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은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말씀하신 내용을 기록한 책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에게 말씀하십니다. 그것은 신비주의적인 방식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가지고 있는 성경을 통하여 말씀하여 주시는 것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개인적으로 받는 것도 성령님께서 하나님의 말씀과 함께 역사하시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말씀에 기반하지 않는 직통계시는 위험합니다. 직통계시라는 것은 자신이 직접 하나님께 계시를 받았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종교공동체에 공론화시키고 자신의 카리스마적 지위를 더욱 공고화하는 데 사용한다면 이것은 분명히 이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매일의 삶 속에서 하나님과 영적 교제를 나누며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비합리적인 생각이나 혼돈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오해하고 살아가지는 않습니다. 매일 성령님을 통하여 우리에게 주시는 말씀으로 인해 감사하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세상에서는 종교는 인간이 신을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약한 인간이 신이라는 존재를 만들어서 신의 도움을 얻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을 합니다. 특히 종교적인 무신론자들이 이런 소리를 많이 합니다.
마르크스는 종교를 "인민의 아편"이라고 주장했고 특히 포이에르 바하는 헤겔의 유신론 철학을 부정하고 유물론을 주장했으며 "인간이 신을 만들었다"는 주장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개신교 신자는 세속에서 말하는 만들어진 신, 즉 죽은 신을 믿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에게 자신을 보여 주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자신을 성경에 계시(revelation)하셨습니다.

성경의 말씀 중에 출애굽기에 보면 모세가 받은 율법이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모세는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 사이의 중재자로서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이 계약을 체결하게 하였습니다. 이스라엘 국가는 하나님께서 통치자이시고 이스라엘이 백성이 되는 것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하나님이 왕이시고 모세가 총리와 같은 사람이고 이스라엘 나라의 헌법은 십계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십계명에는 통치자이신 하나님과 이스라엘 백성의 관계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의 상호관계에 대해 나타나 있습니다. 성경의 율법은 이렇게 대한민국의 헌법과 같이 이스라엘 국가의 고대 헌법이었다고 평가해 볼 수 있습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이스라엘 백성의 헌법에는 생명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생명의 근원이 되시는 하나님과 연관이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신자들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십니다.

대한민국의 헌법의 경우를 보면 성경과 비슷하게 통치권자, 통치권의 샘과 같은 역할을 하는 국민 그리고 국민의 기본권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기본권이라고 하니 “무슨 소리냐” 하고 어려워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사실 우리가 살아가는 삶 자체가 기본권의 영역입니다. 우리는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행동을 합니다. 자신의 가치가 존중을 받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평등하게 대우받는 사회에서 살아가고 싶어합니다. 거주이전의 자유가 있고 집회시위의 자유가 있습니다. 아무도 적법한 절차에 따르지 않고 불법적으로 나의 신체를 구속(拘束)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재판을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이러한 모든 것이 국민의 기본권입니다.


통치권은 사실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것입니다. 교회에서 성도님들에게 위임을 받은 목사님이 위임목사님으로서 교회 성도님들에게 말씀을 선포하고 교회를 치리(治理)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보시면 됩니다.
대한민국의 통치구조는 행정(대통령), 입법(국회), 사법(법원)으로 3권분립이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위에서 말씀드린 대로 국민의 기본권에 관해 규정하고 있습니다. 통치구조에 속하는 국가의 기관은 국민의 기본권을 함부로 침해할 수 없고 국민의 기본권을 실현하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성경의 율법에는 하나님이 최고의 자존자(自存者)이시고 통치자이시지만 인간을 사랑하는 하나님의 모습이 표현되어 있습니다. 인간을 하나님의 형상으로 만드시고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자녀를 출산하여 번성하라”고 하셨습니다. 이 말씀을 볼 때 하나님이 인간을 얼마나 존중하며 사랑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헌법에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인간을 존엄하게 대우하라는 말씀과 일맥상통하는 것입니다.

성경에는 민주주의 규정이 직접적으로는 없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중재자, 대변인을 세우셔서 하나님의 역사를 이루어 가시는 것은 민주주의 이론에서 국민의 대리통치자를 세워서 다스리는 것과 유사합니다.

사실 민주주의의 근원을 그리스의 폴리스 정치에서 찾습니다. 당시 폴리스에서 직접 민주정치를 한 것을 민주주의의 근원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리스 폴리스의 직접 민주주의 사회의 경우에도 지도자가 있었습니다. 국민이 모두 지도자가 되어 다스린 것은 아닙니다. 물론 성경에도 민주주의 선거와 유사한 내용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울이 왕이 될 때 백성들이 선출하였습니다. 제비뽑기 방식과 백성들의 승인이 있었습니다. 이것은 민주주의 요소가 있다고 평가하여 볼 수 있습니다. 그리스의 폴리스의 민주정치는 중요한 국가의 결정사항이 있을 때 국민이 직접 참여한 것입니다. 그리스 민주주의가 최고로 꽃피운 때가 페리클레스(Pericles)라는 지도자에 의해 이루어진 것을 볼 때 우리는 그리스의 민주주의가 대의 민주주의의 요소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신학자 칼빈은 공화제를 주장했습니다만 대의 민주주의를 강조했습니다. 루소가 말하는 인민민주주의는 현대국가 헌법에서는 일부만 허용이 되는 것입니다.


성경과 대한민국의 헌법은 밀접한 관계성이 있습니다. 특히 모세의 율법은 고대 사회 이후 현대에 이르기까지 중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양자(兩者)는 모두 헌법입니다. 우리는 성경을 통해 구원을 받고 대한민국 헌법을 통해 사회생활을 합니다. 성경을 통해 영원한 생명과 천국을 얻고 헌법을 통해서는 사회 속의 구성원으로 생활을 하는 것입니다.

현대사회에는 정치와 종교가 분리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교회에서는 성경을, 사회에서는 헌법을 중심으로 살아가야 하는 줄로 압니다. 이것이 기본원칙입니다. 그런데 성경의 원리를 현대 헌법과 사회 속에서 잘 녹여 적용하여 살아가야 하는 것이 신자의 삶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므로 성경과 헌법의 기준을 가지고 교회와 사회 속에서 능력 있는 삶을 살아가시기를 바랍니다.

박훈 목사(백련교회, 광주기윤실 간사)
박훈 목사(백련교회, 광주기윤실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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