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치매친화적 교회로 준비하라 (2)

【편집자 주】 2000년에 발표된 통계청 보고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올해 고령사회를 거쳐 2026년에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대로라면 2050년에는 고령 인구 비율이 38.2%까지 치솟으며 세계에서 가장 늙은 국가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국가의 고령화에 교회도 예외일 수 없다. 교회 안 성도들의 고령화는 목회적 관심이 고령화 성도들에게 맞춰져야 할 것을 요청한다. 그러려면 고령화된 성도들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이 글은 교회가 치매환자를 어떻게 돌봐야 하는지에 대한 의 책 『치매친화적교회』를 발제하여 독자들에게 우리들의 교회도 치매를 바르게 이해하여 ‘치매친화적’ 교회로 준비하고자 하는 목적이 있다.

 

최종인 목사, 평화교회담임, 성결대, 중앙대석사, 서울신대박사, 미국 United Thological Seminary 선교학 박사, 공군군목, 성결대학교, 서울신학대학교 외래교수

우울장애

우울증은 노년기의 중요한 정신과적 장애다. 약물 치료와 정신사회치료(psychosocial therapy)를 통하여 양질의 삶을 살 수 있으므로 우울증을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노인 환자들의 우울 증상은 젊은 환자들과 달리 독특한 점이 있다.

첫째, 치매 증상과 유사한 점이 있다. 소위 가성치매(pseudodementia)'라고 표현되는데 인지기능 검사에서 치매 증상과 유사한 검사 소견을 보인다. 노인 환자는, 젊은 환자에서는 흔치 않은, 주관적으로 경험되는 기억력 감퇴와 인지기능의 저하를 많이 호소하고 있다. 둘째, 젊은 환자들은 우울증 진단의 핵심 증상으로 다양한 신체증상을 호소하는데 비해, 노인 환자들에서는 이러한 증상이 진단에 별로 유용하지 않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서 수면장애는 내인성 우울증에서 흔한 증상이지만 노인들의 경우에는 우울과 무관하게 수면장애가 나타난다. 노인들은 우울 증상을 직접적으로 호소하기보다는 우울 증상에 수반된 불안, 신체 증상, 건강염려증, 집중력 장애, 기억력 장애 등을 먼저 호소하는 경향이 있다. 흔히 신체 증상(Somatic Complaints)이 우울 증상의 주요 증상이기도 하다. 그래서 노인 환자들의 우울 증상은 만성 동통, 다양한 신체증상 심지어는 가성 치매(Pseudodementia)등의 임상 양상으로 표현되기도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노인에서의 우울 증상은 치료 가능한 치매(Treatable Dementia)의 원인이기도 하기에 어른들을 모시는 가정에서는 주목해야 한다.

노인들은 신체적 질환을 갖기 쉬워 대부분 약물을 복용하게 된다. 노년기에 직업과 역할의 상실, 가난, 외로움, 사별 등이 우울 증세를 갖게 한다. 노인들의 우울장애는 발현현상이나 주변의 관심 저하, 본인의 인식부족 등으로 발견이 늦어지고 적절하게 치료 받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노인들의 경우 우울증의 60% 이상이 회복되지만, 25~30%는 증상이 남는 것으로 연구보고 되고 있다. 위대한 왕이었던 다윗도 노년이 되어 하나님께 약한 마음으로 기도 드렸다. "하나님이여 내가 늙어 백발이 될 때에도 나를 버리지 마시며 내가 주의 힘을 후대에 전하고 주의 능력을 장래의 모든 사람에게 전하기까지 나를 버리지 마소서" 고백했다(시77:18). 다윗도 늙으니 약해지는 것이다.

