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의 그 어떤 피조물도 갖지 못한 것을 오직 인간만이 소유한 것이 있다. 자존심이다. 자존심은 자신이 존재하는 의미와 긍지를 안겨주는 생활의 활력소이다. 새해에 밝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도 자존심은 필수적 감정이다.

인간의 자존심이 훼손되면 많은 문제가 야기된다. 시기, 질투, 상처, 분노, 복수, 폭력, 열등감, 자포자기, 우울증, 자살 등… 따라서 모든 인간은 외부 공격으로부터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본능적으로 애쓰는 존재다.

그런데 그토록 지키려 하는 이 자존심이 과연 무엇인가 하는 근본적인 질문을 우리는 해 볼 필요가 있다. 성경은 죄와 자존심에는 상당한 상관관계가 있다고 본다. 성경은 죄의 근원을 인간이 하나님의 자녀로서의 위치와 자존심을 상실한 상태로 가르친다. 창세기 3장에 보면, 에덴동산에서 아담과 이브가 범죄하고 하나님을 등진 후 최초로 나타난 감정이 수치와 공포였다. 하나님의 자녀로서의 영광스런 자존심이 수치와 공포로 바뀐 것이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인간의 타락을 이렇게 설명했다. “스스로 지혜있다 하나 어리석게 되어 썩어지지 않는 하나님의 영광을 썩어질 사람과 짐승과 버러지 형상으로 바꾸었느니라”(롬 1:22-23).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받은 존귀한 존재로서의 자존심을 가지고 살아야 할 인간이  죄로 인해 금수와 같은 형상으로 자존심이 전락된 것을 지적한 것이다. 그 결과로 파생되는 어두운 면들을 바울은 계속해서 다음과 같이 열거하였다. “동성애, 불의, 추악, 탐욕, 악의, 시기, 살인, 분쟁, 사기, 수군수군, 비방, 교만, 자랑, 부모거역, 무자비…”(롬 1:26-31).

그러므로 기독교에서 가르치는 “구원”은 죄로 인해 병든 인간의 자존심을 치료하여 원상대로 회복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진정한 자존심은 회개를 통해 창조주 하나님께로 돌아가 하나님의 자녀로서의 위치를 회복함으로 얻게 되는 것이다. 이때의 자존심은, 자존감으로도 표현된다.

자존심에 관해 말할 때 이를 흔히 자만심으로 오해하기도 한다. 그러나 성경에서 가르치는 하나님의 존엄한 자녀로서의 자존심(Self-Esteem)과, 인간의 자기중심적 교만에 기초한 자만심(Pride, Arrogance)은 그 성격 자체가 전혀 다르다.

자존심은 긍정적인 자아상(Positive Self-Image)에 기초한 것이라면 자만심은 부정적인 자아상(Negative Self-Image)에서 나온다. 자만심은 긍정적인 자존심이 파손된 사람들이 집요하게 자기를 내세우고 주장하려는 건강하지 못한 감정이다. 자만심과 교만의 깊은 뿌리에는 죄로 인한 자기불신과 열등감이 존재하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들이 지켜야 할 것은 하나님의 자녀로서의 자존심이다. 자기중심적인 자만심이 아닌 것이다.

진실로 하나님의 자녀로서의 자존심이 있는 사람은 결코 자기 중심적인 자만심을 갖지 않는다. 그 사람은 어떤 어려움을 당해도 자포자기하거나 염세적이지 않다. 마약, 도박, 알콜중독, 폭력, 시기, 질투, 열등감 등 부정적인 죄의 행동에 빠지지 않는다. 자신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받은 존귀한 존재임을 자각하고 하나님이 얼마나 자기를 사랑하시는가를 인식하는 건강한 자존심이 있기 때문이다.

자존심의 소유자는 십자가에서 자기 죄를 용서하기 위해 피 흘리신 예수님의 은혜를 체험하고 항상 감사하며 산다. 예수님께서 당부하신 “어둔 세상에서 빛과 소금이 되라”고 하신 말씀을 마음에 깊이 새기고 사명의식을 갖고 산다. 우리를 향하신 예수의 무한한 사랑은 우리의 자존심을 풍성히 세워 주는 영양제 보약과 같다. 이 영광스러운 자존심을 굳게 지키며 살아가는 자의 삶에는 언제나 열정과 희망이 넘쳐난다.

2024년 새해를 맞았다. 우리 모두 올 한해도 하나님께서 주신 자존심을 잘 지키며 살아가자.  사도 바울의 다음의 말씀은 그러한 우리에게 날마다 큰 힘이 될 것이다.

“누가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으리요 환난이나 곤고나 박해나…위험이나 칼이랴? 내가 확신하노니 사망이나 생명이나 천사들이나 권세자들이나… 다른 어떤 피조물이라도 우리를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으리라”(롬 8:35-39).

황현조 박사 (IRUS 교수, 커네티컷비전교회 담임)
황현조 박사 (IRUS 교수, 커네티컷비전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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