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최원영목사 칼럼] 공유경제(Sharing Economy) 시대 교회 공간나눔

  • 입력 2020.07.28 18:56
  • 수정 2020.07.29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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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로 승부하는 소유의 시대는 끝났다"

최원영목사, 본푸른교회담임, 본헤럴드대표, (춘천)변화산기도원협력원장, 서울신학대학교신학박사.  저서로는 주기도문외 다수.
최원영목사, 본푸른교회담임, 본헤럴드대표, (춘천)변화산기도원협력원장, 서울신학대학교신학박사. 저서로는 주기도문외 다수.

"공유개념"

세상은 새로운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반짝이는 단어들을 쏟아놓고 있다. 그 단어들 중에 우리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 있는데 공유개념이다.

공유 개념은 2000년대 초부터 주목받았는데, 대표적인 사례로 미국의 차량 공유 서비스인 우버(Uber)와 숙박공유 서비스 에어비앤비(Airbnb)가 새로운 비즈니스 시장을 열었다. 공유경제란 물건을 소유하는 개념이 아닌 서로 빌려 쓰는 경제 활동이라는 의미로 2008년 하버드 대학 로렌스 레식(Lawrence Lessig) 교수는 새로운 비즈니스 틀을 공유라는 개념으로 정리했다.

현재 공유 개념은 단순하게 장소를 함께 쓴다는 개념을 뛰어넘는 포괄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재화나 공간, 경험과 재능을 다수의 개인의 협업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고 나눠 쓰는 온라인 기반 개방형 비즈니스 모델을 일컫는 말이다. 독점과 경쟁이 아니라 공유와 협동의 알고리즘이라 할 수 있다.”

 

"소유의 개념은 끝났다"-제러미 리프킨

미래학자 중에서 공유경제를 예찬하는 대표적인 인물인 제러미 리프킨(Jeremy Rifkin)소유의 시대는 끝났다고 주장한다. 2014년 출간한 한계비용 제로사회(The Zero Marginal Cost Socity)에서 미국인의 약 40%가 이미 공유 경제에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자본주의 시스템은 막을 내려가고 대신 협력적 공유 사회가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유경제는 생태학적으로 가장 효율적이며 지속 가능한 경제로 가는 지름길이다고 했다.

공유경제시대 플랫폼 개념은 우리 시대를 아우르는 중심 개념이다. 사회는 공유라는 공동체 개념을 비즈니스로 발전시킬 뿐 아니라 서로 협력의 정신을 통해 협동조합, 사회적 기업, 재생 에너지, 비영리부분, 피어 투 피어(P2P) 등 공유경제의 발전 속도가 놀라울 정도이다. 어쩌면 공유라는 개념은 교회에서 가장 잘 어울리는 단어이고 교회가 선교적인 차원에서 먼저 사회에 내놓아야할 선교적 개념이다.

     "교회: 공간과 인적 자원의 공유 시대 문 열다"

코로나 이후 교회에서도 새로운 대안적 성격의 협력선교의 방안들이 모색되고 있고, 실질적인 연합의 정신을 만들어내고 있다. 교회를 내 교회라는 특별한 성역으로 생각하던 견고한 틀이 서서히 무너지면서 감사하게도 공간과 인적 자원의 공유 시대의 문을 열고 있다.

        

"수축사회에 대한 시대적 인식 필요"

교회의 공간을 공유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첫째, 수축 사회에 대한 시대적 인식이다. 성장시대의 단물을 기대할 수 없는 시대에 훅 들어갔다. 경제도 고속성장을 멈추었다. 교회도 폭발적인 성장도 헌금도 줄고 있다. 교회의 미래를 예측하는데 그리 어려운 숙제는 아니다. 결국 살아남는 길이 있다면, 비대해진 불필요한 규모를 줄이며, 인적자원의 효율적인 은사 재배치와 공간과 재화의 효율성을 창조하는 대 수술이 필요하다. 긴 수명과 저성장 시대의 수축 사회는 당연한 현실이다. 성공신화에 발목이 잡힌 분들에게는 수축하면 믿음의 반대말로 받아들이기 쉽다. 수축을 패배로 받아들여서는 안된다. 수축이란 단어를 부정적 이미지로 받아들이지 말고 우리 시대를 살아가는 지혜이며 한정된 자원의 효율성과 생태학적 환경을 지키는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방식으로 이해하면 좋겠다.

 

"교회는 건물이 아니다"  

둘째는 교회는 건물이 아니다. 교회는 사람이 성전이다. 교회를 성전이란 건물 개념에 몰두하면 함께 공유할 수 없다. 교회를 함께 사용하는 것이 예수님의 정신이다.

예수님이 가르쳐주신 주기도의 첫 번째 문장을 보면,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라고 부른다. 기도의 대상인 하늘에 계신 아버지는 우리 아버지라고 가르쳐주셨다. ‘만의 아버지가 아니라 우리모두의 아버지이다. “우리라는 말에는 공동체적 의미를 포함하고 있고, 보편성과 우주성을 내포하고 있다. 우리가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라는 기도를 드릴 때, 우리는 모든 욕심과 질투와 미움과 인간적인 감정을 다 내려놓고 나와 당신은 같은 하나님의 자녀인 것을 고백하는 것이다.

 

"교회는 '나'만의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것"-주기도문의 정신

교회란 무엇인가? 하늘 아버지를 함께 예배하는 곳이다. 나만의 교회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교회이다. 이런 차원에서 건물을 소유한 교회들은 비싼 임대료로 교회 유지가 어렵고 힘든 이웃 교회들에게 우리라는 신학적 포용성으로 공간을 공유한다면 재화의 낭비를 줄일 뿐 아니라 우리는 하나라는 보편적 공교회의 모습을 회복할 것으로 본다.

"예배당을 공유합니다"

경기도 김포에서 하나의 예배당을 6 교회가 공유하면서 시간 간격을 두고 예배를 드리고 있다. 아름다운 교회 일치 운동이다.

페북에 김인호목사(추수교회)예배당을 공유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대상교회 기준을 성인 교인 20명 내외의 건전한 교회이며 교단은 불문한다고 했다. 왜 예배당을 공유하는가? 그 이유를 밝혔다. “교회는 건물이 아닙니다.”, “성도들이 예배하는 곳은 어디나 예배당입니다.” 그의 신학적 정신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기본적인 것들이다. 그러나 실천은 신앙의 결단이 필요하다.

성도들이 힘들게 낸 헌금과 선교비로 지원 받은 헌금이 모두 임대료로 지불한다면, 그것을 성도들뿐만 아니라 하나님도 기뻐하실까? 또한 건물을 한 주간 깨끗하게 보관된 상태로 두었다가 주일에만 사용한다면 그것을 하나님이 좋아하실까? 우리는 깊이 생각해야 할 시간이 되었다.

지구촌 생태 자원과 개교회의 재원은 항상 넉넉한 것이 아니다. 한정되어 있다. 한정된 자원과 재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공유에 있다면 과감하게 교회 문을 열고 다양한 협력 방안을 만들어 내는 것이 21세기 선교의 한 틀이라고 볼 수 있다.

건물로 승부하는 소유의 시대는 저물어 가고, 함께 하는 공유의 시대가 이미 다가왔다. 새시대에 걸맞는 새포도주는 새부대에 담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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