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사역자에게 고하는 말씀 (62)

한명철 목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은혜와 평강교회를 담임하며 30권의 저술과 글쓰기를 통해 복음 사역에 애쓰는 목회자다.
한명철 목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은혜와 평강교회를 담임하며 30권의 저술과 글쓰기를 통해 복음 사역에 애쓰는 목회자다.

당신이 성소를 지키는 한 등불은 꺼지지 않는다.

오늘 세상의 모든 빛이 사라지고 어둠이 온 세상을 캄캄케 만들지라도 하나님이 교회에 세운 진리와 생명의 등불은 꺼지지 않고 그 밝은 빛을 비춘다. 많은 교회가 그러지 못한 시대라 할지라도 원형의 교회가 그러하기에 그와 닮음의 핵을 지닌 교회는 그렇다. 강한 바람에 가물거리면서도 마지막 빛을 포기하지 않는 것은 여호와의 등불이 지닌 본래적 생명의 강인함 때문이다. 건강한 교회는 이 빛을 반사할 수 있다. 어둠과 공존할 수 없는 빛의 성격상 세상 속에 거하나 세상에 결단코 속할 수 없는 교회가 이 빛의 전달자가 될 수 있다. 교회가 다시 한 번 자신을 더럽힌 세속성을 말끔히 걷어내고 세상을 천래의 거룩한 사랑으로 껴안을 수만 있다면 세상은 교회 내부로부터 뿜어져 나오는 빛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교회의 교회다움, 그 진정한 거룩함은 세상을 도피하지 않음에 있고 그 탁월함은 세상을 사랑으로 보듬는데 있다. 이것이 주님께서 세상을 찾아오신 성육신의 의미에도 부합된다. 교회는 세상에 충만해야 한다. 빛이 어둠의 전신을 파헤쳐가듯 교회는 죄가 있는 곳이면 어느 곳이건 왕성한 가지를 뻗쳐야 한다. 죄가 더한 곳에 은혜가 넘치게 마련이다. 세상이 어두워갈수록 세상의 등불인 교회도 밝은 빛을 뿌려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 땅에 주님의 교회가 더 많이 세워져야 한다. 문제 있는 교회가 많아져도 건강한 교회도 그만큼 늘어나기 때문이다.

온 세상에 가득한 교회들은 하나님의 등불을 담을 수 있는 등잔이다. 등잔마다 거룩한 등불이 제 빛을 발할 수 있도록 당신 자신이 촛대가 되고 기름이 되어야 한다. 저마다 영혼의 등잔에 빛의 본체이신 그리스도를 모시고 합력하여 빛을 보탤 때 그 빛은 그 누구도 감당 못할 거대한 불빛덩어리가 되어 세상의 주변과 중심을 낱낱이 밝힐 것이다. 촛불의 영광에서 횃불의 영광으로, 별빛과 달빛의 영광에서 햇빛의 영광으로 그리고 거룩한 영광의 광채로까지 나아가는 당신의 존재와 삶이 되어야 한다.

당신이 성소를 떠나지 않는 한 성소의 등불은 꺼지지 않는다. 당신이 순결한 기름을 계속 공급하는 한 거룩한 등불은 성소를 능히 밝힐 것이다. 당신이 빛의 자녀로서 빛 안에 거하는 한 어둠을 부수는 빛의 능력은 사라지지 않는다. 여호와의 등불이 꺼지지 않는 한 세상은 절망 너머의 세계를 바라보며 하늘로부터 들려올 한 소리를 기다릴 수 있다. 성소의 등불이 성소의 안팎을 밝히는 한 하나님은 세상을 포기하지 않으신다. 영원한 구원에 대한 약속이기도 한 이 등불은 절망의 시대에 끈질긴 소망의 불씨로 남는다.

