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고 나면 한국교회는 전반적으로 서서히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 사람들이 모임을 두려워하게 되고, 예배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예배란 공중 예배를 의미한다. 초대 교회에서 가정예배란 가족예배를 의미하지 않는다. 어느 가정의 넓은 뜰 안에서 모이는 공중예배다. 당시에 가정에서 드린 예배는 소규모 공중 예배였고, 회당에서 모인 예배는 좀 더 큰 규모의 공중 예배였다. 그리고 나중에 기독교가 공인되고 국교화되면서 대규모 예배당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신학자들 심지어 예배학 전공자도 예수의 영이 있는 곳에서 예배 드리면 장소가 무슨 상관이냐고 말한다. 주일 가정에서 드리는 온라인 예배를 옹호하기 위해서 그런 말을 한다. 그런 건 공중 예배가 아니다. 특수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죄송하고 안타까운 마음이 있어야지 그걸 정당화하는 것은 신학과 신앙의 부재다. 

아무 곳에서나 예배드려도 된다고 말하면, 코로나19 사태가 끝나고 목회자들이 교인들을 어떻게 설득할 수 있을까? 반드시 교회 나와야 된다고 말할 수 있을까?

지난 3월 16일 경기도 성남시 은혜의강교회에서 확진자가 47명이나 발생했다.  교회에 대한 비난이 거세다. 이 교회는 평소 신유집회를 자주 하고, 코로나 바이러스를 예방한다고 분무기를 신자 입에 넣고 소금물을 뿌렸다니 특이한 목회자다. 그리고선 그 목사는 입이 백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했다. 이제 정부 당국은 "말 안듣더니 이렇다"며, 교회 예배 중지하라는 압박을 거세게 할 모양이다. 그러나 정부 당국자는 잘 생각해야 한다.

이미 다양한 이유로 공중예배를 쉬는 교회들이 있다. 나는 여기에 대해 왈가불가하지 않겠다. 그러나 예배를 마스크 쓰고 드리는 교회도 상당수다. 신앙적인 이유다. 예배는 신자에게 생명과 같다. 그렇게 믿는 이들에게 정부가 압력을 넣은 것은 반발심만 낳게 한다. 더구나 현정부를 달갑지 않게 생각하는 이들에게 예배 중단하라는 압력은 전투심만 고양시킬 뿐이다. 정부가 이참에 교회를 제압하겠다는 숨은 의도를 가진 것이 아니라, 정말 위생을 위해 그리한다면 창의적일 필요가 있다.

첫째, 하지 말라고 명령을 내리거나, 교회 앞에서 시위하거나 첵크하지 말라. 대신 대화하면서 협조를 구하라.

둘째, 정부가 압력을 넣을 수록 더 예배를 지키겠다는 교회들이 반드시 있다. 따라서 정부는 이런 교회가 예배를 잘 드리도록 지원하라. 마스크와 손소독제를 전폭적으로 제공하라.

세째, 작은 교회들이 정말로 헌금 때문에 예배를 중단 못한다고 생각한다면 일일히 상의를 한 뒤 경비를 지원하라.

정부는 교회를 적으로 삼지 말아야 한다. 권위주의적으로 힘으로 제압하려 하지 말고, 인격적으로 대하라. 고충을 듣고 해결하는 자세로 접근하라. 3공화국 시대가 아니지 않는가?

임성모 박사, 옥스퍼드대학 박사, 전 감신대학교 조직신학 교수
임성모 박사, 옥스퍼드대학 박사, 전 감신대학교 조직신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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