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안산동산고 조규철 교장의 '안산동산고 이야기'

  • 입력 2020.06.11 14:56
  • 수정 2021.08.31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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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중 목사님을 통한 강력한 영적 경험이 오늘의 나를 만들어

◆안산동산고 이야기◆

1993년 학교법인 동산학원(당시 김인중 이사장, 現 김성겸 이사장) 설립 허가 및 승인으로 출발한 안산동산고는 1995년3월 제1회 입학식(남 6학급 324명, 여 300명)을 시작으로 학업과 신앙을 겸비한 교육으로 대한민국 교육현장에서 성공적으로 발돋움 했다. 안산동산고는 기독교 정신과 대한민국의 교육이념을 바탕으로 지역사회 발전에 이바지하고 통일한국 시대를 준비하는 학교로 알려졌으며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손꼽던 명문 사학이었다. 특별히 교내외적으로 학생들의 다양한 활동은 많은 수상의 결과로 이어졌으며, 2000학년도 교육개혁 우수교 교육부장관 표창, 2000학년도 명예로운 학교 교육감 표창 (겅기도 4개교 선정), iMBC 전국 10대 우수교 선정, 2010년 ,2011년 2012년 대한민국 좋은학교 박람회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표창, 2011년 사학경영평가 우수법인 선정 표창패 수상 등으로 모범적인 자율형사립고등학교(이하, 자사고)로 인정을 받고 있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자사고 폐지 방침 영향으로 지난해 6월20일 경기도교육청(이재정 교육감)으로부터 자사고 재지정 취소 결정을 받았으며, 자사고 지정 취소 통보를 받은 동산고가 제기한 자사고 지정취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집행정지)을 법원을 같은 해 8월28일 받아들였다.

이미 여러 언론에도 보도된 것처럼 당시 도 교육청의 자사고 재지정 평가 심사에서 불합리한 평가항목과 타 시도와 다른 불평등한 감점 기준과 점수로 재지정 탈락 된 부당함이 공론화됐다. 안산동산고는 정량평가 5개 항목(▲학교운영 ▲교육과정운영 ▲교원 전문성 ▲재정운영 및 시설여건 ▲학교만족도)에서 88점 만점 중 69.03점을 받았다. 재량평가인 '교육청 역점사업 운영' 항목에서 12점 만점 중 5.03점을 받았다. 그 결과 획득 가능한 평가 점수 100점 만점에서 74.06점을 획득했다. 여기에 총점에서 최대 12점이 추가 감점될 수 있는 재량평가 '감사 등 지적사례'에서 12점 모두 감점을 받았다. 이에 대해 안산 동산고 측에 따르면, 타 시도의 경우 ‘감사결과에 따라 주의는 0.3점 ~ 0.5점 감점, 경고는 0.5점 ~ 0.7점’으로 책정돼 있는 반면, 경기도의 경우 주의는 무조건 1점 감점, 경고는 2점 감점으로 책정됐다”며 결국 경기도교육청의 평가가 동산고에 지나친 평가 점수를 적용한 것이다. 상대적으로 학부형이나 학생 평가에서는 만점을 받았다. 학교 밖 평가가 학교 내 구성원들의 실질적인 평가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사실 자사고의 뿌리는 김대중 정부가 2002년 고교 평준화를 보완하기 자립형사립고로 출발했으며, 그 후 과학고, 외고, 국제고, 예술고, 체육고등 특목고가 설립되었다. 그 후 이명박 정부 때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를 통해 자율적 운영과 창의적 교육을 제공하는 100개의 자율형 사립고 전환을 추진하였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제91조 제3항에 의거해 설립된 자사고는 학생의 학교 선택권을 다양화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 교원 인사, 학생 선발 등 학사 운영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도록 되어 있다. 자사고는 정부의 지원 없이 등록금과 재단 전입금으로 운영되며 등록금을 일반고의 3배까지 받을 수 있다. 자사고의 지정은 교육부 장관과 협의하여 교육감이 결정하게 되며, 5년 단위로 평가해 재지정이나 취소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자사고의 종류는 전국단위 자사고와 광역단위 자사고로 나누고, 전국단위 자사고는 이전의 자립형 사립고와 대기업이나 사립대학 법인에서 주로 운영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자사고는 광역단위 자사고로 운영되고 있다.