우리 각자가 여호와의 작은 등불로 세상을 환히 밝히는 위치에 머물러야 한다. 크고 작은 교회들, 크다 작다 일컬어지는 이 땅의 숱한 사역자들이 자신들의 크기에 우쭐대거나 주눅 들지 않고 하나님의 뜻이라는 큰 그림으로 수렴될 때 우주에 충만한 어둠이 감당할 수 없는 빛의 원만함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크고 작거나 넘치고 부족함은 충만을 거부했던 세상이 존립해가는 오묘한 이치이다. 작은 것이 없고야 어찌 큰 것이 있을 수 있으랴! 큰 불을 일으키는 것은 커다란 횃불이 아니라 작은 불씨 하나이다. 너와 나의 작은 불씨가 모여 불꽃을 지피게 하고 타오르는 횃불의 섬광을 이루게 한다. 당신은 아직 사그라지지 않았다. 당신 속에 거하시는 성령의 밝은 빛이 당신의 영혼을 감싸고 있는 한 당신은 아직도 뜨거운 불씨이다. 하나님의 황금 촛대를 찬란히 빛나게 하는 귀한 등불이다.

아직도 이 땅에는 거룩한 자녀들이 존재한다. 밤새워 교회의 한 모퉁이를 기도의 등불로 밝히는 존귀한 성도들이 있다. 불순종하는 시대에 순종의 자녀로 엎드리며 패역한 시대에 온유한 자가 되어 촛불처럼 자신을 태움으로 세상을 밝히고자 하는 의의 백성들이 남아 있다. 그들은 그냥 남아있지 않다. 남은 자로 남아있다. 쭉정이가 날아간 자리에 알곡처럼 남아 있다. 염소가 휘젓고 간 우리에 온순한 양떼로 남아 있다. 살 길을 찾아 넓은 길로 휩쓸려 갈 때에도 죽음의 길인 줄 알면서 좁은 길을 고집하는 반석 같은 영혼들로 엎드려 있다. 보배로운 이들 까닭에 하나님이 이 세상에 심으신 거룩한 등불은 계속 타오르고 있다.

하나님은 당신의 영혼이 큰 위기에 처할 때마다 등불의 심지를 타오르게 하신다. 당신의 삶이 곤고함에 짓눌릴 때마다 희망의 등불을 보존해주신다. 당신이 참 하나님의 자녀일진대 당신이야말로 세상을 비추는 이 시대의 마지막 등불이다. 당신이 몸담아 믿음 생활을 하고 있는 거룩한 공동체야말로 타락한 교회의 꺼져가는 심지에 불빛을 일으켜 세울 거룩한 불씨이다. 특별한 어떤 사람이 아니다. 성도 한 사람 한 사람이 참으로 존귀한 하나님의 등불이다. 당신이야말로 온 세상을 변화시킬, 하나님이 세우셔서 기쁨으로 사용키 원하시는 능력의 도구이다.

천지를 뒤덮은 흑암 속에서도 작은 불씨 하나이면 족하다.

빛은 사라져도 아직 등불은 꺼지지 않았다. 세상천지의 등불이 심지가 다 타들어갔어도 마지막 등불의 심지는 아직 자신을 태운다. 이 마지막 등불은 하나님의 교회이다. 하나님의 사람이다. 결코 사그라질 수 없는 시대의 불씨이다. 씨앗이 다 썩어버려도 종자만 살아있으면 씨앗을 퍼뜨리기에는 충분하다. 기타 줄이 다 끊어져도 한 줄만 있으면 연주는 가능하다. 마지막 줄마저 끊어진다면? 기타 치는 시늉이라도 내야 한다. 빛에는 그런 의지가 있다. 죽여도 아니 죽을 그런 끈기가 있다.

불사조가 왜 불사조인가? 아무리 죽여도 죽지 않기 때문이다. 환상 속에 불사조가 존재한다면 믿음 안에서 불사조가 왜 안 될 말인가? 주님께서 부활하심으로 얻은 생명은 불사의 생명이다. 당신에게는 다시 죽을 수 없는 부활의 능력이 속에서부터 꿈틀거린다. 그렇지 아니한가? 불사의 목을 지닌 히드라도, 시시포스의 끝없는 오르내림도 믿음 안에서 비상하는 불사조의 날갯짓을 능가할 수는 없다. 당신 스스로 포기해도 당신 안에 내재한 거룩한 빛은 본연의 빛을 끝까지 지킨다.

