람이 위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다

『위쪽으로 떨어지다』 리처드 로어 지음 역자 이현주 옮김 출판사 국민북스 | 2018.02.19

흔히들 이 시대를 삼포(三抛,경제적 어려움으로 세 가지를 포기하는)시대라고 말한다. 이런 시대에 ‘은퇴’를 준비한다는 것은 배부른 소리일 수 있다. 하지만 백세시대를 살아가면서 인생의 후반전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은퇴 이후나 중년 이후의 삶을 대비하지 않으면, 삼포(三抛) 보다 더 어려움을 당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시간은 더 멀고 긴 여정이다.

많은 사람들이 인생의 후반전에 대한 준비로 직업 재훈련이나, 노후자금 준비 등을 생각한다. 하지만 인생 후반전 시대에 대한 정신적이고 심리적인 준비가 되어있지 않으면, 결국 그것은 모래위에 지은 집과 같지 않을까 싶다.

바로 이 때 미국의 영성가 리처드 로어(Richard Rohr)가 쓴 『위쪽으로 떨어지다』 (원제:Falling Upward, 리처드 로어 지음, 이현주 옮김, 국민북스)의 책은 인생의 후반부를 걱정하는 이들에게 좋은 안내서가 될 것이다.

책에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생의 전반부를 ‘성공’이나 ‘경쟁’에서 자기를 돋보이기 위해서 살았는데, 인생의 후반부도 그렇게 살아야 한다면 이것은 비극이라고 말하고 있다. 오히려 이 책에서는 전반부 인생에서의 실패와 몰락의 총체적인 경험이 인생의 후반부에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그것을 책에서는 ‘아래로 떨어져 본 사람만이 위로 올라갈 수 있다’라고 말한다. 이것이 ‘위쪽으로 떨어지다(Falling Upward)’의 의미이다.

인생 전반부가 생존을 위한 삶이었다면 인생의 후반부는 영적 성숙을 위한 삶이라고 말한다. 그러기 위해서 인생 전반부에 자기를 보호했던 안전지대인 집으로부터 떠나보는 필수적인 고통을 겪어봐야 더 크고 온전한 집(삶)을 만나게 된다.

 

┃목차

‘더 먼 여정’에로의 초대

머리말

1. 인생의 전반부와 후반부

2. 영웅의 여정

3. 전반부 인생

4. 삶의 비극성에 대한 감각

5. 걸림돌에 걸려 넘어지기

6. 필요한 고통

7. 집과 향수병

8. 기억상실증과 큰 그림

9. 두 번째 단순함

10. 밝은 슬픔

11. 그늘진 땅

12. 새로운 문제들과 새로운 방향들

13. 위쪽으로 떨어지기

마감: 토머스 머튼의 시 한 편에 대한 명상

『위쪽으로 떨어지다』 리처드 로어 지음 역자 이현주 옮김 출판사 국민북스 | 2018.02.19

┃저자 및 역자

리처드 로어 ┃ 미국의 대표적인 영적 지도자. 프란체스코회 사제로 뉴멕시코주 앨버커키에 본부를 둔 ‘행동과 묵상 센터’의 창립자이자 소장. 1961년 프란체스코 수도회에 입회, 1970년에 사제 서품. 그는 수 많은 강연을 통해 경건의 생활로 신앙의 본질과 삶 속에서의 묵상 전통 회복을 강조. 『에니어그램』 『벌거벗은 지금』 『불멸의 다이아몬드』 『아담의 귀환』 등 20여권의 책을 저술.

저자 - 리처드 로어 (Richard Rohr),

미국의 대표적인 영적 지도자인 리처드 로어 신부(1943~)는 프란체스코회 사제로 뉴멕시코주 앨버커키에 본부를 둔 ‘행동과 묵상 센터’의 창립자이자 소장으로 있다. 1961년 프란체스코 수도회에 입회, 1970년에 사제 서품을 받은 뒤로 50년 가까이 세계 여러 나라를 다니며 강연과 피정을 통해 신앙의 본질과 삶 속에서의 묵상 전통 회복을 강조하고 있다. 『에니어그램』 『벌거벗은 지금』 『불멸의 다이아몬드』 『아담의 귀환』 등 20여권의 책을 저술했다. ‘위쪽으로 떨어지다’는 로어 신부의 대표작으로 오랜 기간 동안 아마존 베스트셀러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카를 융의 분석심리학을 공부한 그는 성 프란체스코와 토머스 머튼, 마틴 부버, 토머스 키팅 등으로부터 깊은 영향을 받았다. 기독교가 예수의 참된 가르침 보다는 플라톤의 이원론적 영향을 받아 성육신을 탈육신으로 둔갑시켰다면서 성육신 신비주의와 성 프란체스코의 평화주의를 기반으로 한 복음의 본질로의 회귀를 강조하고 있다. 그는 오프라 윈프리 쇼 등 여러 방송의 게스트로도 출연하며 미국인들의 영적 각성을 촉구했다.

