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전태규 목사】 목사님 짱이야!

  • 입력 2024.09.06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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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충남 강경지방에서 목회하던 시절 교역자들이 주로 쓰던 말이 "사람 똑같아"라는 말이었습니다. 목사도 인간이라 특별히 다를 게 없다는 말입니다.

연합 사업을 하다보면 행사가 잘되기 위해 가끔 행운권 추첨을 하게 됩니다. 이때마다 나를 돌아봅니다. 위선자가 아닌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기대하다가도 다른 사람이 좋은 상품을 타게 되면 박수는 치지만 속은 아쉬워하던 내가 아니었던가.

이십여 년 전 감리교부흥단이 주관하던 전국성회에서는 행운권 추첨하는 시간에 두고 간 가방을 분실하여 내 생애 그렇게 걱정을 많이 해 본 적이 없습니다. 그때 기도가 이 시련의 때가 속히 지나가게 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주님만이 아시는 비밀입니다. 그 해 행사에서도 어김없이 행운권 추첨 시간이 찾아왔습니다. 뜻하지 않게 찾아온 병으로 목과 등 사이에 많은 통증이 있었지만 참아가며 혹시나 하는 기대감 속에 앉아 있었습니다.

그런데 내 번호인 307번을 부르면서 20인치 TV를 받는 행운을 갖게 되었습니다. 당시 돈 가치로 무시할 수 없는 행운이었습니다. 나에게도 이런 행운이 왔다는 것이 꿈만 같았습니다. 그 순간 하나님이 지혜를 주셔서 내가 준비위원장인데 이것을 받을 수 있겠느냐고 말하고 가장 먼 곳에서 오신 분에게 드리겠다고 하여 전남 해남에서 올라온 목사님이 행운을 누리게 됐습니다.

성경에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고 하셨는데 당연한 일을 했다고 생각하지만 남이 받아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그렇게 기쁠 수 가 없었습니다. 지금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오래 전 내 친구가 무슨 게임을 하든지 이기는 것이 목적이 아니고, 남이 이겨 기뻐하는 모습이 그렇게 보기 좋다고 했는데 그 때는 그 말뜻을 알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나도 조금은 느끼는 것 같아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이후 한 지방 사모님의 말이, 사모님들 모임에서 사모님들이 목사님 짱이라고 하더라는 것입니다. 그때 이 무엇인지는 몰라도 기분은 좋았습니다.

오 주여! 나도 남은 생을 살아가면서 베풀며 섬기는 일에 짱하며 살게 하옵소서라고 기도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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