최종인 목사의 시니어사역에 대한 CTS방송화면 갈무리

알코올 장애

2014년 7월 5일, KBS뉴스에 의하면 노인 10명중 4명(22%)이 정기적으로 술을 마신다고 보도했다. 노인들은 노화로 인해 분해 능력이 떨어지므로 알코올에 취약하다. 가정에서나 사회에서 노인들의 음주에 관대한 분위기도 한 몫 한다. 노화로 신체 기능이 떨어지고 고독감 상실감으로 알코올 의존도가 높아진다.

노인들은 퇴직 후 사회적 역할 상실, 수입 감소, 만성질환, 소외감과 고독감이라는 문제를 겪게 된다. 또 배우자와 사별하거나 친구나 지인의 사망 등 사회적 관계망의 축소를 경험하게 된다. 이처럼 상실의 과정을 겪으며 받게 되는 심리적 스트레스와 무료함을 해소하기 위해 음주를 하게 되고 좀 더 발전하면 폭음양상을 보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13년 발표한 알코올성 정신장애 진료인원 현황을 보면 7만8000명이 진료 받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인구 10만 명 당 환자 수는 60대 남성이 583명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젊은 사람에 비해 노인의 알코올 섭취가 위험한 이유는 몸에 수분이 부족해 알코올 분해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노인이 알코올을 섭취할 경우 간 혈류가 감소해 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간 효소 감소로 알코올이 효율적으로 분해되지 못한다는 것이 치명적 위험이다. 노인이 젊은 사람과 동일한 양의 음주를 할 경우 빨리 취할 뿐 아니라 술을 깨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 또 중추신경계의 정상적인 재생과정을 방해해 신경세포수를 감소시키고 대사능력도 감소해 신체 노화가 빨리 진행된다. 알코올을 장기간 복용하게 되면 뇌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이에 교회와 성도들은 노년들이 교회 안에서 교제하고 구성원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제공함으로 알코올 의존도를 낮추도록 애써야 한다. 노아는 홍수심판에서 가정을 구원하고 하나님과 동행하는 믿음의 사람이었으나 성공 이후 노년이 되어 알코올에 취해 말년에 흉을 남기고 말았다.

최종인 목사의 시니어사역에 대한 CTS방송화면 갈무리

수면장애

수면은 몸의 생체리듬을 유지하고 신체의 회복 기능을 높여 면역력을 유지할 수 있게 해준다. 이같은 점에서 수면장애의 위험은 상당히 중요하다. 수면활동에 장애를 겪으면 생체리듬이 깨지고 면역력과 회복력에도 심각한 문제가 생기게 된다. 뇌의 충동 조절 기능에 문제를 일으켜 우울증과 자살 위험 등을 불러오기도 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한국인의 하루 평균 수면 시간은 7시간 41분으로 OECD 회원국 중 최하위로 나타나 OECD 평균인 8시간 22분보다 40분이나 짧은 것으로 발표됐다. 불면증에 시달리는 성인 인구는 전체의 12%인 400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심각한 불면증으로 치료를 받은 환자도 급증세로 통계가 보여준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1~2015년) 불면증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193만 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2011년에 약 32만5000명에서 2015년에 45만6000명으로 40.19% 늘었다. 수면제 '졸피뎀', 수면마취제 '프로포폴' 중독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유튜브'에서 ASMR 등 수면유도 콘텐츠들이 인기를 얻는 것은 한국사회가 '불면 사회'임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특히 고령자가 되면 수면 양상에 변화를 갖게 된다. 수면량이 줄고, 수면 효율성도 예전 같지 않다. 입면 시간이 길어지고, 수면 중 깨어있는 시간이 늘어난다. 노인이 되면 낮 졸림 현상, 피로감, 낮잠 시간의 증가가 따르게 된다. 수면 장애는 신체적 질환을 만들기도 하고, 사회적 환경적 부적응 현상을 보이게 한다. 낙상 사고나 만성적 피로로 인한 통증을 경험하게 되고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성경인물 가운데도 아하수에로 왕이 밤에 잠이 오지 않아 역대 일기를 읽게 했다고 증거 한다(에 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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