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 사별 노인의 건강과 애도

  • 입력 2020.06.10 08:25
  • 수정 2020.06.10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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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별자 가족 돌봄 사역(15)

 

최종인 목사, 평화교회담임, 성결대, 중앙대석사, 서울신대박사, 미국 United Thological Seminary 선교학 박사, 공군군목, 성결대학교, 서울신학대학교 외래교수
최종인 목사, 평화교회담임, 성결대, 중앙대석사, 서울신대박사, 미국 United Thological Seminary 선교학 박사, 공군군목, 성결대학교, 서울신학대학교 외래교수

배우자 사별 노인의 건강문제

Homes와 Rahe는 인간이 재적응해야 하는 생활사건 중 가장 스트레스 수준이 높은 것을 배우자 죽음으로 들었습니다. 배우자의 죽음은 노년기에 경험하는 가장 충격적인 사건일 가능성이 큽니다. 노년이면 누구나 겪어야 할 사건이라고 간과하고 지나치지만, 당사자들에게는 커다란 충격적 사건입니다. 대부분 처음에는 믿을 수 없는 일로 여겨지지만 사별 뒤에 그 영향은 너무 크게 나타납니다. 상실로 인한 슬픔이 우울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런 슬픔을 이겨냈다고 해도 망자에 대한 그리움과 심리적 영향은 그대로 남아 회복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주위에서 배우자 사망 후 시름시름 앓다가 망자를 따라가는 노인들이 있다는 뉴스를 접하곤 합니다.

사별자 노인의 경우 젊은 층 못지않게 애도의 과정이 중요합니다. 무시된 애도, 방치된 애도, 돌봄이 없는 애도는 노년기 건강에 무척 해롭습니다. 반대로 치유된 애도, 돌봄을 경험한 애도, 지지가 높은 애도 등은 건강에 유익합니다. 배우자와 사별(死別)이 노인 심혈관 질환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영국 런던 성 조지대학교 샤와 캐리 연구팀은 지난해 연구를 통해 “예상하지 못한 배우자와의 사별이 노인사망률을 증가시킨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갑작스럽게 배우자의 죽음을 겪은 노인들은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1년 내에 사망할 위험이 1.61배 높았고, 또 만성질환으로 배우자와 사별한 노인들도 일반 노인보다 사망위험이 1.21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사별자들의 빈곤이나 노화는 당사자들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우울증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실제로 노인 집단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배우자의 사별이 스트레스와 우울에 밀접한 영향을 준다고 보고했습니다. 사별을 극복하고 건강하게 살려면 건강문제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사별 후 우울증을 겪는다면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고, 의료진에게 적극적으로 상담을 요청해야 합니다.

배우자 사별 노인의 애도 문제

이미 사별 전 부부친밀감 정도에 따라 사별 후 애도반응이 서로 다르게 나타난다는 보고를 앞에서 언급한 바 있었습니다. 긍정적인 부부관계가 노부부들의 우울증을 낮추고, 친밀감 및 정서적 지원과 자아존중감의 향상을 도모하여 내적인 심리적 안정감을 가져오는 반면, 정서적, 사회적으로 중요한 유대관계의 소멸은 오히려 강력한 심리적 반응을 일으킨다는 것입니다. 연구에 의하면 배우자와 화목할수록 배우자 사별 후 적응과정에서 홀로 남겨졌다는 외로움이나 죽음에 대해 불안감을 크게 느끼게 되어 부정적 감정을 더 많이 느끼게 된다고 하였습니다. 부부관계가 악연인 경우는 배우자 사망이 오히려 얽매여 있는 삶에서의 독립과 새로운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는 해방, 그리고 새로운 삶의 전환기로 받아들이는 계기가 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사별 전 부부친밀감이 높을수록 우울감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사별 전 배우자와의 친밀감은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고, 사별 전 친밀감이 높은 집단이 낮은 집단에 비하여 이웃 지지가 높은 것으로 확인되어 이웃 지지를 받을수록 자살생각을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되었습니다. 이와 같이 부부친밀감이 사별 후에 남겨진 배우자에게 긍정적 또는 부정적 영향을 주며 각 결과들이 서로 일치하지 않게 보고되고 있기도 합니다.

사별은 나를 죽일 것 같은 아픔을 동반하게 되지만, 때로는 우리 몸 속에 이미 상실에 대한 회복능력이 들어있기도 합니다. 사별 경험은 누구나 피할 수 없는 삶의 일부입니다. 그러기에 만약 회복능력이 없다면 모든 사람들이 여전히 슬픔에 빠져 있을 것입니다. 진정한 애도의 방법 몇 가지를 소개하려 합니다.

첫째로 대화를 많이 하는 것입니다. 소중한 사람을 잃었을 때의 상실감을 사별(bereavement) 반응이라 부릅니다. 사별 반응의 핵심은 애도(grief), 즉 상실에 대한 자연스러운 슬픔입니다. 이런 슬픔의 때에 홀로 침묵하는 것은 좋은 애도가 아닙니다. 주변의 가족이나 친구들과 대화를 시작해야 합니다. 처음에는 어렵지만 대화는 분위기를 바꾸는데 상당한 영향을 줍니다. 애도를 다루는 건설적인 방법은 표현하는 것입니다.

둘째로 비슷한 또래 집단을 찾는 것입니다. ‘관계 맺기’ 입니다. 이미 앞에서 고찰했듯 사별과 사회적 지지집단은 사별의 아픔을 이기는데 매우 중요한 관련이 있습니다. 여러 사회적 지지 집단 가운데 그래도 나를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는 그룹은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입니다. 배우자 사별 이후 적응하도록 만드는 것은 사회적 지지라고 연구결과가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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