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기도문강해(2강), "주기도문의 발전형태"

《최원영목사, 본푸른교회, 본헤럴드대표, 서울신대신학박사, 변화산기도원협력원장》

1)누가복음에 나타난 주기도문

“예수께서 한 곳에서 기도하시고 마치시매 제자 중 하나가 여짜오되 주여 요한이 자기 제자들에게 기도를 가르친 것과 같이 우리에게도 가르쳐 주옵소서”(눅 11:1).

예수님의 제자 중 한명이 기도를 가르쳐 달라고 했습니다. 세례요한도 제자들에게 기도를 가르쳐주었는데 선생님도 가르쳐달라고 한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예수님이나 제자들은 다 유대인들입니다. 유대인들은 기본적으로 기도를 잘 알고 있습니다. 제자들이 기도를 할 줄 몰라서 예수님께 기도를 가르쳐달라고 요구한 것이 아닙니다.

구약의 시편들은 모두 기도입니다. 예수님 당시 유대인들은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유명한 기도들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카디쉬’라는 짧은 형태의 기도문이고, 유대 회당에서 설교 끝에 함께 낭송한 기도입니다. 다른 하나는 ‘18번 축복기도’라는 긴 형태의 기도문입니다. 이 기도문은 하루 세 번 아침, 오후, 저녁을 시작되는 시간에 각각 반드시 드려야 되는 기도문이었습니다. 18번 축복 기도는 모든 유대인들에게 가장 기본적인 기도였습니다. 유대인들은 기도를 많이 알고 있고, 기도를 많이 했고, 또한 시편기도들을 따라하곤 했습니다.

그런데 왜 제자들은 예수님께 기도를 가르쳐달라고 요청했을까요? 그 이유는 매우 간단합니다. 예수님 당시에는 메시야가 곧 와서 하나님 나라를 실현하리라는 기대가 유대인들 사이에 팽배했습니다. 메시야가 와서 하나님 나라를 이루기 위해서는 먼저 유대인들 속에 회개가 일어나야 하고 하나님께 헌신과 순종하는 일들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널리 퍼졌습니다. 헌신과 회개와 순종은 한마디로 부흥운동입니다. 그 당시 유대인들 사이에 여러 단체가 일어나서 부흥운동을 주도하고 있었습니다.

그중 하나는 바리새인 운동입니다. 이 운동은 회개하고 율법을 철두철미하게 지키며 하나님 나라의 도래를 기다렸습니다. 바리새인 운동은 이스라엘 전체를 하나님 나라 제사장 민족으로 보려는 민족적 이상을 실현하려고 한 중산층 평신도 경건운동입니다.

또한 에센파 운동이 있습니다. 사해바다 주변의 쿰란 동굴에 은거하면서 성경을 연구하고, 율법을 잘 지키며 헌신하며 회개를 주도했던 종파입니다.

그리고, 세례요한도 부흥운동을 주도했습니다. 세례요한이 전파한 메시지의 핵심은 무엇입니까? “하나님 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라”는 것입니다. 그는 임박한 종말과 하나님의 심판을 선포하면서 회개하고 세례를 받으라고 광야에서 외쳤고, 요단강에서 세례를 베풀었습니다.

부흥운동을 주도했던 각각의 단체들은 자신들의 신학적인 이해와 이상과 소망을 담아서 특별기도문을 작성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기도문을 가지고 하나님께 기도하도록 했습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세례요한이 이끄는 부흥운동에 동참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예수님은 세례요한이 가지고 있던 하나님 나라에 대한 가르침을 이어받았습니다. 그러나 강조점은 달랐습니다. 요한이 불로 임하실 하나님의 심판을 강조한 반면에, 예수님은 심판을 통한 하나님의 용서와 사랑을 강조했습니다. 세례요한은 심판에 강조점을 두었고, 예수님은 하나님의 용서에 무게를 두었습니다.

2)주기도문을 교회의 기도로 공식화하다

주님이 가르쳐주신 기도가 교회에서 공식적인 기도문으로 자리잡은 배경이 된 원인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주후 66-70년까지 유대 전쟁을 기점으로 해서 유대교와 교회가 완전히 분리되었습니다. 유대교는 그리스도인들을 이단으로 규정하고 유대 회당에서 축출했습니다. 유대인들에게 있었던 ‘카디쉬’ 기도문이나, ‘18번 축복기도’는 유대인들에게 가장 기본적인 기도문이었지만, 이방인들이 예수 믿기 시작하면서 유대인들의 기도문들을 받아들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방인들이 교회의 다수가 되어가고, 교회가 유대교에서 분리되는 상황 속에서 더 이상 18번 축복기도는 교회의 기도로서는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그 대신 예수님이 가르쳐주신 기도가 교회 공동체의 기본적인 공중 기도로 자리 잡게 된 것입니다.

3) 마태복음의 문학적 구조: 주기도가 제자의 삶에 중심이다

산상수훈은 마태복음 5-7장입니다. 여기서 예수님이 가르쳐주신 주기도는 산상수훈의 가운데 부분인 6장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6장은 유대인들의 세가지 종교적 경건행위에 대해 예수님이 말씀하고 있습니다.

첫째, 자선 혹은 구제입니다(마 6:1-4).

구제할 때 자기만족이나 자기과시나 자기 자랑을 위해 자선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오른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고 새로운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둘째, 기도에 대한 가르침입니다(마 6:5-15).

셋째, 금식에 대한 가르침입니다(마 6:16-18).

금식한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드러내지 말라고 강조하셨습니다. 그리고 금식을 즐겁게 하라고 하시면서 새로운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자선, 기도, 금식은 유대교의 종교행위에 대표적인 것인데 예수님은 새로운 가르침의 중심에 기도를 위치시켰습니다.

기도에 대한 가르침을 주실 때, 첫 번째는 유대인들의 그릇된 기도를 지적했고, 두 번째는 이방인들의 그릇된 기도를 비판했습니다(마 6:5-8). 그런 연후에 주님께서 주기도를 가르쳐 주신 것입니다(마 6:9-13). 그리고 14-15절에 주기도문의 강조점을 되새김하는 방식으로 다시 한 번 이웃에 대한 죄 용서를 요구하면서 이 단락을 마감했습니다.

왜, 마태복음서는 주기도문을 치밀한 문학적 구조 속에 담아놓았는가? 주기도문을 산상수훈의 핵심중에 핵심에 위치하도록 구조되었을까? 마태는 이런 문학적 구조를 통해서 우리에게 무엇을 깨닫기를 원하는 것일까요?

마태가 우리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하나입니다. 하나님의 뜻을 완벽하게 계시하고 전달해주신 예수님의 가르침을 잘 실천하는 것이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요 예수님의 제자의 도리라는 것입니다. 주기도문은 하나님 나라의 백성들에게 가장 근본적이고 중요한 도리라는 것입니다. 주기도문은 하나님 나라의 백성들이 추구해야할 삶의 방향이며, 가치이며, 중심 주제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