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 합기도, 영어를 가르칠 수 있으니 도움이 필요한 곳이 있으면 연락을 주시오."
충남 홍성군 광천읍의 작은 마을에 16년째 소외된 아동들을 돌보는 외국인이 있다. 말총머리에 푸른 눈을 한 호주 출신 데이비드 팝지(David Pubg). 사람들은 그를 데이비드 송 선교사라고 부른다. 데이비드 송 선교사는 매일 아이들 사진을 보고 이름을 부르며 기도한다. 데이비드가 한국에 온 건 1972년이었다. 태권도를 배워 호주에서 태권도 사범으로 아이들을 가르쳤다. 그는 한국 아이들에게 자신이 배운 걸 가르쳐주면 좋겠다는 생각에 한국 사회봉사단체에 메일을 보냈다. "태권도, 합기도, 영어를 가르칠 수 있으니 도움이 필요한 곳이 있으면 연락을 주시오." 3개월 만에 홍성군 광천읍 아동양육시설에서 회신이 왔다. 그는 그 길로 한국행 티켓을 끊었다.
그는 "아이들이 부모의 학대나 방임으로 시설에 올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까워 '하나님, 사랑받아야 할 아이들을 왜 이렇게 내버려 두십니까?' 이렇게 부르짖었는데 그때 하나님께서 '네가 저들에게 사랑을 전하라!'는 마음을 주셔서 사명으로 알고 한국에 정착했습니다."라고 말한다. 지금껏 데이비드 선교사가 돌본 아동은 40명 정도이다. 그들 중에는 장성해서 대학을 졸업한 친구도 있고, 결혼한 친구도 있다. 데이비드 선교사는 "아이들에게 전하고 싶고, 아이들이 알았으면 하는 메시지는 '너는 사랑 받고 있다.'라는 단 한 마디의 말입니다."라고 말하며 이렇게 강조한다.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정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경우를 봤습니다. 사랑받지 못한다고 생각하고 그 이유를 자기 때문이라고 여깁니다. 그러나 아닙니다. 아이들은 사랑받고 있습니다. 내가 아이들을 사랑하고, 또 하나님께서 아이들을 사랑하십니다."
자비량 선교사라 넉넉지 못한 재정에 주변에선 다른 일을 하면서 봉사하라고 조언하지만, 그는 단호하게 말한다. "돈을 버는 것보다 아이들 돌보는 게 더 중요합니다." 사실 노동 비자로 바꿔 일하면 돈을 더 벌 순 있다. 하지만 그만큼 아이들과 만나는 시간이 적어지기 때문에 그러지 않았다며 "사랑은 동사입니다. 나는 그저 하나님의 사랑을 행함으로 보여줄 뿐입니다. 하나님이 우릴 사랑한 것같이 우리도 서로를 사랑하면 좋겠습니다." 라고 말한다. 데이비드 송 선교사의 모습이야말로 진정한 그리스도의 일꾼이 아닌가?
고린도 교회에 침투했던 거짓 사도들은 자신을 그리스도의 일꾼이라고 내세우며 자랑했다. 하지만 그들은 진실한 그리스도의 일꾼이 아니었다. 그리스도의 사도로 가장한 자에 불과했다. 바울은 그들이 그리스도의 일꾼이라고 속이고 자랑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가를 경고한다. 그리스도의 일꾼은 자기를 내세움이 아니라 주를 위한 힘씀과 애씀이 있어야 한다. 거짓 사도가 그리스도의 일꾼이라면 바울은 아주 탁월한 그리스도의 일꾼이다. 바울은 고린도 교인들에게 자신이 그리스도의 일꾼인 것을 나타내는 증거를 제시하였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그리스도의 일꾼으로 세움받은 사람이다. 그러기에 거짓된 일꾼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참된 일꾼이 되어야 한다.
사도 요한의 제자 폴리캅(Polycarp) 주교는 초기 기독교의 대표적 순교자였다. 요한계시록에 등장하는 서머나교회의 감독인 폴리캅은 자기를 체포하러 온 로마 군병들을 대접하고 그들을 위해 기도한 뒤 화형대 앞에 섰다. 호민관이 폴리캅에게 "지금이라도 배교하면 살려주겠다."고 회유했다. 그러나 그는 마지막까지 당당하게 말했다. "지나간 팔십 육년 동안 그리스도를 섬겨왔지만 주님은 한 번도 나를 모른다고 하지 않았소. 그런데 내가 어찌 나의 왕이오, 나의 구주이신 그리스도를 부인할 수 있겠소?"라며 장작더미에 스스로 올라갔다. 그리고 자신의 화형을 집행하는 형리에게 두려움 없이 하나님의 심판을 외쳤습니다. "그대들은 한 시간 동안 타다 꺼져버리는 불로 나를 위협하지만, 어찌하여 예비된 심판과 하나님의 영원한 형벌의 불은 모르고 있소?" 폴리캅은 확신으로 가득 차 있었고 은혜가 충만한 모습이었다. 그리스도의 참 일꾼인 폴리캅은 고통이 앞에 있어도 전혀 흐트러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리스도를 위한 고통이 없다면 거짓 일꾼이다
자신은 그리스도의 거짓된 일꾼인가? 그리스도의 참된 일꾼인가?
일꾼의 진정성은 자화자찬을 통해 보여지는 것이 아니라 많은 고난을 당한 모습으로 드러난다. 바울은 고난의 목록을 제시하면서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을 자신의 몸에 채우려함에 목적이 있다고 말한다. 자신이 받은 고통을 나열하면서 거짓 사도에게 이런 고통이 있느냐고 반문한다. 그리스도를 위한 고통이 없다면 거짓 일꾼이다. 힘을 다해 섬겨야 하는 직분임에도 고통을 당한 흔적이 없다면 그리스도의 일꾼이 아니다. 그리스도의 일꾼은 그리스도를 위한 수고와 헌신이 마땅히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리스도의 일꾼은 그리스도를 위한 고통을 감당할 수 있어야 한다. 고통의 흔적이 있는 그리스도의 일꾼이 되시기를 바란다.
그리스도를 위해 수고하며 애쓰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이름에 붙어 있는 호칭만으로는 결코 그리스도의 일꾼이 될 수 없다. 자신은 그리스도의 거짓된 일꾼인가? 그리스도의 참된 일꾼인가? 그리스도를 위해 나서다가 힘이 들면 슬그머니 빠지는가? 교회야 어떻게 되든 말든 관심이 없는가? 어려운 교우들을 돌아보고 있는가? 그리스도의 일꾼처럼 행세하는 거짓 일꾼이 아니라 하나님께 인정받는 참된 일꾼이 되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