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명_"고독은 내 삶의 물음표"이다.

출처_위키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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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전체 돈 60% 이상을 움직이는 뉴욕의 중심 맨해튼(Manhattan)은 하루하루가 숨 가쁘게 돌아가고 있다. 맨해튼은 미국에서 가장 인구밀도가 높고 경제중심지로 심장과 같은 역할을 하는 곳이다. 전 세계 주식시장을 다 합쳐야 비교 될 정도로 절대적인 권자를 차지하는 뉴욕 증권거래소와 NASDAQ이 이곳에 있다. 종합미디어 그룹(방송, 신문, 출판 등)들이 집결해 있고, 각 나라의 금융기관들도 여기에 기반을 두고 있다.

1626년까지 이곳의 주인은 인디언들이었다. 당시 세계 무역의 최강자인 네덜란드인들은 모피무역의 거점지로 삼기 위해 인디언들을 꼬드겨 당시 가치로 24달러를 주고 맨해튼을 사들였다. 당시는 화폐기준이 없었던 때라 유리구슬과 단추 몇 개를 지불하는 조건이었다. 유독 땅에 대한 집착이 강한 우리의 사고방식으로 인디언들은 어리석어 큰 손해를 본 것이라고 혹자는 말하곤 한다. 이 세상 그 어떤 유무형자산에는 가치기준이 없다. 그것을 사고 파는 당사자 간의 합의와 필요에 의해 가격은 결정되는 것이다. 그러나 단순한 돈의 가치로 지금 환산해 보면 결국 인디언들의 맨해튼 거래는 수익률로 따져보면 큰 이익이었다. 화폐는 신용거래를 위한 수단이고 반드시 이자를 발생시키기에 돈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화폐가 통용되면서 거래조건인 평균 이자 8%를 복수로 계산해 보면 인디언들이 받은 돈 가치는 현재의 맨해튼 땅값보다 몇 배로 더 늘어났다. 수십억을 능가하는 그림이나 자동차를 사는데 그 돈은 누군가에겐 작은 돈일 수 있지만 어떤 사람에겐 당장 빵 하나를 사야하는 몇 천원이 더 절실하고 전 재산일 수 있다. 어떤 사람에게 1만원은 누군가의 1억보다 훨씬 크고 소중하며 큰돈일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초등학교 때, 선생님의 심부름으로 농협에 갔다가 단박에 내 꿈은 농협직원이 되는 거였다. 능숙한 솜씨로 돈을 센 여직원은 금방 한 묶음의 돈 다발을 자기 책상에 재빠르게 넣는 것이 아닌가. 나도 저 직원처럼 농협직원이 되면 엄마를 병원에 모시고 갈 수 있겠다는 생각에 내 첫 번째 꿈은 그렇게 정해진 것이다. 난생 그렇게 큰돈을 첨 본 나는 그 돈이 농협직원의 소유인줄 알았기 때문이다.
평생을 돈과 연관된 일을 해 왔고 변함없이 지금도 같은 일을 지속중이다. 특히 거래의 가치를 계산하고 그 가치가 미래의 기대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가를 결정하는 일은 내 능력의 한계를 수없이 느끼면서도 단절하지 못하고 있다. 

이 세상 모든 사물과 자연의 이치 중 가장 예측이 불가능하고 변심이 빠른 것 또한 돈이 아닐까 단언하고 싶다. 돈은 사랑도 우정도 형제애도 쉽게 갈라놓을 수 있고 원수지간도 쉽게 가깝게 만들어 주기도 한다. 이젠 이런 관계를 유지하고 발전하는 데는 돈은 절대적인 수단이며 동시에 필수적이라는 걸 부인하지 못한다. 결혼 셋 쌍 중 한 쌍은 5년 안에 이혼을 한다는 통계의 원인은 표면적으로는 성격차이가 가장 많지만 사실은 돈이 그 원인이다. 서로 성격이 안 맞아도 경제적으로 안정되어 있으면 인내하고 서로를 맞춰 나간다.

하루가 멀다 하고 뉴스에 나오는 가족동반 자살의 이유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돈의 문제다. 어른으로 성장하면서 학교나 가정 그 누구에게도 돈에 가치와 돈을 얻기까지의 노력에 대한 공부를 해 보지 못한 체 성장하다 보니 조금만 어려움에 닥치면 그것을 극복해 나가기보다 쉽게 포기하고 만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급성장을 이뤄 선진국 반열에 오른 한국이 유독 돈에 대한 집착이 강하고 남과 비교하는 체면문화다 보니 모든 것의 기준은 돈이 되어 버렸다. 

