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동물을 비롯한 생명은 하나님의 주권적 창조물이므로 소중하게 여기고 존중해야 한다.
-동물의 생명을 존중하지만 인간과 동등하게 보려는 종(種)무차별주의 태도는 경계해야 한다.
-오직 인간에게만 하나님의 형상 발견돼

트위터에 올라 온 종차별 반대 운동 포스터
트위터에 올라 온 종차별 반대 운동 포스터

반려동물 천만 시대를 맞이하면서 우리 사회는 반려동물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여러 목소리를 접하게 된다. 유기견들이 지나가는 사람들을 습격하거나 산에 방치된 개들이 가축을 물어서 피해를 입히는 등 여러 문제가 속출하고 있다. 또한 유기(遺棄)동물 특히 강아지와 고양이를 잔혹하게 학대하는 뉴스가 등장하면서 생명 경시의 풍조가 우리 사회의 일면을 장식하고 있음을 직감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유기동물을 대할 때 가족처럼 대하는 모습은 그 어느 시대보다 동물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음을 보여준다. 한편으로는 반려동물을 마치 사람의 지위와 동등하게 대하는 것에 관해 염려하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오늘날 유행하는 동물을 인간과 동일시하는 반()종차별주의는 기독교적 가치관이 아니다. 이에 우리는 동물을 대하는 태도에서 모든 살아있는 생명의 가치와 존중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사람의 지위와는 다른 차별을 지니는 반려동물에 대한 종()무차별주의 태도에 대한 성찰도 필요해 보인다. 여기서 종차별적 태도란 동물을 생명으로 존중하지만 인간의 생명과 동등시하려는 종()무차별 태도를 반대하는 것을 가리킨다. 우리는 인간 생명을 포함해서 모든 생명의 가치를 인정하는 한편,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인간과는 차별성을 지닌 동물의 생명의 또 다른 가치에 대해 다음과 같이 논평하는 바이다.

 

1. 모든 살아있는생명의 가치는 하나님의 주권에서 시작된다. 하나님의 창조에서 비롯된 모든 생명의 가치는 소중하고, 생태계의 구성원들이다.

살아있는 모든 생명은 하나님의 창조 사역에서 비롯된다. 살아 숨 쉬는 모든 생명은 소중하고 그 스스로 존재한 것 없이 하나님의 주권에서 비롯되었다. 생명의 시작은 하나님의 창조 사역에 의한 것이다. 모든 생명은 하나님의 창조 사역을 통해 완성되었기 때문에 인간의 손길에 의해 도구적으로 사용될 수 없다.

하나님의 주권 아래의 모든 생명의 가치는 존중받아야 하고, 그 어느 것 하나 소중하지 않는 생명은 없다. 모든 생명은 하나님의 섭리와 창조 과정에서 때에 따라 적절하게 예정된 상태로 만들어졌다. 그 어떤 생명도 천한 것이 없으며 하나님의 주권 아래에서 모든 생명은 자연 안에서 생태적 균형을 유지하는 구성원이다. 그렇기 때문에 생명의 가치는 모두에게 내재적으로존재한다. 하나님 앞에서 모든 생명의 가치는 평등하고 생명은 그 자체로서존엄한 존재들이다. 자연 안에서 생명의 순환을 주도하는 모든 생명은 하나님의 창조 과정에서 함께한 존재이기에 더욱 소중하다. 우리는 자연의 섭리 속에서 모든 생명의 가치를 인정하고 대우해야 할 것이다. 생명 그 자체에 대해 경외함을 가지고 살아가야 한다.

 

2. 동물 생명을 존중하지만 동물에 대한 무차별적 태도에 대한 비판적 성찰이 필요하다.

모든 생명은 소중하다. 우리는 생명 그 자체로서 가지는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 따라서 우리가 동물을 학대하거나 도구적으로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는 비판적 성찰이 요구되어진다. 하지만 인간이 아닌 동물은 인간과 동등한 지위를 가지지는 않는다.

호주 태생의 미국 프린스턴대 생물윤리학자 피터 싱어(Peter Singer)는 인간 중심의 동물 관점을 종차별주의(speciesism)라고 비판했다. 그는 동물도 사람들처럼 고통을 느끼는 존재라고 말하고, 동물의 고통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오직 인간만이 존엄한 대상이라고 말하는 전통적인 인간 중심성을 비판한다. 물론 동물도 인간과 마찬가지로 생명의 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 우리는 동물의 생명도 존중해야 한다. 하지만 동물은 인간과 동등한 도덕적 지위를 가지고 있다고 말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싱어는 종차별주의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특별한 종을 가장 우월하다고 보는 입장을 비판한다. 그는 오직 인간만이 존중의 대상이 되는 것에 대해 종차별주의라고 비판한다. 하지만 동물의 생명도 소중하다는 의미, 오늘날 동물에 대한 존중의 태도를 넘어 동물의 가치와 인간의 가치가 동일하다는 싱어의 무차별적 사고에 대한 비판적 성찰은 필요하다. ()종차별주의는 생명이 원시 물질에서 진화했다는 진화론적 사고에서 나온 것이다. 진화론적 세계관에서 종에 차별이 없다는 종()()차별주의가 나왔다. 반종차별주의는 종무차별주의다. 이에 우리는 인간과 동물이 다른 존재 특히 신학적 인간과 도덕적 존재로서의 인간상의 회복이 필요하게 된다.

 

3. 다양한 생명의 보존과 가치를 인정하면서도 동시에 신학적 인간의 회복과 종교적 인간의 이해가 필요하다.

하나님은 오직 인간만을 자신의 형상대로 만들어서 영혼을 불어 넣으셨다.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을 닮아서 하나님을 경외하는 존재로 창조되었다. 성경에 나온 인간은 다른 동물과 달리, 영혼을 가지고 하나님을 찬양하는 존재로 나온다. 하지만 인간을 제외한 존재들은 하나님의 형상을 닮지 않았다.

인간은 종교적 존재이다. 인간은 내세관을 가지고 있고, 죽음 이후의 실존을 향해 달려가는 존재이다. 인간은 죽음이라는 유한성을 인지하고, 죽음 이후의 영생과 내세관을 가지고 살아간다. 이러한 종교적 존재로서의 인간은 다른 동물과 달리,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세계관의 확장을 가지고 살아간다. 하지만 동물들은 내세관을 가지고 있지 않다. 종교적 실존으로서의 삶은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인간만이 가지고 있다. 인간은 동물과 다른 실존적 존재인 것이다. 신학적 인간은 동물을 인간과 동등하게 대우하려는 싱어의 반종차별주의 내지 종무차별주의를 초월한다. 휴머니즘 즉 인간중심주의의 한계를 뛰어넘는 신학적 인간은 내세적 삶과 신앙을 가진 존재이다. 이러한 존재는 오직 인간에게서만 발견된다.

하나님의 형상 그대로의 존재는 인간만이 유일하다. 모든 생명은 소중하다. 하지만 인간은 하나님의 모습을 닯은 유일한 존재이다. “하나님이 이르시되 우리의 형상을 따라 우리의 모양대로 우리가 사람을 만들고, 바다와 하늘 그리고 온 땅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을 다스리게 하고, 하나님이 자기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고(1:26-27)”에 나온 대로 인간은 하나님의 모습을 닮은 존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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