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규 목사 “지금은 사순절 기간이야”

기독교인이라면 누구나 나름 사순절을 의미 있게 보내려고 힘쓸 것입니다. 사순절 하면 제게 떠오르는 사람이 있습니다. 지금 충청도에서 목회하는 친구 목사입니다. 어느 날 서울에서 모임을 마치고 헤어질 무렵, 그가 내게 "지금이 사순절 기간이야"라는 말을 하였습니다. 그는 무심코 던진 말이겠지만, 내 가슴속에는 화살이 나무에 박히듯 깊게 박히었습니다. 사순절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생활하던 내게 그 한마디는 나 자신을 여지없이 깨뜨린 것입니다. 때문에 지금까지도 사순절이 오면 그때 그가 한 말이 계속 머릿속에 살아 움직여 나를 십자가에 못 박고 있음을 느낍니다. 세월이 지난 지금의 나는 이 교훈을 성도들에게 전달해 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제 친구는 사순절이면 가슴에 검정 리본을 달고 생활을 합니다. 아주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합니다.

올해 사순절 기간에 나는 성경을 읽다가 말씀에 찔림을 받고 많이 반성했습니다. 사울이 아말렉과의 전쟁에서 승리하였음에도 하나님의 명령을 교묘히 거역하자 "내가 사울을 왕 삼은 것을 후회하노니 그가 돌이켜서 나를 쫓지 아니하며 내 명령을 이루지 아니하였음이니라"라고 하신 말씀입니다.

혹시 내 모습을 보시며 하나님께서 후회하시진 않을까, 하는 깨우침에서였습니다. 신앙생활은 자신을 돌아보면서 부단히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고칠 것은 과감히 고치며 변화를 모색해야 합니다. 변화가 없으면 신앙은 퇴보하는 것입니다. 그런 신앙은 모양만 남게 됩니다. 그 모습이 남의 모습이 아닌 바로 나 자신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말씀에 깨우침을 가지고 회개 기도를 드립니다. 나는 오래전 친구가 말한 "지금은 사순절 기간이야"라는 말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입니다. 나는 이 말을 늘 반성의 지침으로 사용합니다. 이 말을 생각할 때마다 내 신앙이 가벼웠던 것은 아닌지 아픔으로 받아들일 때가 많이 있습니다.

 

기독교가 아직 제맛을 내보지도 못한 채 쓸 만한 인재들이 돈, 명예, 이성 등의 탐욕에 걸려 무너지는 것을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강력한 영적 공동체인 수도하는 공간을 마련해 성령의 힘을 무한대로 공급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했으면 좋겠습니다. 금년 사순절은 하나님이 한국교회에 주신 절호의 기회로 삼아 철저한 자기반성과 과감한 변화로 모두가 새로 태어나고 성령의 바람이 개인과 교회에 더 나아가 온 사회의 불길같이 일어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편집자 주본헤럴드는 전태규 목사님(기감, 서울 서광교회)의 칼럼 <포도원지기의 노래>를 독자 여러분과 함께 합니다. 감리교단뿐만 아니라 교단 너머 한국교회 부흥의 현장에 쓰임 받는 전태규 목사님은, 다수의 기독교방송 및 각 신문에서 칼럼으로 많은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 본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