전국단위 자사고는 2020년 현재 10개 고교로 서울 하나고, 인천하늘고, 용인외대부속고, 북일고, 민족사관고, 김천고, 포항 제철고, 현대 청운고, 상산고, 광양제철고가 있다. 광역단위 자사고는 35개 중에서 전북 군산 중앙고, 익산 남성고, 대구 경일여고, 서울에서 경문고가 자사고 포기를 선언한 상태이다. 2019년 자사고 평가를 통해 서울에서 8개 고교와 안산동산고, 해운대고가 자사고 지정취소와 관련하여 자사고 취소 가처분신청을 하여 인용됨에 따라 앞으로 진행될 소송의 결과에 따라 자사고로서 지위 여부가 결정된다.

자사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중에서는 왜곡된 부분도 많다. 물론 서열화라든지 귀족학교라는 위화감, 높은 사교육비 등 우려스러운 부분도 있지만 그런 문제점들이 이미 충분히 보완돼있다. 오히려 공정하지 못하게 정부 정책에 흔들리는 <자사고 폐지>는 학원의 하향평준화 및 사학경영의 자율성을 해치는 비민주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따라 본헤럴드는 지난 해 자사고 폐지 사태의 중심에 서 있던 안산 동산고 조규철 교장을 인터뷰하여 다시금 기독교 자사고의 현주소를 살펴봤다.

 

▶대담자 : 조규철 교장(안산동산고) 최원영 대표(본헤럴드 대표, 본푸른교회 담임목사)

▶일시 및 장소 : 2020년 6월 9일 오후 3시, 안산동산고 교장실

▶동행취재 : 윤홍식 웹본부장

조규철교장(좌, 안산동산고), 최원영목사(우,본헤럴드대표)
조규철교장(좌, 안산동산고), 최원영목사(우,본헤럴드대표)

“먼저 코로나19로 인해 긴장감 있는 학원 운영의 시기에 어려운 인터뷰에 응해주신 것을 감사한다. 교정에 들어오면서 학생들과 임직원들의 안전을 위해 다른 공공기관 보다 더욱 상당한 수준의 방역을 하는 모습에 안심을 했다.”

 

Q1. 안산동산고의 교육이념은 무엇인가?

A. 교훈에서도 밝힌 것처럼 “하나님을 경외하고 이웃을 사랑하자” 라는 이념 아래 “정직, 근면, 친절”이다.

 

Q2. 학원 설립자는 누구이고 설립 동기는 무엇인가?

A. 1대 이사장인 김인중 목사님이다. 김인중 목사님은 1979년 공단 뿐이던 안산에 동산교회를 개척했다. 자신처럼 헐벗고 소외된 인생들이 예수 안에서 새 소망을 갖고 안식할 수 있도록 돕자는 소망이 있었다. 이어, 힘들고 어려운 성장기를 보내는 아이들을 복음으로 변화시키고 역량 있는 영적 리더쉽을 키워야 한다는 소명의식으로 동산교회가 3000명 쯤 되었을 때, 성도들과 자신의 꿈을 공유하고 안산동산고를 설립했다.

 

Q3.학교 설립에 따른 기금 조성이나 후원은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

A. 자사고라는 특성상 정부보조는 없다. 일반학교처럼 재정지원이 없다. 학생 등록금과 법인전입금으로만 운영된다. 동산교회에서 매년 10억을 지원받는다. 물론 자사고 특성상 교육과정이며 전형을 학교장 재량으로 할 수 있지만 일반전형, 지역인재전형, 지역추첨전형, 사회통합 전형 교육부의 학생 선발 방침을 준수하며 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Q4. 동산고의 학생들의 신앙 분포는 어떠한가?