 

, 하나님이여! 일렁거리는 촛불이 되렵니다. 촛농이 녹아 자신을 죽여가면서 끝까지 빛의 자리를 지키는 촛불이 되렵니다. 꺼져가는 심지를 그냥 내버려두실 주님이 아니심을 압니다. 저의 심지를 갈아주옵소서! 저의 심지(心志)는 너무 얕았습니다. 그래서 자주 흔들렸습니다. 그것이 제 심지까지 빨리 태울 줄은 몰랐습니다. 저의 심지를 굳게 하겠사오니 다 타버린 제 심지를 새 것으로 갈아주옵소서! 두터운 심지(心地)로 타들어가는 심지(燭心)를 지키겠습니다. 부활의 능력을 옷 입히듯 그렇게 새로운 심지를 심어주옵소서! 이제는 흔들림 없이 타오르렵니다. 주저하지 않고 제 몸을 태우렵니다. 자신을 태워 세상을 밝히는 것이 세상의 빛 되어 한 줌의 재가 되기까지 남김없이, 아낌없이 자신을 태우신 주님의 제자 됨을 이제는 알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믿어 주옵소서! 등잔에 가린 빛이 아니라 바람에 자신을 드러낸 촛불이 되렵니다.

 

도시 전체가 정전으로 인해 흑암 천지가 되었을 때 어디선가 깜박이는 불빛 하나만 있으면 가슴이 후련해진다. 그 작은 빛을 신호로 해서 여기저기서 불빛이 어둠 속으로 고개를 내밀 때 사위(四圍)는 서서히 빛에 드러난다. 모두가 잠든 밤을 깨우는 것은 새벽의 첫 닭 울음소리이다. 그 울음소리에 화답하여 여기저기서 꼬끼오! 를 외쳐댄다. 개 한마리가 어두운 정적을 깨뜨리면 동네 개가 다 짖는다. 늑대 한 마리의 울음에 온 늑대들이 화답한다.

하나! 작은 하나의 힘이 무섭다. 우리 속에 있는 작은 불빛 하나가 세상을 밝히는 거대한 불길로 변한다. <작은 불꽃 하나가>는 미완의 제목에서 풍기는 궁금함이 있다. 작은 불꽃 하나가 무엇일까? 무슨 일을 할까? 어떤 의미가 있을까? 가사는 이런 궁금증에 당연한 답을 보인다. 빛 되신 주님, 작은 불꽃인 우리, 어두운 세상, 빛을 기뻐하는 만물, 작은 불꽃에서 큰 불로의 변신 등이다.

 

작은 불꽃 하나가 큰 불을 일으키어

곧 주의 사람들 그 불에 몸 녹이듯이

주님의 사랑 이 같이 한 번 경험하면

그의 사랑 모두에게 전하고 싶으리

 

새싹이 돋아나면 새들은 지저귀고

꽃들은 피어나 화창한 봄날이라네

주님의 사랑 놀라와 한 번 경험하면

봄과 같은 새 희망을 전하고 싶으리

 

친구여 당신께 이 기쁨 전하고 싶소

내 주는 당신의 의지할 구세주라오

산 위에 올라가서 세상에 외치리

내게 임한 주의 사랑 전하기 원하네

 

 

꺼지지 않으면 아무리 미세한 등불이라 해도 엄연한 등불이다. 주님의 등잔 위에 켜 있기만 하면 불은 하나님께서 손수 간검(看儉, “보살핌”)하신다. 당신 스스로 비취고자 하기에 당신의 불빛은 시간 전에 소멸된다. 원래 만들어질 때는 충분한 시효였지만 시효가 만료되기 전에 증발하는 것은 자기열심의 열을 가했기 때문이다. 주님의 뜻을 앞서는 열정은 오히려 우리의 삶과 사역을 기한 전에 떨어지는 열매로 만들어버린다. 빛은 스스로를 태우는 것만이 할 일의 전부이다. 세상이 너무 어둡다고 목을 길게 늘려보았자 바람에 기운을 빼앗길 뿐이다. 빛의 밝기를 조절하는 것은 하나님의 몫이시다. 다만 비추기만 하라! 하나님께서 비추시는 동안, 비추시는 만큼 하나님의 빛이 되어 세상을 비추라!

저작권자 © 본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