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디아서 2장을 묵상하고

박종완. 육군사관학교졸업. 현대건설. 포스코 에이엔씨 근무

어린 시절 짝꿍과 싸우고 나면 책상 가운데 백묵으로 선을 긋고 넘어 오면 연필로 찌르며 넘어오지 말라고 다투던 기억이 난다. 우리 삶의 경계선은 주님과 나와의 관계에서도 나타난다. 나는 그것이 율법적인 삶이라고 생각한다.

율법은 하나님의 법으로 우리가 지켜야 할 것들을 알려주는 좋은 지표(Indicator)가 된다. 그런데 그 율법의 요구가 한계를 넘어 지킬 수 없는 상태에 이르면 우리 안에 필수적으로 의무감이 생긴다. 또한 못 지킨 것에 대한 죄책감도 생긴다. 그것을 보상하기 위해 더 많은 시간, 더 많은 노력을 투자한다.

바로 그때 계속 주님 없는 열심만 내다보면 율법주의자가 되어버린 나 자신을 한참 뒤에야 발견하게 된다. 정신 차리고 돌아보면 꼭 그곳에는 내가 율법을 지키려고 노력하면서 설정한 자기영역이 생겨있다. 어떻게든 내 문제를 주님의 도움 없이 스스로 해결해 보려고 애쓴 흔적들이다. 심리적으로는 주님의 도움을 받기에 죄송한 마음과 자존심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주님과 나 사이에 스스로 선을 긋고 내 자신이 모든 것을 주도하며 해결해 보려는 결연한 자신의 모습이 바로 율법이라는 백묵으로 경계선을 긋는 삶이다. 이런 율법적인 신앙생활은 주님 없이 옳고 그름만을 따지고 자존심과 명분만을 세우는 즉 율법의 행위만 남게 된다. 하나님과 사랑의 관계는 이미 사라지고 바짝 말라 금간 호수 바닥처럼 처참하게 변한다.

그제야 영적인 갈급함으로 지치고 넘어져 주님을 부르고 찾는다. 바로 그 율법에 대하여 죽고 예수님만 사시는 심령이 되길 갈망하며, 어떤 행위로도 구원을 받을 수 없음을 깨닫고 다시 이 세상 가운데 서서 자기 자신을 버리신 예수님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살기를 바란다. 마음속에 다시는 주님과 선 긋지 않겠다고 다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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