A. 학원 설립 초기에는 신앙을 가진 학생들이 60% 정도였지만, 이제는 불신자 학생들이 6~70%가 된다. 안 믿는 학생들이 ‘동산고를 가면 대학을 잘 간다’는 소문에 그들이 학교에 많이 들어오게 됐다. 하지만 안 믿는 학생들도 학교의 채플 및 학교의 기독교 행사를 통해서 굉장히 많이 변화되어 간다. 개교 이후 기독교학교연맹에서 주최하는 교육연구 발표회가 두 차례 우리 학교에서 있었는데 그 때 마다 타 학교 관계자들이 “어떻게 예배가 이렇게 진행될 수 있나?”하면서 놀란다.

 

Q5. 그렇다면 기독교 학교로서 학교 내에 어떤 예배나 모임이 있나?

A. 화요일은 학부모기도회, 수요일에 학생채플이 있고, 목요일은 교사기도회가 있다. 매일 밤 10시가 되면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10시 기도회에 참석을 한다. 620기도회도 있다. 620 기도회는 6시20분에 열리는 기도회인데, 이 때 학생들 중에는 저녁을 굶고라도 와서 기도회에 참석하고 저녁 자율학습을 한다. 자발적인 기도회가 매우 활성화 되어있다. 또한 매일 학급경건회가 있다. 그 외에도 각반의 선교반장이 말씀을 준비하고 나눈다. 교장선생님이 나도 직접 반을 돌면서 학급경건회에 참여를 한다. 그렇게 전학년 전반을 둘러보며 함께 신앙 활동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 선생님들이 기도와 사랑으로 아이들을 양육한다.

학급경건회 때 선교반장 학생들이 말씀을 준비하여 전하는 모습 및 다양한 기독교 활동들
학급경건회 때 선교반장 학생들이 말씀을 준비하여 전하는 모습 및 다양한 기독교 활동들

 

Q6. 현재 동산고의 학습 지도 및 진학 경쟁력은 어떤가?

A. 무엇보다 선생님들이 아이들을 상급학교로 진학시키는데 손색없이 아이들을 지도한다. 일부러 명문대 진학을 목표로 학원 운영을 하고 있지 않지만, 서울대 외에도 연세대, 고려대도 많이 보내지만 그중 상당수 학생은 성균관대로 보낸다. 또한 사관학교, 포항공대, 한동대 등에 많은 학생들을 보낸다. 의예과 치대 등에는 3~40을 보내며, 한동대 같은 경우 “한동대의 기독교 문화를 견인한 것이 동산고등학교다”라고 말할 정도다.

 

Q7. 학교의 장학제도 및 기숙사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

A. 기숙사는 한 학년에 100명 정도가 이용한다. 전체로 보면 1200명 중에서 300명 정도가 기숙사에 들어와 있다. 기숙사에 들어오지 못한 학생들은 학교 주변에 원룸이 있다. 학교에서 아침, 점심, 저녁에 다 식사를 하기 때문에 구지 기숙사를 들어오지 않아도 된다. 중요한 것은 학생들이 스스로 자율적인 학습 의지가 있어서 서로 학습 향상을 증진시키고 있다. 교내에 겨자씨 반, 르네상스 반 등을 운영하여 방과 후 학습 지원을 하고 있다. 또한 우리 학교 학생들이 청소년 공부방이라고 해서 주변 지역 아이들을 학습 지원도 하고 있다.

 

Q8. 학생 뿐 만 아니라 교사들의 애교심(愛校心)도 상당하지 않나?

A. 우리 학교 선생님들이 대부분 SKY대학 출신이 많다. 우리 학교에 들어오신 선생님들 대부분은 다른 학교로 이직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 우리학교에 올 때는 학교의 기독교적 정신과 생각이 맞아 오신 분들이다. 얼마 전 교원 상피제로 선생님 네 분이 부득이 다른 곳으로 가셨는데, 그 분들이 다시 돌아왔다. 다른 학교에 가서 교사라는 정체성이 흔들릴 정도로 힘들었는데 다시 우리 학교로 돌아와 너무 기쁘다는 것이다.

