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를 두고 함께 걷자'

민승기 저, 데인관계? 대인관계!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인구가, 가장 발달한 문명을 바탕으로 지구상에 살고 있는 시대입니다. 이제는 전세계 누구나 익숙해진 소위 4차 산업혁명의 시대이기도 합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주목을 받을 만큼 단기간에 눈부신 경제 성장과 민주화를 이룩한 나라입니다. 그런데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니 이제는 사람과의 관계가 우리를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더 많이 연결되고 더 편하게 소통하는 시대가 되었음에도 오히려 관계가 삶을 힘들게 하는 것입니다. ‘관태기’라는 신조어가 생길만한 상황입니다. 아무리 소셜 미디어에 친구가 많고 좋아요 숫자가 많아도 정작 생일 케이크를 함께 자를 친구는 없는 현실입니다.

 

인맥이 많아도 사람과의 관계에 치이고, 인맥이 없어도 외로워서 고민인 세상이 되었습니다. 소설 ‘어린 왕자’에서도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은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라고 했는데, 요즘 시대에 너무나 실감나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정에서는 물론이고 직장에서도 세대간 갈등으로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교회라고 예외가 아니라는 사실이 우리를 더욱 슬프게 합니다. 교회 안에서도 관계의 문제로 갈등과 고민이 쌓여 있는 것입니다.

 

민승기원장

 

아무리 사람이 많이 모인 곳에서도 외로운 사람은 있습니다. 관계에서 소외되어 삶이 힘든 사람이 우리 사회 곳곳에 있습니다. 반면에 관계의 홍수 속에서 삶이 고단한 사람들도 부지기수입니다. 오죽하면 관계 정리가 한 해의 목표가 되는 세상일까요? 끼리끼리만 모이면서 누군가는 관계에서 소외되거나 혹은 이해관계에 의해서만 관계가 이어진다면 과연 행복한 세상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너희가 만일 너희를 사랑하는 자만을 사랑하면 칭찬받을 것이 무엇이냐 죄인들도 사랑하는 자는 사랑하느니라’(눅6:32)는 말씀이 유난히도 가슴을 울리는 시대입니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세계적인 기업에서 강조하는 최상의 복지는 업계 최고의 연봉이나 공짜 카페테리아가 아니라 최고의 동료와 일하게 해주는 업무 환경이었습니다. 치열한 생존 경쟁 속에서 성과와 이익을 목표로 하는 기업에서조차 대인관계를 빼놓고는 경영을 이야기할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교회를 떠나거나 정착하지 못하는 이유에서도 인간관계의 문제는 빠지지 않습니다. 아무리 규모가 큰 교회에서도 마음이 통하는 진실된 관계의 힘이 없으면 늘 외로운 법입니다.

 

사람과의 관계가 힘들어서 인공지능 로봇이나 반려동물을 통해 관계의 결핍을 해소하려는 사람도 있습니다. 일정 부분 이해는 되지만 아무리 디지털 시대의 흐름 속에 살더라도 인간관계의 본질을 놓치지는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행복하고 건강한 관계의 마중물은 바로 타인에 대한 따뜻함과 보편적 친절함을 갖는 것입니다. 옳음과 친절함 중에서 선택한다면 친절함을 선택하라는 격언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아는 사이, 친한 사이, 이해관계로 연결된 사이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친절하게 타인을 대하는 따뜻함! 이것이 ‘그리스도를 따르는 무리’들의 모습이어야 하지 않을까요? 그래서 저는 칼릴 지브란의 노래를 살짝 바꿔보았습니다, 거리를 두되 함께 걷자고 말입니다.

 

민승기 행복비전연구원장 (‘데인관계?대인관계’ 저자)

강연문의; 010-9289-6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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