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별자들로 시온의 대로로 걷게 하는 교회

 

최종인 목사, 평화교회담임, 성결대, 중앙대석사, 서울신대박사, 미국 United Thological Seminary 선교학 박사, 공군군목, 성결대학교, 서울신학대학교 외래교수

교회 안에서 사별자들이 늘어나면서 사별자들은 어떻게 지낼까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병들어 오래 앓다가 죽은 이들의 가족들도 여전히 슬프다. 더구나 갑자기 생을 달리하는 경우 가족들의 충격이나 아픔을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이다. 신앙인들은 슬픔을 어떻게 이길 수 있을까?

누군가의 지원이 필요하다. 사랑했던 사람을 떠나보내고 혼자만의 삶을 산다는 것은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상황이다. 사랑했던 사람이 현실적으로 내 곁에 없다는 사실은 우리를 멍하게 하고, 우울함과 깊은 슬픔에 빠지게 한다. 이때 주변 사람들의 충분한 지원은 슬픔과 고통을 이기는 필수 요소가 된다. 많은 연구에 따르면 지지 그룹이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 슬픔을 이기는 속도가 달랐다. 시편 84편의 저자는 ‘만군의 여호와’를 지지자로 삼았다. 그러기에 여호와를 모신 처소인 주의 장막을 사모하고, 그곳에 자주 가서 슬픔을 이기려 했다(1절). 물론 슬픔의 이유는 다르지만, 오늘날도 슬픈 사람들은 주의 성전인 교회를 찾아야 한다. “주를 의지하는 자는 복이 있다”(12절)고 하시지 않는가?

기도가 필요하다. 기도는 슬픔을 이기는 최상의 방법이다. 가만히 있으면 절로 슬픔이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맹렬히 부르짖고 기도할 때 슬픔은 거짓말처럼 사라지고 기쁨이 샘솟듯 한다. “내 마음과 육체가 살아계시는 하나님께 부르짖나이다”(2절). 부르짖음이 괴롭고 슬픈 상황을 이기게 한다. 사별의 아픔 뒤에 찾아오는 고통은 피할 길이 없다. 아무 때나, 어디에서나 눈물이 쏟아져 사람들을 당황스럽게 한다. 특히 고인이 좋아하던 장소, 고인이 즐겨먹던 음식, 고인이 쓰다 남긴 물건들을 보거나 만지게 되면 슬픔이 목언저리까지 차고 넘친다.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을 때 아픈 마음을 달래주고 위로하는 이는 하나님이시다. 그 하나님께 기도할 때 슬픔을 이길 수 있다. 물론 사별자들이 처음부터 기도의 자리에 나아오기 어렵다. 그러나 기도가 습관이 된 사람들은 곧장 기도할 수 있게 된다.

마음에 대로를 만든다. “주께 힘을 얻고 그 마음에 시온의 대로가 있는 자는 복이 있나이다”(5절). 죽음 뒤에 찾아오는 아픔이나 슬픔은 피할 길이 없다. 사람들은 더 이상 울지 말라, 마음 아프지 말라, 평안하라고 하지만, 그들은 그런 경험을 해보지 않아 모른다. 시온의 대로, 하나님이 주시는 큰 마음을 만들면 많은 슬픔을 담을 수 있다. 사별자 가족들은 작은 소리에도 상처를 받게 되고, 아무렇지도 않은 사건에 마음을 상하기 쉽다. 만약 마음에 대로를 만들었다면, “그저 지나갈 뿐이다”면서 이길 수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는 세상에서 가장 키가 큰 나무들이 많이 있다. 그 중에 미국 삼나무가 있다. 이 큰 거목들은 그동안 홍수나 태풍, 지진에도 살아남았는데, 결국 개미들에 의해 갉아 먹혀 쓰러지고 말았다. 시온의 대로를 만들지 않으면 웬만한 작은 소리에도 넘어지고 만다.

슬픔 뒤에 유익이 있다. 슬픈 일이 있다고 계속 인생이 나쁘지는 않다. 오히려 슬픔의 경험을 보낸 후 더 큰 은혜와 유익을 얻을 수 있다. “그들이 눈물 골짜기로 지나갈 때 그곳에 많은 샘이 있을 것”이라고 약속하셨다(5절). 당장 눈물 골짜기를 가는 것은 아프기 짝이 없는 나쁜 상황이다. 그러나 그 길을 가다 보면 더 좋은 길로 인도해 주신다. 눈물 많고 상처도 많은 세상에서 살다 보면 상심하고 절망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그런 눈물 골짜기를 지낼 때 오히려 유익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면 슬픔도 이기기 쉽다. 많은 샘은 여행자들에게 기쁨의 장소요 생명의 장소이다. 이른 비는 메마르고 딱딱한 땅을 부드럽게 만들어 곡식의 씨앗을 파종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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