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신배 교수의 구약이야기(86) - 시편(12)

박신배 교수 / 연세대 구약학 박사 현 그리스도대 구약교수 창조문학 편집위원 한국 평화학회 부회장 한국 구약학회 부회장 KC대 전 총장

“우리의 년수가 칠십이요 강건하면 팔십이라도 그 년수의 자랑은 수고와 슬픔뿐이요 신속히 가니 우리가 날아가나이다”(시90:10).

시편의 세계는 방대하고 심오함을 살펴보았다. 최근에 시편을 한 권으로 읽고 해석하고자 하는 시도가 있다. 물론 다섯 권으로 된 한 권의 시편이 이었지만 다섯 권의 시편이 한 권의 시편을 이룬 것은 특별한 뜻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한 권의 시편은 150개의 시를 다섯 권의 시집으로 구분해서 읽어야 하지만 또 한편 전체 통으로 읽으라는 의미를 가진다. 그래서 토라의 오경처럼 시편(시1-41, 42-72, 73-89, 90-106, 107-150편)을 토라로 읽으라는 뜻을 가진다. 모세의 토라가 하나님의 가르침이듯이, 다윗의 기도도 하나님께서 기도자의 입술에 담긴 가르침이라는 뜻으로 말하고 있다. 다윗의 시는 토라(가르침, 오경)가 토다의 세계와 결합된 것이다. 그래서 토라가 토다(감사, 기쁨, 감사)의 시편 세계와 같이 쌍을 이루는 것이 이스라엘 신앙의 균형이다. 시편은 하나님의 말씀 세계인 토라가 시편의 감사의 세계와 결합되어 성도들의 신앙생활의 금자탑을 이루게 되는 것이다.

인생의 삶이 70-80세의 생을 누리는 짧은 세계이지만 그 속에서 감사할 수 있는 현실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인간의 희노애락의 세계는 탄식과 울부짖음, 고통과 질곡 속에서 기도할 수밖에 없는 현실 속에도 하나님의 구원하심으로 감사하고 찬양하는 시편의 세계를 보게 되는 것이다. “주께서 죽은 자에게 기이한 일을 보이시겠나이까 유령들이 일어나 주를 찬송하리이까(셀라)주의 인자하심을 무덤에서, 주의 성실하심을 멸망 중에서 선포할 수 있으리이까 흑암 중에서 주의 기적과 잊음의 땅에서 주의 공의를 알 수 있으리이까 여호와여 오직 내가 주께 부르짖었사오니 아침에 나의 기도가 주의 앞에 이르리이다”(시88:10-13). 오늘 고난과 고통이 너무 크고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은 묵시문학적 상황의 핍박과 박해가 펼쳐지는 삶이다. 이러한 삶 속에 시편기자는 무덤에서도, ‘멸망 중에서도 주의 성실함을 선포하고 주의 의로움을 알 수 있으리이까’ 라고 탄식하지만 아침에 나의 기도가 주의 앞에 이르리라고 노래하고 있다. 그래서 시편은 현실의 난제를 타개(打開)하는 신기한 노래인 것이다.

시편은 제1권(사람을 창조하였다)의 시(시1-2편)를 빼면 네 권으로 구성되어(시3-14, 15-24, 25-34, 35-41편) 탄원시와 찬양시로 되어 이스라엘 신앙의 주춧돌인 창조주 하나님을 믿는 신앙을 보여준다. 시편 제2권(시42-72편, 사람은 주님의 은총으로 산다)과 제3권(시73-89편, 초월적 하나님은 너무 멀리 있는 듯 신앙으로 가까이 됨)은 같이 읽어야 한다. 다윗의 시를 중심으로 고라의 시(42-49편), 아삽의 시(50편), 다윗의 시(51-71편), 아삽의 시(73-83편), 고라의 시(84-85, 87-88편)순으로 구성되었다. 이 시편들은 ‘엘로힘’이라고 하나님을 부르고 있다. 다윗 왕국 시대의 시를 통해, 하나님의 나라 시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인간이 부르는 삶의 색깔들이 각양각색의 총천연색의 연속이지만 하나님의 다스림 속에서 인간이 평화를 누리는 삶의 세계를 보여준다(시41, 42, 43, 45, 51, 68, 72편). “주의 집에 거하는 자가 복이 있나이다 저희가 항상 주를 찬송하리이다(셀라) 주께 힘을 얻고 그 마음에 시온의 대로가 있는 자는 복이 있도다...만군의 하나님 여호와여 내 기도를 들으소서 야곱의 하나님이여 귀를 기울이소서(셀라)...만군의 여호와여 주께 의지하는 자는 복이 있나이다”(시84:4-12).

시편 4권(시90-106편, 하나님의 다스림)과 시편 5권(시107-150)과는 하나로 읽어져야 한다. 이 시편은 역사적으로 더 거슬러 올라가 모세 시대부터 시작된다. 4권은 ‘하나님의 사람 모세의 기도’로 시작하여(시90편), 모세의 시106편으로 끝난다. 다윗에게서 모세로 옮겨가면서 열조의 신앙을 기도의 제목으로 삼으며, 하나님이 다스리신다는 것을 보여준다. 시편 5권(시107-150편, 율법과 감사-토라와 토다)은 주께 구원 받은 사람들의 감사와 찬양을 말하고 있다. 이 시편들은 할렐루야 시편으로 시편 5권의 전체 결론으로써 찬양의 노래가 시편의 결론임을 보여준다. 우리는 시편을 읽으면서 하루의 삶의 시작과 끝, 탄식과 찬양의 세계를 보기에 시편을 묵상하면서 안식을 누리며 하나님께 의뢰하게 되고 신앙으로 주님 앞에 응답받는다. 또한 시편에서 하루만큼의 만나와 인생의 답을 받게 된다. “나의 도움이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에게서로다 여호와께서 너로 실족치 않게 하시며 너를 지키시는 자가 졸지 아니하시로다 이스라엘을 지키시는 자는 졸지도 아니하고 주무시지도 아니하시리로다...여호와께서 너의 출입을 지금부터 영원까지 지키시리로다”(시121:2-8). 주님은 신실하게 오늘도 우리를 지키시고 계시다.

이제 우리의 시편 여행은 여기서 접어야 할 것 같다. 더 깊은 시편의 세계는 계속 우리에게 남아 있어서 이 세상에서 눈을 감을 때까지 멈추어지지 않을 것이다.

“큰 소리 나는 제금으로 찬양하며 높은 소리 나는 제금으로 찬양할찌어다 호흡이 있는 자마다 여호와를 찬양할찌어다 할렐루야”(시15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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