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신배 교수의 구약이야기(73) - 에스더 (3)

박신배 교수 / 연세대 구약학 박사 현 그리스도대 구약교수 창조문학 편집위원 한국 평화학회 부회장 한국 구약학회 부회장 KC대 전 총장

“모르드개가 왕궁에서 존귀하여 점점 창대하매 이 사람 모르드개의 명성이 각 도에 퍼지더라”(에9:4).

에스더서는 모르드개의 이야기라고 말할 수 있다. 모르드개가 왕궁에서 존귀하게 되고 에스더서 10장 결론부에는 모르드개의 영예로운 상태를 언급함으로 이야기가 끝난다. “왕의 능력의 모든 행적과 모르드개를 높여 존귀케 한 사적이 메대와 바사 열왕의 일기에 기록되지 아니하였느냐 유다인 모르드개가 아하수에로 왕의 다음이 되고 유다인 중에 존대하여 그 허다한 형제에게 굄(라추이)을 받고 그 백성의 이익을 도모하며 그 모든 종족을 안위(도베르 샬롬)하였더라”(에10:2-3).

모르드개는 애굽의 제국에서 이인자(二人者)가 된, 창세기의 요셉과 같이 페르시아 제국에서 왕의 다음이 되었던 것을 본다. 이는 요셉이 에브라임과 므낫세 지파의 족장으로서 에브라임 지파의 리더십을 보여주는 이야기라고 하면 모르드개는 아각 족을 무찌르는 사울처럼, 베냐민 지파의 리더십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포로기에 에스더와 모르드개는 사울의 왕족으로서 못다 한 이스라엘 통일의 한(恨)을 포로지에서 이스라엘 민족을 구원하는 역사를 이루는 대업(大業)을 통해 이스라엘 전체의 화합과 일치, 통일의 리더십을 보여주려 한다고 하겠다(에2:5).

모르드개는 하만이 가지고 있던 아하수에로 왕의 인장을 받게 되었다. 하만의 가산이 에스더에게 주어졌고 에스더는 다시 왕에게 유대인을 대적하는 칙령을 말하며(에3:13), 그 조서를 취소해달라고 요청했다. “내가 어찌 내 민족의 화 당함을 참아 보며 내 친척의 멸망함을 참아 보리이까”(에8:6).

이 이야기가 단순히 에스더의 바램이 성취되는 이야기라고 하면 위험이 벗어낫고 고통당하는 것이 보상을 받게 되었다고 끝나면 잘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야기는 한 단계 더 나아가 피가 뒤대는 사건이 벌어진다. 왜 핍박 받는 자가 반대로 핍박하는 자가 되는가?

왕이 발표한 법은 단순히 취소될 수 없기 때문에(에8:8; 1:19; 단6:8이하) 유대인들은 그들의 적을 없애고 핍박자들을 살육하도록 허용을 받았다. “너희는 왕의 명의로 유다인에게 조서를 뜻대로 쓰고 왕의 반지로 인을 칠지어다 왕의 이름을 쓰고 왕의 반지로 인친 조서는 누구든지 철회할 수 없음이니라 하니라”(에8:8).

유대인들은 아달월 13일에 원수를 갚았고 그 다음 날에도 또 살육을 행하였다(에9:1-19). 에스더서가 유다민족의 원수 갚는 이야기라고 하면 성경으로서 의미가 없다. 여기에는 구속사의 큰 의미,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이야기가 숨겨져 있는 보배와 같은 책이다. 에스더서의 은폐 주제(여호와 이름, 유다민족 은폐, 십자가 나무)가 있는 구속사의 책인 것이다.

세 부분 에필로그는 이러한 사건으로 결론을 맺는다. 유대인들이 그들의 적들로부터 받은 슬픔의 날들, 두 날에 슬픔이 변하여 기쁨이 되었다(에9:22; 8:15이하). 모르드개와 에스더의 권위(에9:20이하, 29이하)에 따라 부림절이 매 시대에 기념되게 되었다. 결론은 다시 한번 모르드개의 명예를 환기시킨다. 그가 “아하수에로 왕의 다음 자리”에 올랐다(에10:1-3).

이 에스더서 이야기는 페르시야 제국의 배경에서 많이 거론되고 페르시아 사람의 이름이 많이 언급된다(에1:10,14;9:7이하). 그러나 역사적 배경과 관련하여 구체적으로 문서가 발견되지 않는다. 사건의 과정이나 유대인들이 대적에게서 승리하였다는 사실은 역사적으로 찾을 수 없다. 그러므로 에스더서는 역사적 소설로 볼 수 있다(쉬미트). 그러나 일반적 상황은 정말로 역사적이며 유대교는 이 시대에 전 세계로 퍼졌다. 이방인적 성격(에3:8, 우상숭배거부) 때문에 유대인은 거부되고 심지어 핍박을 당하게 되었다(단3장 이하). 유대인들이 부자라는 소문이 관련이 있는지는 모른다(에3:9, 13). 어쨌든 유대인들은 자기 민족을 은폐하는 것이 더 나았던 것 같다(에2:10). 이러한 상황은 주전 3세기, 2세기의 헬라 시대에 실제 하였고, 이 이야기는 동부 디아스포라 지역에서 일어났던 것 같다.

에스더서의 현재 이야기는 부림절의 유래(由來)를 보여주고 부림절의 근거를 보여주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본문의 통일성에 대한 의심이 있는데, 그것은 유월절의 다른 준수 날짜 때문이다(에9:22; 9:18). 부림이라는 말은 ‘제비(lot)'뽑기라는 의미이다. 에스더(에5:1; 7:1)와 모르드개(에3:1;6:1)의 두 개의 전승은 각기 서로 엮어져서(에2:5,19) 하나의 이야기가 되었다. 구두 전승이 문서로 쓰여 졌고 나중에 부림절을 설명하는 이야기로 구성되었다.

에스더서의 영적인 기록 목적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 사건을 기념하는 책이라는 사실을 구약 부림절 축제를 기리기 위해 편집한 서기관들이 알았을까. 이 부림절 이야기는 바로 원수의 복수, 보복의 부림절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절 기념으로 확대되고 있는 책인 것이다. 또 부활의 영으로 자유롭게 살아가는 초대 교회의 역사가 담긴 책으로 요한복음과 상통하고 있다. “너희가 성경에서 영생을 얻는 줄 생각하고 성경을 상고하거니와 이 성경이 곧 내(예수 그리스도)게 대하여 증거하는 것이로다”(요5:39).

“살리는 것은 영이니 육은 무익하니라 내가 너희에게 이른 말이 영이요 생명이라”(요6: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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