출처_위키백과, 존 P. 캐네디
출처_위키백과, 존 P. 캐네디

세계 지본주의의 메카 미국을 말하는데 이유를 다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전 세계의 돈 60% 이상을 미국이 움직이고 한 나라를 죽이고 살리는데 절대적인 힘을 지니고 있다. 미국의 대통령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게 되는 인물 중 하나가 존 F 캐네디 대통령이다. 혁신의 아이콘이자 미국을 한층 더 새롭게 부각시킨 인물이기도 하다. 또한 미국 명문가의 대표적인 인물도 먼저 케네디 가를 떠 올린다. 미국을 대표하는 케네디 가를 단기간에 명문가문으로 변신하게 해 준 것은 돈의 위력이었다. 캐네디의 아버지 존 P. 케네디는 1920년대 미국이 엄격히 금주 법을 시행하던 때, 시카고 최대의 마피아 대부 샘 지앙카와 손잡고 캐나다에서 밀주를 수입해와 불법으로 거래하면서 돈을 벌었다. 목돈을 쥔 그는 뉴욕으로 진출해 주식 붐이 불던 틈을 타 주가조작 세력과 손잡고 새로운 기법으로 주가를 조작해 큰돈을 벌었다. 다시 눈을 돌린 곳은 영화산업이었다. 우후죽순처럼 난립한 영세한 스튜디오를 모조리 사들인 그는 한 두 개씩 합쳐 영화를 만들고 배급하면서 영화사를 순차적으로 정리하면서 돈을 끌어 모았다. 돈이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불법으로 돈을 번 대표적인 가문의 하나다. 그 돈으로 자녀들을 하버드 대학에 보냈고 명문가 흉내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넘쳐나는 돈으로 기부활동도 하며 하원의원에 당선시켰고, 대통령까지 배출한 명문가로 탈바꿈 한 것이다.

국회를 호령하던 4선 국회의원도 일반석 비행기를 타면 평범한 승객이지만 불법도박장을 해서 돈을 벌어 1등석을 타면 체크인부터 특별한 대우를 받는다. 소신과 어떤 철학으로 평생을 인류를 위해 살아왔어도 돈이 없으면 어디서나 소홀한 대접을 받는다. 지혜와 덕이 아니라 부와 권세를 가진 사람을 인정하고 대접해주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 씁쓸한 생각을 지울 수 없지만 세상은 이미 그렇게 돌아가고 있다. 특히 대한민국의 지금은...

“돈이 전부가 아니다”라고 말하는 사람은 절대 부자가 되지 못한다라고 탈무드에선 말한다. 그건 자신의 부정이자 열등감을 감추기 위한 표현에 불과하다고 탈무드는 지적한다. 돈에 솔직하고 그것을 갈망할 때 부자가 된다고 말한다.

돈과 연관된 일을 해 오면서 돈 때문에 작은 이익으로 관계를 단숨에 단절하거나 인격을 버리는 사람들을 너무도 많이 봐 왔다. 온갖 것이 돈으로 평가되고 측정된다. 돈은 여러 부분에서 성공 여부를 측정할 수 있는 기준이다. 사회가 사람을 돈으로 측정하기 때문에 우리도 자신과 타인들을 그렇게 측정할 수밖에 없다. 아니라고 펄쩍 뛰어도 소용없다.  돈의 가치를 측정하고 또 거래를 하는 내 직업은 참으로 불행하다는 생각을 근자 자주하게 된다. 끊임없는 공부와 고뇌는 늘 생산적이고 선한영향력을 줄 수 있다는 자부심이 있었지만 그 열정이 아주 작아 보이고 소심해질 때가 잦다. 열 가지를 잘 해도 하나를 실수하면 그 잘한 것이 금방 묻혀버리는 곳이 돈의 세계다. 언젠가부터 적어 둔 내 삶의 주제는 ‘고독은 내 삶의 물음표’ 였다. 우리가 가는 이 길은 결국 순례와 같다. 


자명
자명

●블루애플자산운용주식회사
●블루애플리츠펀드운용주식회사
●CEO & CIO(투자총책임자)
●한국문인협회 회원. 작가,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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