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다니엘 목사]사라져가는 독일 법치 민주주의 – 전체주의화가 되어가는 독일 정치

  • 입력 2025.02.14 18:15
  • 수정 2025.02.14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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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델베르크에서 보내는 편지, 송다니엘 목사(유럽개혁신학연구소)

사라져가는 독일 법치 민주주의 – 전체주의화가 되어가는 독일 정치

유럽은 독일의 메르켈 수상이 우파당인 CDU를 좌경화 시키는 그 즈음에, 서서히 우파 포퓰리스트 정당이 출현하고, 극우 정당은 우파 포퓰리스트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메르켈은 통독 수상 „헬뭇 콜“로부터 기민당을 물려받았을 때에는 분명 우파였다. 그러나 세상이 좌경화되는 것을 보고 그는 정권유지를 위해 기민당을 게속 좌경화시켜 좌파 유권자의 표를 얻어 16년이나 수상 직을 유지했다. 그러나 그녀가 수상직을 떠났을 때 기민당은 완전히 망해 정권이 전혀 가망이 없었던 사민당의 숄츠에게 넘어갔다.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도 분명한 우파였으나 메르켈의 길을 밟았고, 기민당의 많은 정치인들도 그렇게 했다. 이러한 경향에 대항하여 유럽에는 포퓰리스트들이 등장하고 힘을 얻기 시작했다. 극우는 우파 포퓰리스트로 서서히 전향, 흡수되었다. 프랑스의 르 펭 당이 전형적인 예다. 마린 르 펭은 극우당 창시자인 아버지 르 펭의 당을 물려 받아 당수가 된 후에 아버지를 당에서 쫓아내고 당을 우파 포퓰리스트로 선회했다. 우파 포퓰리스트란 다소 선동적인 문구를 만들어 정부에 불만이 있는 사람들을 흡수하는 정당을 말한다. 독일의 대안당(AfD) 등 유럽에 우파 포퓰리스트가 많이 들어섰다. 지금은 기존 우파가 중도파가 되고, 우파 포퓰리스트는 우파가 되어가는 과정이다. 그러므로 요즘 독일에서 „Kampf gegen Rechts“(우파에 항거하는 투쟁; 우파박멸투쟁)이라는 좌파 전체주의적인 용어가 유행어가 되었다. 정치, 사회에서 모든 우파적인 것을 없앤다는 것이다. 그러면 법치는 사라지고 교회도 사라진다. 사회의 모든 것도 바꾼다. 교회는 동성연애, 다자성애를 비판하면 안 된다. 독일은 이미 그런 사회가 되었으나, 아직은 나와 같은 작은 물고기들은 잡지 않고 용납한다. 그러므로 이들은 근래에 CDU까지도 파시스트라고 맹렬히 비판하고 당사를 습격하는 사건까지 일어났다. 몇 주동안 수십만명이 여러 도시에서CDU에 대항하여 데모했다. 이것은 독일에서 법치 민주주의가 사라져가고 있는 전조이다. 독일에서 불법이민자를 한 명이라도 추방하자고 하면 극우로 몰린다.

필자가 소개하는 기사는 최근에 CDU 수상 메르츠가 2월 23일에 거행되는 총선을 유리하게 이끌려고 감행한 정치적 행동에 관한 논설이다. 내용이 좀 어렵지만, 독일 판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좋은 기사이므로 소개한다. 현재 총선 예상은 대략 다음과 같다:

CDU: 30%

SPD(숄츠 총리): 15

녹색정당: 14

AfD(대안당): 21

BSW(대안 공산당): 5%.

(BSW는 매우 흥미있는 당으로서 원래 순수 공산당인데, 공산당인 Die Linke가 네오막시즘화가 되어가자 이에 반발하고 나온, 순수 공산당을 지향하는 정당으로서 요즘 인기 몰이를 하고 있다)

다른 당들은 5%선에 걸려서 위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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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U(기민당) 진퇴양난

흔들리는 기조: 프리드리히 메르츠의 실패한 돌파 시도가 드러낸 CDU의 딜레마

논설인: 디터 슈타인(Junge Freiheit 설립자)

번역: 송다니엘

프리드리히 메르츠가 하룻밤 사이에 선언한 이민정책의 노선 변경은 이미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아샤펜부르크에서 발생한 출국 명령을 받은 아프가니스탄 출신 이민자의 끔찍한 공격 사건(2살 어린이와 50대 남자 살해)에 충격을 받은 CDU 대표 메르츠는 즉각적인 조치의 필요성을 연방의회에서 주장했다(거절된 이민자들을 즉각 보내자는 것. 이들이 대부분 독일에 남아 있음). 그의 결의안은 통과되었으며, CDU, FDP, AfD(대안당)의 찬성표를 받아 망명 정책의 전환을 요구하는 내용이 포함되었다. 그러나 실질적인 효과는 없었다.

