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인 연재】사별자 가족에 대한 애도의 과정

  • 입력 2020.03.25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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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별자 가족 돌봄 사역(5)

 

최종인 목사, 평화교회담임, 성결대, 중앙대석사, 서울신대박사, 미국 United Thological Seminary 선교학 박사, 공군군목, 성결대학교, 서울신학대학교 외래교수
최종인 목사, 평화교회담임, 성결대, 중앙대석사, 서울신대박사, 미국 United Thological Seminary 선교학 박사, 공군군목, 성결대학교, 서울신학대학교 외래교수

사별 가족을 지원하려는 목회자들은 가족들이 충분히 애도의 기회를 갖도록 도와야 합니다. 먼저 애도의 과정을 이해함이 우선일 것입니다. 상실을 경험한 사람이 충분히 애도하기를 위해서는 최소한 1년의 기간이 필요하다고 보며, 3년이 지나야 애도가 완성될 수 있다고 봅니다. 물론 슬픔의 정도와 기간은 경험자와 상실의 성격에 따라 다를 수가 있습니다. 애도의 기간 동안 목회자들은 슬픔의 감정의 흐름이 막혀 고통을 받고 있는 사별가족들이 자유롭고 충분히 슬픔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안내해야 합니다.

맨셀 패티슨(E. Mansell Pattison)은 애도의 과정에는 세 가지의 국면이 있다고 주장합니다. 먼저, 급성 단계가 있고, 둘째는 만성 단계가 있습니다. 두 국면에서 환자는 죽음의 두려움을 표현하게 됩니다. 특히 버림받음, 자기조절 능력의 상실, 고통과 고난, 인격적인 자기정체성의 상실에 대한 두려움을 표현하게 됩니다. 그리고 셋째 말기 단계는 환자의 철회(withdrawal)로서 구분되며, 이 단계는 퀴블러 로스 이론의 마지막 단계인 순응을 참고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레인저 웨스트버그(Granger Westberg)는, 퀴블러 로스와 같은 맥락에서 호스피스 및 임종 목회자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하여 상실로 인한 슬픔의 과정을 열 단계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1) 충격상태에 빠진다. 2) 감정을 표현한다. 3) 우울하고 외로움을 느낀다. 4) 신체적 고통 증세를 경험할 수 있다. 5) 공황상태에 빠질 수 있다. 6) 상실에 대한 죄책감을 느낀다. 7) 분노와 원망으로 가득 찬다. 8) 돌아가지 않으려고 저항한다. 9) 희망이 점점 다가온다. 그리고 10) 현실을 긍정하려고 애쓴다. 웨스트버그에 의하면, 비애의 열 단계는 때로 순서대로 일어나는 것은 아닐지라도, 상실을 경험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거치게 되는 정상적인 과정으로 이해된다고 봅니다. 웨스트버그는 비교적 복합적이고 포괄적인 슬픔의 감정과 행동을 묘사하고 있기 때문에, 돌봄을 수행하는 사람들이 애도의 과정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데이비드 스위처(David K. Switzer)는 애도의 핵심 감정인 불안과의 역동성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스위처에 의하면, 불안이란 본질적으로 중요한 타인으로부터의 분리에 대한 공포 반응이 됩니다. 스위처와 마찬가지로, 에리히 린데만(Erich Lindemann)은 슬픔에 잠긴 사람을 도와서 비애를 극복하고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함을 역설하고 있습니다. 린데만은 슬픔을 회피되어야 할 병리적인 것이 아닌 삶에 필요한 어떤 것, 즉 '일' 'work)로써 규정하고 있습니다. 린데만에 의하면, 심각하고 갑작스러운 슬픔이나 비애는 다섯 가지의 요소들, 즉 1) 신체적 고통, 2) 죽은 사람의 이미지에 대한 정신적 사로잡힘, 3) 죄의식, 4) 분노 그리고 5) 행동의 일상적 패턴의 상실 등을 포함합니다. 한편 윌리암 워든(William Worden)은 애도 과정 속에 있는 사람이 적절하게 감당해야 할 네 가지 과제를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습니다: 1) 상실의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 2) 비애의 고통을 감내할 것, 3) 떠난 사람이 부재한 환경에 익숙해질 것, 4) 상실을 인격적으로 극복하고 새로운 삶에 정진할 것 등입니다.

바흐만의 애도 다루기

목회 상황중에 다양한 요구를 받게 되지만, 특히 애도 상황을 어떻게 다루는가는 목회자에게 중요한 과업입니다. 최재락은 “사별과 목회 상담”에서 애도자가 애도 작업을 원만하게 수행하지 못하면, 다음과 같은 왜곡된 심리적 측면들을 경험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1) 갑작스러운 죽음에 직면했을 때, 충격적인 상태에서 애도 과정이 중지되며, 신경증이나 정신질환 증상을 보인다. 2) 슬픔을 느끼거나 표현할 수 없다. 3) 사별 직후에 느끼는 지나친 두려움과 고인이 고통 받았던 병과 같거나 그와 비슷한 증상을 나타내 보인다. 4) 사별을 경험하는 사람이 지나치게 다른 사람으로부터 자신을 분리시키려는 한다. 그리고 5) 자학적이고 자기 파괴적인 행동을 보인다 등입니다.

따라서 목회자들은 사별 가족들이 경험하는 애도 상황을 잘 다룰 수 있어야 합니다. 종교심리학자이며, 루터교 목사로 병원 원목을 지냈고, 목회와 애도, 장례에 대한 많은 연구를 한 찰스 바흐만(C. Charles Bachmann)은『목회적 돌봄을 위한 애도 다루기』라는 책에서 애도자와 목회자와의 관계를 잘 설명해 주고 있어 도움이 됩니다.

1) 교구 신자들은 목회자의 방문을 예상하고 있다. 그가 애도 상황을 다룰 때 평정을 되찾고 심리적, 육체적 균형으로 돌아갈 것을 기대한다.

2) 사별 가족들을 만날 때 목회자의 이미지는 위로하고 단절된 관계를 회복하러 오신 하나님의 영을 예시하는 이미지다. 이것은 목회자의 독특한 책임인데 하나님은 당신의 자녀들의 가장 위태로운 시기에 그들을 버리지 않는다는 이미지를 상징한다.

3) 목회자가 사별 가족과 가졌던 관계는 애도 위기에서 얼마나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지 결정한다. 애도의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목회적 임무는 애도자의 상실된 관계를 다시금 회복시키고 유지시키는 것이다.

4) 목회자가 실제 필요할 때는 장례중간 보다 장례가 끝난 후, 사별 가족들이 균형회복과 새로운 관계를 위해 애쓸 때, 그리고 모든 양면성과 직면할 때 온다.

5) 목회자가 신학교에서 애도자를 돕는 훈련을 받았다면 그는 행운아이다. 대부분 목회자들은 애도 목회의 과정이 무시되거나 신학교의 과목에서 누락되어 훈련의 기회를 갖지 못했다.

나는 바흐만의 책을 보면서 많은 가정들의 장례에 참여한 경험이 있기에 깊이 동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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