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가 인간으로 누릴 존엄성을 지켜줘야

최종인 목사, 평화교회담임, 성결대, 중앙대석사, 서울신대박사, 미국 United Thological Seminary 선교학 박사, 공군군목, 성결대학교, 서울신학대학교 외래교수

치매환자를 대할 때 생기는 윤리적인 문제들은 근본적으로 다른 환자들을 대할 때 발생되는 문제들과 크게 다를 것이 없을 것입니다. 돌보는 이들은 항상 윤리적 책임을 가져야 합니다. 연령에 따라 편견이나 법적 능력(competency), 삶의 질, 그리고 사회적 비용 등에서 차별을 두거나 방치할 수 없습니다. 치매환자 역시 당연히 윤리적인 문제의 접근방법은 다른 분야의 환자들을 대할 때와 같을 것입니다. 그러나 근본적인 원칙은 개개인은 나이가 들었거나, 그가 치유 불가능한 어려운 병이 들었다고 해서 공동체로부터 배려와 존경 및 보호 받을 권리가 감소하지 않습니다. 이와 같은 일반적인 원칙은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헌법으로 보장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윤리적인 원칙이란 절대적인 것은 아니며, 시대의 변화나 문화와 사고방식의 변화처럼 어느 정도 변화하게 되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우리가 답습해오던 윤리적 원칙과 상이한 의견이 있을 경우에는, 현재 이 원칙이 우리에게 적합한지, 그리고 계속적으로 이 원칙을 고수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아야 합니다. 이러한 행동이 기존의 윤리원칙에 대치되지 않고 잘 조화할 수 있다면 받아들여져야 하고 그렇지 않다면 받아 들여서는 안 될 것입니다. 더욱 신앙인들은 신앙적 윤리관을 갖고 환자를 대해야 마땅합니다.

치매환자들을 대할 때 성도들, 가족들, 간병인이나 의료진들은 윤리의식을 가져야 마땅합니다. 환자들 개인을 독특한 하나님의 사람으로 대해야 할 것입니다. 환자 개인이 갖고 있는 경험, 가정, 친구들, 습관들까지 존중해 주고 인정해 주는 것이 돌봄의 시작입니다. 치매환자라 할지라도 '수치심'은 갖고 있어 기본적인 인권은 지켜져야 합니다. 사랑하는 가족들의 윤리는 제일먼저 환자 가족들이 챙겨주어야 합니다. 대한노인학회의 발표에 따르면 의료진들 역시 치매 환자를 대하는데 많은 부족한 면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첫째는 치매에 대한 의과대학 교육이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의대 교육에서 치매 문제를 단편적으로 다룰뿐더러 실습교육에서는 치매입원 환자를 보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노인, 치매 환자에서 자주 발생하는 여러 질환에 대한 복합적인 교육이 없는 실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둘째로 교수들은 이론에는 밝지만 중증 치매환자에 대한 치료, 관리 경험이 부족하고 전공의 수련 과정에서는 요양병원 경험이 필요함에도 부족하다며 이는 결국 교육내용의 부실에서 기인하는 만큼 수련규정을 조정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셋째로 진료 현장의 문제도 꼽았습니다. 노인, 치매환자의 특성상 2중 진료가 필요해 많은 시간이 요구된다는 것입니다. 치매환자와 대화하고 다시 보호자와 대화하는 2중 진료가 많은 시간을 초래하며, 이 과정에서 난청, 언어장애, 인지장애 등으로 소통이 어려운 점이 있다며 이 때문에 일반 환자에 비해 진료, 설명, 검사, 치료 시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행정의 문제가 있습니다. 노인환자, 치매환자 진료를 위한 행정절차가 복잡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당뇨 등록, 예방주사, 산정특례 질환, 환자진료 의뢰 등 노인 진료를 위한 행정이 너무 복잡해 의사들이 참여를 꺼리는 실정이라며 특히 치매관련 제도가 복잡하다는 것도 어려움 중 하나라고 했습니다. 현실이 이러하기에 진료현장에서나 요양시설에서 환자를 진료할 때 서류가 복잡할뿐더러 보호자의 이해가 부족한 면이 진료의 어려움을 초래하기 일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 하에서는 환자의 윤리보다 의료진이나 시설 종사자들의 편리함을 우선시 할 수 있기에 윤리문제는 뒷전으로 밀리기 쉽습니다. 가족들이 세심하게 챙겨주어야 할 것입니다.

존엄성: 환자들의 존엄성은 보장되어야 합니다. 치매로 고생하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다른 사람과 똑같은 존중이 요구됩니다. 환자들은 화장실 이용이나 식사, 활동에 있어 장애를 가졌기에 수발자들의 태도와 도움을 주는 자세에 민감합니다. 고령자이거나 난청이나 치매로 인해 대화가 어려워도 환자의 존엄은 지켜져야 합니다. 자존심에 상처를 주지 않도록 조심하고 자립생활을 할 수 있도록 원조가 필요할 때만 개입합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부딪힐 때 대부분의 전문 의료인이나 간호인력자들은 환자와 관계에서 기계적으로 일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환자는 병원에 가면 자신이 하나의 인격체가 아닌 ‘고장 난 기계’처럼 취급받는 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을 것입니다.

환자의 존엄성을 지켜준다는 것은 그의 상황이나 고통에 깊이 공감하고 연민하는 영적 돌봄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상대하는 환자가 많고 시간이 부족해도 환자 개개인에게 집중하고 돌보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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