메르츠가 주도한 CDU의 '금기 깨기', 즉 CDU가 금기시되는 AfD의 도움을 받아 결정을 관철하려 한 것은 적록 연정(좌파 사회민주당과 녹색당) 입장에서 볼 때 연방의회와 민주주의를 불태우는 행위였다.

그러자 48시간도 지나지 않아 사민당, 녹색당, 좌파당과 그들의 전위조직들은 공영방송 매체의 우호적인 지원을 받으며 거리로 나섰다. 대도시에서 ‘도덕적인 사람들의 저항(Aufstand der Anständigen)’을 외치는 수십만 명의 시위대는 ‘독일 국민’도, ‘이민자 사회’도 아니었다. 그들은 사민당-녹색당을 지지하는 순수(bio) 독일인 부르주아 계층이었다.

전국적으로 좌파 과격분자들은 조직적으로 CDU 당사를 공격하고, 사무실을 파괴하며, 당 직원들을 위협했다. 연방 범죄수사국이 이들의 공격 가능성을 경고하자 CDU 본부는 결국 건물을 비우기까지 했다. 본부 앞에는 수만 명의 시위대가 몰려와 “다시는 파시즘을 용납하지 않겠다!”라고 외쳤고, 일부는 AfD와 CDU를 동시에 금지해야 한다는 구호를 내걸었다.

베를린-빌머스도르프의 CDU 지부에서는 좌익 극단주의 폭도들이 직원들에게 자신을 ‘파시스트’라고 인정하라는 강요하는 일까지 벌어졌다고 《벨트》지는 보도했다. 요약하자면, CDU는 AfD 정치인들이 일상적으로 겪는 상황을 직접 경험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 폭력과 협박의 물결에 대해 사회 전체가 분노하며 항의했는가? 당연히 아니다. 연방 대통령이 좌익 폭력에 대해 규탄했는가? 역시 아니었다.

메르츠는 잠시나마 주도권을 쥐었다. 망명 정책의 전환을 요구하며, 수년간 누적되어온 무분별한 이민 정책에 대한 대중의 분노를 대표하는 위치에 섰다. 그러나 그가 반발 세력을 이토록 과소평가했다는 점은 놀라운 일이다. 그것도 자신의 당 내부에서조차 말이다(당 내부에서도 메르켈 수상이 키워 온 사람들의 반발로 결국 효과를 거두지 못햇다).

그나마 긍정적인 점이라면, 메르츠가 메르켈(좌경화된 전 기민당 당수) 및 그녀의 측근들과의 단절을 촉발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단절이 얼마나 깊은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좌파 문화적 헤게모니는 여전히 강력하며, 이들은 정부 지원을 받는 '시민사회' NGO, 교회, 노동조합, 그리고 무엇보다 언론을 통해 막대한 동원력을 갖추고 있다. 보수파인 CDU가 이에 대응하지 않고, 1968년 이후 지속적인 유화정책을 통해 좌파 문화 투쟁에 굴복해 온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오늘날 독일은 네오막시스트의 이념이 국가 전체를 덮었다)

현재의 정치적·미디어적 기류를 고려하면, 메르츠가 금요일에도 여전히 "이주자 유입 제한법(Zustrombegrenzungsgesetz)"을 즉각적으로 강화하는 몇 가지 조항과 함께 연방의회에 제출한 것은 의외였다. 그는 AfD의 또 다른 지지를 감수하면서도 이를 추진했다.

연방의회 토론은 네 시간 동안 중단되며 마치 정치 드라마처럼 전개되었다. 이례적인 격렬한 설전이 벌어졌고, 이를 통해 이민 문제와 관련된 모순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CDU/CSU의 원내총무인 토르스텐 프라이(Thorsten Frei)는 발언 도중 녹색당 의원들에게 “이민을 전혀 제한할 생각이 없다는 점을 솔직히 인정하라. 그래서 어떤 합의도 불가능한 것 아니냐?”라고 직설적으로 지적했다(녹색당은 수백만이 되는 불법 이주자를 쫓아내지 말고 가족까지 데려오자는 방향으로 나가므로 이들과 어떠한 합의도 불가하다).

그러나 결국 CDU와 FDP 내부에서 결정적인 반대표가 나오면서 해당 법안은 무산되었다. 이후 며칠 동안, 이 실패한 시도 이후 연합(CDU/CSU) 내에서는 실망감이 확산되었다.

