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무드는 모두 합해 12천 페이지의 방대한 책이다. 기원전 5백 년부터 기원후 5백 년까지의 구전(口傳)을 모아 10년 동안 2천 명의 학자들이 편찬한 것으로 통상 20여권으로 편찬된 것이 널리 알려진 책이다. 유대인 5천 년의 지혜이며 모든 정신의 샘터라고 할 수 있다. 유명한 철학자나 과학자, 부호, 어떤 작가가 저술한 것이 아닌 순수한 학자들에 의해 문화, 도덕, 종교적 전통이 이어져 기록된 것이다. 어떤 이는 문학적 의미라고 하고, 유대인들의 삶의 기록, 또는 종교적 법전, 역사, 문화의 집합체 등 여러 해석들이 있지만 독자들의 생각과 가치관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백인들은 머리로 표현하고, 동양인은 가슴으로 말한다는 문구가 있다. 바로 이 책이 냉철한 머리와 따뜻한 가슴으로 세상을 이기는 동·서양의 가장 위대한 지혜를 한권으로 엮은 채근담'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탈무드가 꾸준히 읽히는 까닭은 고대에서부터 현재까지 동·서양을 막론하고 공감할 수 있는 삶의 지혜와 명확한 분별력을 담고 있어서다

이 책은 원래 이집트에서 노예상태로 신음하던 이스라엘 민족을 구출한 모세(Mose) 오경(五經)'토라(Torah)'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것은 유대민족이 후손들에게 삶의 지혜를 가르치고 유대민족의 전통을 전승하기 위해서 구전되던 교훈들을 기록으로 정리한 책이기도 하다.

 

●탈무드와 만남

 

내가 처음 탈무드를 접했던 때는 초등학교 5학년 봄방학이었다. 청소년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나온 책 이였지만 가장 어려웠고 난해했던 기억이 생생이 남아있다. 시골에서 5학년을 마치고 서울로 올라갈 때도 이 책을 챙겨갔었다. 그 후 틈틈이 읽었고 군 생활 중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더 두꺼운 탈무드를 정독했었다. 사회생활을 하는 동안 틈틈이 읽으며 성찰과 지혜를 찾게 해 주는 이정표가 되어 주었다.

탈무드는 다양한 주제와 다른 시각으로 수많은 책들이 편찬되었고 읽는 세대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필자가 평범한 직장인으로 책을 읽었을 때와 책임자(CEO)가 되어 탈무드를 다시 들었을 때의 느끼는 감정과 이해는 전혀 다르게 받아들여졌다. 살다보면 어려운 문제에 봉착했을 때, 동료들이나 파트너들과의 이해의 폭을 좁히지 못하고 있을 때마다 나는 이 책의 지혜를 빌리곤 했다. 누구나 한 두 번쯤 이 책을 읽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무심코 다시 한 번 이 책을 접해보라고 권유하고 싶다. 자녀를 훈육하고 있는 부모입장에서, 직장인으로, 사업장의 책임자 입장에서, 누군가를 가르치는 자리에서 또는 순수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 속에서 진지하게 이 책을 정독해 볼 것을 추천하고 싶다. 탈무드를 쉽게 만든 만화책이던지 격언집, 또는 일반적인 주제로 다룬 어떤 것이던지 상관없다.

 

●세상을 이기는 지혜

 

이 지구상에서 가장 위대한 민족은 유대인이라고 말한다. 유대인들은 물질과 정신, 자신들만의 분명한 색깔들을 두루 갖추고 있다. 그들은 세계의 최고 부호 중 절반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노벨상 수상자들을 가장 많이 배출하고 있다. 그들이 이렇게 위대한 민족이 된 것은 '탈무드'를 손에서 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탈무드'가 위대한 이유는 그 내용이 우리의 누구라도 실천 가능한 지혜로 가득 채워져 있다는 점이다. 유대인 속담에 인간이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한 누구에게도 빼앗기지 않는 것, 그것은 지식이다.”라고 했다. 따라서 유대인들은 자식에게 '탈무드'가 말하는 지식과 지혜를 주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부모의 역할이라 믿어 의심치 않고 그대로 따르고 있다. 그들은 이렇게 유대인식 교육법으로 자녀를 키우고 가르침으로서 어느 민족보다 뛰어날 수 있는 우수성과 잠재능력에서 찾았다고 한다. 어려서부터 탈무드를 기본으로 한 교육에 대한 열의가 바탕이 되어 유대민족은 정치, 경제, 과학, 예술, 문학 등 거의 전 분야에서 세계사의 흐름에 영향을 줄 정도로 놀라운 업적을 남긴 많은 인물들을 배출하였고, 그렇게 배출된 인물들은 인류에게 커다란 공헌을 하였다.

예나 지금이나 지혜롭지 못한 사람이 살아남기 어렵다는 것은 진리이다. 지식이 지성을 앞서지 못한 것처럼 지식만으로는 올바른 처신을 할 수 없으며 결코 리더가 될 수 없다. 탈무드의 모든 책의 주된 주제는 단순히 지식의 전달이 아닌 지성과 지혜를 단련시킬 뿐만 아니라 우리를 무한한 진리의 세계로 이끌어준다는 점이다.

어려서부터 자연스럽게 접하는 탈무드는 유대인들에게 위기관리능력과 책임감 그리고 스스로 자립하는 지혜를 배우는 교과서라고 한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위기에 빠지거나 난관에 부닥친 여러 문제들을 독특한 철학과 탁월한 인생관을 빗대어 풀어내고 있다. 책속에는 위인들의 경험담과 유머, 기지 등을 표현하는 기발한 문장들이 읽는 동안 감탄을 금치 못한다

잡다한 생각들이 많아지거나 관계에서 자신이 이기적이다 싶을 때, 이 책은 성찰과 함께 올바른 방향의 이정표를 찾게 해 줄 것이다.

자명
자명

블루애플자산운용주식회사 

CEO & CIO(투자총책임자)

M&A전문가

한국문인협회 회원. 작가 및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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