 

Q9. 조규철 교장선생님은 언제 또 어떤 계기로 이 학교에 오게 됐나?

A. 나는 이 학교에 와서 나의 삶 자체가 바뀌었다. 김인중 목사님을 처음 만날 무렵 목사님이 “술을 드시는가?” 라는 질문에 “술을 잘 마신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술 끊을 줄 믿습니다”라는 목사님의 말에 그 다음날 바로 술을 끊게 됐다. 그 때 술이 나에게 유익한 점이 무엇인가? 곰곰이 생각을 했지만 술이 나에게 주는 유익이 없음을 깨달았다.

처음에는 이 학교에 올 생각은 전혀 없었다. 하지만 김인중 목사님을 만날 때 마다 교육의 분명한 목적이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 분의 교육 방침에 동화되게 시작했다. 어느 날 김인중 목사님이 꿈에 나타나 산 위에 바위에 올라가 나에게 “안 따라오고 뭐하시오” 하고 소리를 지르시는 것이다. 아내는 “하나님 당신에게 순종하라는 말씀이다.”라고 말해주었다. 그런 경험들이 나로 하여금 점차 안산동산고로 이끈 것이다. 또 어느 날은 목사님이 “구원의 확신이 있는가?” 물었을 때 “죄송스럽지만 구원의 확신이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러자 목사님이 “새벽기도를 나오세요”라는 말씀에 새벽기도를 시작했고 새벽기도 나올 때 마다 주체할 수 없는 기쁨을 누렸다.

 

Q10. 자사고로서 안산동산고가 처한 어려움은 무엇인가?

사실 자사고에 대한 교육당국의 시선이 곱지 않다. 김상곤 전(前) 교육감은 자사고와 특목고를 MB정부의 교육정책 실패로 규정하면서 폐지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세웠고, 이후 이재정 현(現) 교육감도 자사고를 폐지하는 쪽으로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5년 마다 받는 자사고에 대한 평가에서 공정한 평가를 받을 수 없었다. 지난해 자사고 평가 결과 탈락을 했다. 그것은 우리가 점수를 받지 못한 것이 아니라, 의도적으로 탈락시키기 위해 가혹한 감점 조항을 적용한 것이다. 이에 소송을 진행했고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어서 자사고 지위를 인정받고 현재는 행정소송 중이다.

 

Q11. 고교평준화에 대한 교장선생님의 생각은 어떠한가?

A. 모든 것을 획일적으로 보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헌법 제31조에는 교육 기본권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1항에는 모든 국민은 능력에 따라 균등하게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되어 있다. 4항에는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 및 대학의 자율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된다고 되어 있다. 이처럼 교육의 주체가 자신이 원하는 학교를 선택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여 교육의 권리를 보장해 줘야 할 것이다. 사학이 자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간섭과 규제를 최소화해야 한다.

 

Q12. 학부형이면서 동시에 교육자로서 학부형들에게 자녀교육에 대한 조언은 무엇인가?

A. 공부하라고 아이들에게 강요하지 말라. 부모님과 관계가 형성되어야 아이들이 자신들의 진로를 부모님에게 이야기를 하는데, 집에서도 공부를 말하면 아이들의 마음이 닫혀 대화를 하지 않는다. 그리고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지 말라. 부모님에 대한 신뢰만 가져도 아이들은 거기서 자율성을 갖게 된다.

 

Q13. 가장 좋아하는 성경 구절은 무엇인가?

A. 시편128:1~2이다. “여호와를 경외하며 그의 길을 걷는 자마다 복이 있도다. 네가 네 손이 수고한 대로 먹을 것이라 네가 복되고 형통하리로다”

주와 동행하며 과정을 어떻게 밟아가는가 중요하다. 또한 ‘나는 소중한 사람이다’라는 자존감을 갖고 나의 정체성을 느끼면 다른 사람에게 비교하지 않고 하나님의 사랑을 받는 나를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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