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친화적 교회로 준비하라 (19)

 

최종인 목사, 평화교회담임, 성결대, 중앙대석사, 서울신대박사, 미국 United Thological Seminary 선교학 박사, 공군군목, 성결대학교, 서울신학대학교 외래교수

치매환자가 날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2012년 9.18%, 2030년 10.03%, 2050년 15.06%까지 증가될 것이라 합니다. 현재 노인 요양시설 거주자의 78.9%가 치매를 동반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치매환자들은 진행성 뇌장애를 갖고 있어서 사물을 기억하는 것이나 분명한 의사표현이 힘들기에 돌보는 이들과 의사소통이 힘듭니다. 그뿐 아니라 치매는 급격한 기분 변화를 유발하고 심지어 성격과 행동도 변하게 합니다. 그럼에도 치매는 어느 다른 환자들 보다 신체적, 인지적, 행동적 장애를 갖는 특성 때문에 가족의 돌봄과 간호에 의지할 수 밖에 없습니다.

2008년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의 시작으로 인해 공적인 돌봄의 기회가 많이 확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가족주의에 바탕을 둔 우리나라의 경우 치매노인들은 가족으로부터 부양받기를 선호하여 치매노인을 돌보는 주된 간호제공자는 주로 가족입니다. 여기서 문제점은 가족이 돌보는 경우 전문 인력과는 달리 기술상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입니다.

돌봄은 중요합니다. 돌봄이란 '돕는 행위'라는 간호의 본질적인 개념인데 환자와의 상호작용이 있을 때 돌봄의 가치는 명백해 집니다. 좋은 돌봄은 환자의 신체건강과 인지기능을 향상시켜 건강증진에 기여할 수 있고 심리적 안녕감을 통한 만족감도 높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치매환자들이 보이는 이상행동으로 인해 다른 어떤 만성질환의 노인환자들보다 돌보는 이들을 쉽게 소진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돌봄 기술이 필요합니다. 누가 돌봅니까? 환자가 가정에서 요양하는 경우는 가족이, 노인 요양시설의 경우 24시간 중에서 간호사가 30분, 요양보호사는 207분을 돌본다고 합니다. 요양보호사는 치매환자들을 돌보는 요양시설 종사자들 가운데 93.7%를 차지하며 이들의 돌봄행위는 환자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평화교회 실버대학 전경. 평화교회는 시니어목회의 모범을 보이고 있다.

초기환자들은 가정에서, 중기와 말기환자들은 대부분 요양시설에서 보내게 되므로 시설에 보낼 때에도 가족들은 적절한 대응이 필요합니다. 공감의 능력이 필요합니다. 공감이란 정서표현에 대한 정서적 반응으로 환자의 생각, 감정, 지식 등을 환자의 입장에서 이해하는 능력입니다. 돌봄 제공자가 대상자의 고통에 공감하면 환자를 위로하고 도우려는 이타행위가 일어납니다. 치매환자에 대한 공감능력이 없이는 효과적으로 돌볼 수 없습니다. 요양시설의 환자들이 가장 많이 요구하는 간호는 '정서적 심리적 간호요구'로 나타났습니다.

돌봄의 기술이 필요합니다. 인구고령화와 장기적 만성질환 노인들의 증가로 인해 질병치료중심의 의료 패러다임에서 이제는 인간 상호간 돌봄 패러다임으로 변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치매환자의 경우 대상자마다 보이는 행동패턴이 다르고, 이상 행동 유발요인이 많아서 돌봄이들의 질적 향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공격적 성향을 보이고, 어떤 이들은 초조함을 보이며, 때로는 돌봄의 행위에 저항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신체증상, 신경증상, 정신과적 증상도 달라 돌볼 때 기술이 필요합니다. 치매환자 돌봄의 기술이 있습니다.

1. 환경을 바꾸지 않는다

치매환자들은 본질적으로 노화라는 변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입니다. 치매환자가 보내는 어떤 시그널로 인해 거주하던 집이나 요양보호시설에서 갑자기 병원에 입원하게 되면, 낯선 환경, 익숙지 않은 의료진으로 인해 이미 상당히 약해져버린 치매노인에게 상당한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몸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주변환경의 변화까지 겹쳐지면 치매 증상은 악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러므로 치매 돌봄의 기술 제1원칙은 ‘환경에 변화를 주지 않는다'는 겁니다. 대표적인 환경의 변화가 입원입니다. 익숙한 집을 떠나 다른 환경에서의 생활을 강요당하는 것은 고령자에게 좋은 영향을 주지 못합니다. 이사 등 거처를 옮기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기존의 인간관계에서 멀어져 새로운 곳으로 거처를 옮긴 고령자들이 이후 치매증상이 나타났다는 이야기도 자주 접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지인들이 많은 지역, 익숙한 자신의 집에서 계속 생활하는 겁니다. 장기요양보험을 잘 활용하면 재택 치료서비스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정들었던 삶의 터전을 옮길 수 밖에 없는 불가피한 상황이라면 가급적 집에서 가까운 요양시설이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가까운 거리에 살면서 기존의 인간관계를 유지할 수 있고, 생활습관을 지속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2. 생활습관을 바꾸지 않는다.

입원이나 거처 이전 등의 환경변화가 있을 때 대처법입니다. 환경의 변화는 어쩔 수 없더라도 기존의 생활습관만은 바꾸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최근 공공노인요양시설은 대부분의 방이 개인실로 되어 있는데, 개별실은 가족과 함께 지내왔던 고령자의 생활습관과는 다소 동떨어진 부분이 많습니다. 또 하나의 중요한 생활습관인 목욕도 기존의 형태를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바뀐 생활습관에 적응해야하는 고령자는 커다란 스트레스를 느낍니다. 가능하면 지금까지의 습관을 가급적 바꾸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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