역자 - 이현주

목사이자 작가이며, 영성가이자 번역문학가이다. 1944년 충주에서 태어나 감리교신학대학교를 졸업했다. ‘이 아무개’라는 필명을 쓰며 관옥(觀玉), 혹은 이오(二吾)라고도 불린다. 전남 순천에서 동서양을 아우르는 글을 쓰고 번역도 하며 부르는 곳이 있으면 찾아가 이야기를 나누고 고 있다. 모든 사람과 사물에 자신을 활짝 열어두며 스스로가 사랑 자체이길 희망한다. 『사람의 길 예수의 길』 『지금도 쓸쓸하냐』 등의 저서와 『예언자들』『세기의 기도』 등의 역서가 다수 있다.

 

┃책에서

*당신 인생의 후반부는, 그것이 심장마비가 아니기를 바라지만, 언제고 당신에게 닥칠 것이다. 이것이 나의 분명한 가설이다.

*전반부 인생(first half of life)의 임무는 출발하는 문을 발견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것은 그저 준비 운동일 뿐 아직 완전한 여정이 아니다. 뗏목이다. 건너편 기슭이 아니다. 더 먼 여정이 기다리고 있음을 알면 당신은 준비운동을 아주 다르게 할 것이고, 그러면 뒤에 오는 것을 더 잘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나이에 상관없이 사람은 자기 인생의 전체 형태에 대해, 그것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마땅히 알아야 한다.

*우리는 언제고 생의 후반부로 접어들어야 한다. 그러나 기꺼이 들어갈 수 있으려면 첫 번째 임무를, 최소한 부분적으로라도, 잘 마쳤어야 한다. 이전 단계를 잘 살고 잘 마쳤을 때 우리는 곧장 앞으로 나아갈 수 있고, 기꺼이 나아가게 될 것이다. 때가 되면 우리 모두 은총의 고요한 움직임에 의하여 앞으로 나아가게 마련이다. 그러면 지난날의 낡은 인생 목록들이 별것 아니었음을 스스로 보여주거나 저절로 떨어져나갈 것이다. 우리 모두가 할 수 있는 일은 주어진 현재를 사는 것이요, 실은 그게 전부다. 우리는 인생의 강물을 더 빨리 흐르도록 밀거나 당길 수 없다. 오직 삶의 모든 단계들에서 최선을 다하여 살아갈 따름이다. 그것 말고 다른 무엇을 할 필요가 더 이상 없다!

*아래로 내려간 사람들만이 위로 올라가는 것이 무엇임을 이해한다. 아래로 떨어진, 그것도 잘 떨어진 사람들이 위로 올라갈 수 있고 그 '위'를 오용하지 않을 수 있는 유일한 사람들이다.

*기도란 하나님의 응시하는 눈길을 그냥 받아들이고 그것을 인간의 응시하는 눈길로 돌려드리며 마침내 하나님의 눈길과 사람의 눈길이 하나임을 깨닫는 것이다.

*참된 기도를 통해 '내가 누구인가?'라는 질문의 답을 얻을 수 있다. "내가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제대로했을 때 "내가 무엇을 할 것인가?"가 저절로 답을 얻는다.

*대부분 기성 종교들은 전반부 인생의 문제들에만 머물러 있다. 우리는 사람들이 들을 준비가 되어 있는 것만 전해 받고 넘겨준다.

*예언자들이란 자기 메시지를 사람들이 들을 준비가 되어 있느냐 없느냐에 상관하지 않는 부류들이다. 그들이 말하는 이유는 그것이 해야 하는 말이라서, 그리고 진실이라서 하는 것이다.

*그저 살아남기 위해서가 아니라 성장하기 위해서 우리는 세상에 태어났다. 누가 어렵게 살아남으면 물론 기뻐할 일이다. 실제로 상당한 용기와 노력이 필요했겠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그렇게 살아난 생명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이것이 진정한 영웅의 질문이다.

*자기에게서 흘러넘치는, 그리하여 남들에게 넘겨주어야 하는 생명 에너지를 경험하는 것이 영웅의 여정이다. 진정한 생명 에너지라면 언제나 풍요로운, 또는 흘러넘치는 생명력으로 경험되게 마련이다. 영웅은 자기만의 작은 시간(small time)이 아니라 깊은 시간(deep time)을 살아간다.

*영웅의 여정에서 보이는 첫 번째 증표는 그가 익숙하고 편안한 '집'(home)을 떠난다는 점이다. 전반부 인생을 사는 사람들에게서는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 일이다.

*무엇이 수많은 성자들로 하여금 자기 뜻보다 '하나님의 뜻'을 좇아서 살게 만들었는가? 무엇이 평화봉사단 일꾼들과 선교사들로 하여금 조국을 떠나 낯선 곳 에서 어려움과 곤경을 무릅쓰고 살다가 죽게 만들었는가? 나는 그것이야말로 더 먼 여정(further journey) 으로 들어오라는, 하나님을 더 깊이 순종하라는, 자기 영혼의 초대에 응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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