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인 연재】 노년 사별자 스트레스 두 배 이상 높아

  • 입력 2020.04.01 10:46
  • 수정 2020.04.0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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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별자 가족 돌봄 사역(6)

최종인 목사, 평화교회담임, 성결대, 중앙대석사, 서울신대박사, 미국 United Thological Seminary 선교학 박사, 공군군목, 성결대학교, 서울신학대학교 외래교수
최종인 목사, 평화교회담임, 성결대, 중앙대석사, 서울신대박사, 미국 United Thological Seminary 선교학 박사, 공군군목, 성결대학교, 서울신학대학교 외래교수

세상에서 많은 사별을 경험하지만, 가족과의 사별, 특히 배우자의 사망과 그로 인한 사별은 한 개인이 생애과정 동안 겪을 수 있는 가장 불행한 사건 중의 하나일 것입니다. 사별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지만 남겨진 사람은 배우자 사망으로 인한 슬픔, 우울, 불안 등 심리적 어려움을 겪으며 사별 후 달라진 물리적, 사회적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과제를 갖게 됩니다. 특히 수십 년간 함께 살아온 배우자와의 사별과 같은 심각한 1차적 관계의 단절 위기를 경험한 노인의 경우에는 노년기라는 발달단계에서 경험하게 되는 신체적 변화 등과 같은 다른 위험요소들과 동시에 노출되기 때문에 보다 많은 관심이 요구됩니다. 특히 자살 사별자 가족들은 최우선적 돌봄의 대상이 되어야 합니다. 그들은 가족과 사별 이후 슬픔, 죄책감, 분노 등 복합적 감정을 갖고 살아가기 때문에 위험 인자가 높습니다.

그 동안 사별이 남겨진 사람의 삶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다방면에서 진행되어 왔었습니다. 사별은 남겨진 배우자의 우울, 슬픔, 근심 등의 부정적 정서를 높이며, 변화된 사회적 관계와 삶에 대한 힘겨운 적응기간을 발생시킨다고 합니다. 또한 사별은 음주 같은 부정적 건강행동을 발생시키고 궁극적으로는 신체건강에까지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발견되었습니다. 가족해체를 경험한 남녀의 육체적 건강 및 정신적 건강, 삶의 질 수준 등이 모두 열악하게 나타났고, 또한 배우자 동거 남녀에 비해 배우자와 사별 혹은 별거상태에 있는 여성이 경제적으로도 상대적으로 빈곤하였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배우자 사별 노인에 대한 기존의 연구들을 보면 대개 배우자 사별은 남아 있는 배우자에게 심리, 정서적 측면에서 부정적 결과를 가져올 뿐만 아니라 소득감소, 사회적 관계의 축소 등 경제, 사회적 측면에서도 커다란 변화를 주기 때문에 노년기의 중대한 스트레스 사건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네덜란드 유트레흐트대 연구팀은 배우자 등 근친과의 사별이 육체적, 정신적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10년간의 논문을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남편과 사별한 여성의 경우 남편을 잃은 후 사망할 위험이 17%, 아내와 사별한 남성의 경우 아내를 잃은 후 사망할 위험이 21%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같은 사망위험은 사별 직후 초기 몇 주간 가장 높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감소하는데, 아내를 잃은 남성이 자살할 위험은 세 배 높은 반면, 여성들은 남편과 사별 후, 자살 위험이 증가하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배우자를 사별한 노인과 그렇지 않은 노인을 비교해 보더라도 배우자를 사별한 노인이 더욱 다양한 위험에 노출되며, 이러한 위험은 남아 있는 배우자의 삶의 질에 심각한 영향을 끼친다고 보고합니다. 예컨대, 배우자가 없는 노인들은 배우자가 있는 노인들보다 외로움이나 경제적 어려움, 역할 수행의 어려움, 대화상실 및 정신적 의지의 상실 등을 경험하며, 이로 인해 높은 우울증상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배우자의 죽음은 노년기에 경험하는 가장 충격적인 사건일 가능성이 큽니다. 처음에는 믿을 수 없는 일로 여겨지지만 그 영향은 너무 크게 나타나는 것입니다. 상실로 인한 슬픔이 우울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그런 슬픔을 이겨냈다고 해도 망자에 대한 그리움과 심리적 영향은 그대로 남아 회복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더구나 노년기 우울증상은 적절한 개입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자살생각 등 다른 심각한 문제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매우 높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배우자 사별 노인에 대한 관심이 많지 않았습니다. 노인들을 포함해서 사별자 가족의 정신건강은 중요합니다. 교회는 늘 관심을 갖고 그들을 주목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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