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영목사의 마음세우기 5분 백신, 목회이야기, "교회를 준비시켜 주신 하나님"
"교회여! 자살, 치매, 동성애, 반려견, 다문화 다종교, 시니어 문제에 대한 담론을 시작하라"
우리 사회에 닥친 어둠들이 참으로 많다. 특히 자살, 치매, 시니어, 동성애, 반려견, 다문화 및 다종교 사회 등 이것은 한국교회에 불어 닥친 현실적인 문제들이다. 목회 현장에 이미 깊이 찾아온 주제들에 대한 거대 담론을 피해, 전통적인 방식의 제자 양육에만 머물다보면 한국교회 성도들을 거의 세상과 동떨어진 바보처럼 만들수도 있다.
교회는 오늘 우리 사회의 문제에 대한 신학적, 목회적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우리는 산속에 우리만의 공동체를 만들어 놓고 세상과 담을 쌓고 살아가는 집단이 아니다. 예수님은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요 빛이라고 하셨다. 우리는 세상속에서 그리스도의 가치를 만들어가는 예수 공동체이다.
교회 리더는 우리 사회의 사회 문화적 상황에 처해 있는 처절한 문제에 대한 목양적 방향을 제시할 책임이 있다. 신학은 정형화된 고리타분한 옛날 이야기만 나열해서는 안된다. 현장신학이 필요하다.
반려견: 서구 병원 Animal therapy, 정서적 유대 관계
한 예로, 반려견은 이미 가족의 일원이 되었을뿐아니라 서구에서는 환자 치료를 위한 대안으로 Animal therapy가 도입되었다. 또한 성도들 중에 많은 분들이 반려견을 가족의 한 구성원으로 정서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교회나 신학이 오늘날 우리 현실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에 대한 견해를 제시하는데 너무도 느리고 안일하게 접근한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신학자와 목회자들은 우리 사회에 주어진 현실의 문제에 대한 바른 견해를 내놓을 수 있어야 한다.
자살 : 베르테르 효과
한국사회와 교회에 불어 닥친 많은 문제들 중에서 자살은 늘 충격을 가져온다. 또한 유명인들의 자살을 모방하는 ‘베르테르 효과’ 또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죽음이란 주제는 우리 사회에서 더 이상 피해서는 안되고, 정면으로 돌파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절실히 요청된다.
싸나토로지(죽음학), "삶의 지혜를 죽어가는 사람들로부터 듣는 학"
필자는 2013년 싸나토로지스트 국제 1급 자격증을 취득했다. 한국에서는 낮선 학문이다. 일본에서는 싸나토로지를 생사학으로 번역한다. 즉 죽음과 삶에 관한 학이란 의미를 갖는다. 우리나라 언어로 번역할 때 '죽음학', 임종학'이란 말로 표현한다. 듣는 이로 하여금 약간은 어둠의 측면을 생각나게 한다. 우리 언어가 가지고 있는 뉘앙스로 인해 싸나토로지를 너무도 협소한 측면으로 생각하게 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
싸나토로지를 어떤 이는 "삶의 지혜를 죽어가는 사람들로부터 듣는 학"이란 말로 표현하고 있다.
처음에는 국내에서 접해보지 못한 생소한 학문이라 편견과 선입견을 가지고 학문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연구하면서 학문의 깊이가 너무 깊기에 존경스러운 마음이 생겼다. 서구에서는 죽음학이 종교학, 심리학, 철학, 사회학, 인류 문화학, 의학, 철학등 다양한 학문의 연구 결과를 가져와서 완성시킨 학문이다. 서구에서는 연구를 통해 수많은 논문을 발전시켜왔다.
"Handbook of Thanatology"은 싸나토로지 학문의 본질과 정수를 다른 아주 체계적이고 조직적이고 합리적인 책이며, 한 줄 한 줄이 한 학자의 한편의 논문들로 구성되어 있는 고급스러운 책이었고, 책을 읽는 과정은 가슴 뛰는 설레움을 제공해주는 행복한 시간이었다.
죽음과 죽어감의 과정과 트라우마(외상)를 접근할 때, 한 사람의 발달 생애적 관점에서 총체적인 접근을 통해 인간 이해의 폭을 넓혀주고 있다. 또한 한 사람의 인생을 정리하고 품위있게 회복해가는 과정을 상실, 비탄, 애도라는 관점에서 다루고 있다.
단순하게 상식적인 수준에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그가 속한 사회와 문화와 종교와 민족과 가족의 형태 등, 모든 다양성을 인정하고, 이해하는 관점에서 구분하여 체계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종교인으로 나는 한 사람의 아픔의 문제를 대할 때, 좀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안목과 체계를 얻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2013년 당시 싸나토로지스트 국제 1급 자격 시험 준비를 하면서 학문의 깊이를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앞으로 한국사회가 죽음이나 죽어감의 과정을, 인륜성 파괴가 아니라 한 사람의 마지막을 품위있게 정리해 주는 가치 있는 시간으로 연결해야 한다는 지침서를 제공 받았다.
우리 사회는 매일 예측 불가능한 사건들이 즐비하게 일어난다. 수많은 외상을 겪고 어둠속에서 살아가는 분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외상을 겪은 사람들의 상실감, 비탄, 애도의 과정을 잘 이겨낼 수 있도록, 우리 사회의 성숙한 문화가 아직은 준비가 덜 되어 있다.
우리 사회는 아픔의 문제를 아직도 개인적인 사건으로 국한 시키고 있다. 개인적인 상실감을 공동체가 성숙함으로 함께 헤쳐 나아가는 따뜻하고 열린 소통의 사회를 지향해야 한다.
최근에 개그우먼 박지선씨와 어머니가 동반 자살했다. 자살에는 이유가 있는 법이다. 오랜 시간 딸이 '마음속에 울고 있는' 모습을 함께 지켜보았기에 어머니도 함께 이 땅을 버렸을 것이다. 어떤 부모가 딸이 죽는다는데 찬성할 어머니가 있겠는가? 그 아픔의 깊이와 고통의 짐이 얼마나 무거웠으면 어머니도 함께 자살이란 탈출구에 동참했을까? 모녀간의 마지막 결정의 순간까지 한없이 울고 울었을 것이다. 그 무게 앞에 돌을 던질 사람들은 아무도 없다. 우리 모두 죄인이라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우리 사회가 이제 죽음(자살)의 문제를 단순하게 개인의 실수나 아픔을 견디지 못하는 나약함, 현실 부적응, 믿음없음 등 이런 정도로 치부해서는 곤란하다. 죽음에 대한 건강한 이해가 필요하고, 더 나아가 한 사람의 죽음을 공동체의 문제로 승화시켜 함께 해결해가는 거대 담론이 필요하다.
유대인들은 개인의 문제를 공동체의 문제로 받아들이고 함께 문제를 해결해가는 방식을 터득하였기에 지구촌에서 그들은 영향력을 발취하고 있다.
교회는 공동체이다. 개인의 아픔을 함께 고민하고 기도하며 해결할때 십자가의 은혜가 흘러가게 된다. 우리 사회에서 대두되는 현실을 외면하지 말고 이제는 적극적으로 문제앞에 고민하는 신학이 되고, 제자양육이 되었으면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