월요일 CDU 전당대회에서 메르츠는 후퇴할 수밖에 없었고, “다시는 AfD와 함께 표를 행사하지 않겠다”는 말을 끊임없이 반복해야 했다. 그는 “AfD와의 협력은 없으며, 묵인도 없고, 소수정부도 없으며, 어떤 형태의 협력도 없다”고 단언했다. 그의 부대표인 카린 프리엔(Karin Prien)은 나아가 “극우와의 투쟁(Antifaschismus)은 CDU의 DNA에 속한다”고까지 선언했다.

‘극우와의 투쟁’이라는 말을 꺼낸 것은, 우파인 CDU가 역사를 망각하고, 목표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었다. 결국 그 투쟁의 핵심 타깃이 CDU 자체라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기민당이 당내의 우파를 몰아냄으로써 중도가 되었다)

표면적으로는 여전히 이민 정책 전환에 대한 요구를 유지하고 있지만, 메르츠는 이를 현실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연정 파트너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갑작스러운 이민 정책 돌파 시도로 인해 그는 오히려 CDU가 처한 정치적 딜레마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말았다. 좌파 정당들과의 ‘방화벽(Brandmauer: 대안당을 왕따시키자는 정책)’을 유지하는 한, CDU는 여전히 이들(좌파들)에게 코가 꿰여 끌려다닐 것이며, 이러한 압박 속에서는 정치적 전환이 불가능할 것이다.

결국 CDU는 이번 전당대회에서 다시 보다 합의가 가능한 주제인 ‘경제 개혁(Wirtschaftswende)’으로 방향을 틀었다. CDU는 시장경제를 강화하고 국가 개입을 줄이는 방식으로 독일 경제의 정체된 상황을 타개하겠다는 입장이다(이것이 전형적인 우파 정책이다). 그러나 이 문제 역시 좌파 정당들과 함께 해결할 수 있을까?

이로써 AfD가 선거운동을 계속 주도할 뿐만 아니라, 보수 진영에서 CDU/CSU 연합이 남겨둔 공간을 적극적으로 채울 수 있도록 프로그램되어 있다. 선거 후에 기민당(CDU)과 사민당(SPD)이 연립정부를 구성한다면 강경한 이민 정책 변화나 경제 정책 전환을 가져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의 연방의회에서 의석 수가 두 배로 증가하는 AfD는 공식적인 야당 지도부 역할을 맡게 되며, 이들을 계속 압박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의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메르켈이 주도한 CDU의 좌경화가 없었다면, AfD 창당도 없었을 것이다. 2015년 메르켈의 국경 개방이 없었다면, AfD가 자리 잡지도 못했을 것이다. (대안당은 메르켈이 우파 정당 CDU을 좌경화시켰으므로 내부에서 나온 정당이다. 이것이 성장하면서 포퓰리스트화 되었다). AfD의 대규모 선거 성공이 없었다면, 현재의 ‘신호등 연정(암펠)’이 흔들리지 않았고, 조기 총선 논의도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AfD의 계속되는 지지율 상승이 없었다면, CDU의 난민 정책 전환도 없었을 것이다.

SPD 출신 올라프 숄츠 총리는 메르츠가 갑자기 AfD와 함께 정책 변화를 추진하려 했던 것을 두고, 그를 "감정적으로 움직이는 도박꾼"이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사실 메르츠는 옳은 본능을 따랐다. 점점 더 많은 독일 국민이 더 이상 정치인들이 수십 년 동안 정책적 제약을 핑계 삼아 비겁하게 숨어버리고, 책임을 회피하며, 법적 장애물을 핑계 대면서 필수적인 결정을 미뤄 온 것을 용납하지 않으려 하고 있다. (법적으로 실행이 어렵다는 핑계로 대량 이주민을 돌려보내지 않고 붙들고 있음. 현재 400-500만명 이주민이 독일에 있다).

빠르게 진행되는 국가와 공공기관의 기능 마비(독일에 실제로 공공기관이 잘 돌아가지 않는다), 개방된 국경, 수리되지 않고 방치된 공공 공간, 고갈된 예산, 그리고 불안정한 경제 상황은 이제 당장 시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하게 외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상황을 보면, 2월 23일(총선) 이후에도 프리드리히 메르츠는 결국 기존 노선을 그대로 유지하는 ‘변화 없는 연속(Weiter so)’을 선택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송다니엘 목사, 유럽개혁신학연구소 대표
송다니엘 목사, 유럽개혁신학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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