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철칼럼】 코로나포비아 - 코리아포비아

  • 입력 2020.02.26 22:22
  • 수정 2020.02.27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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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믿음을 넘어 상대를 생각하는 믿음

중국발 코로나19로 시진핑이 흔들린다. 넘어지지 않으려 숙청의 칼을 휘두른다. 정부의 일관적이지 않은 대응 전략도 도마에 오른다. 신뢰할 수 없음이 오락가락하는 중국의 통계 발표에 버금간다. 일본의 이상야릇한 대처는 세계인의 공분을 불러일으켰고 꿈의 크루즈를 지옥도로 바꾸어놓았다. 트럼프가 기생충을 선거 전략의 일환으로 내세우자 유명 배우는 백악관에 기생한 기생충이 역겹다며 되받아쳤다. 마스크 사재기로 인한 대란과 이 험악한 시기를 틈타 한 몫 챙기려는 기생충 같은 장사치들의 비열한 작태가 코로나19보다 더 무서운 기세다.

신천지의 대량 감염 사태로 전국이 불안을 느끼는 중에 전광훈 목사의 광화문 집회 강행으로 시끌벅적했다. 탁 트인 광장에서의 모임이기에 감염될 우려가 없고 밀폐된 공간에서의 생활보다 안전하다는 식이었다. 답답하다. 그의 주변에 사람이 그렇게도 없는가! 지혜는 실종되고 오만이 기승을 부린다. 성경이 보여주는 신앙적 자세가 단연코 아니다. 바울은 신전에 바쳤다가 시장에 내다파는 고기를 먹을 수 있는 믿음이 있었지만 우상에게 바쳐졌기에 이미 더러워졌다 간주하고 그런 고기를 불결하게 여기는 믿음 약한 형제들을 위해서라면 평생 고기를 먹지 않겠다고 다짐한 적이 있다. 자신의 믿음 강함이 아니라 상대의 믿음 약함을 배려한 처신이었다.

모임 자체의 의미인가? 질병 확산의 저지인가?

“우리는 신천지와 달리 감염되지 않는다. 하나님이 지켜주신다.”는 언사는 신앙이라기보다 교만을 뒤집어쓴 착각이다. 믿음이 좋은 신자도 얼마든지 감염될 수 있고 감염된 사람들이라 해서 모두 하나님이 허락해 그리 된 것도 아니다. 논조가 너무 단정적이고 비이성적이다. 보통 이성은 신앙에 반대되는 것으로 여기지만 어떤 경우에 이성 없음은 신앙 없음과 다르지 않다. 코로나 확진자의 숫자가 하루가 다르게 증가 추세에 있는 민감한 시기에 국민을 불안과 분노심에 사로잡히게 하는 종교 행위나 개인적 소신은 상식을 거스르는 일탈 행위다.

감염 예방 차원에서 교회 모임을 당분간 중단하는 교회가 늘어간다. 모임 자체에 대단한 의미를 부여하는 입장에서는 황당한 일이요 용납 못할 일이겠지만 합리적인 처사다. 온 세상이 잘못된 방향으로 치달을 때 폭포를 거스르는 송사리처럼 대세에 역행하는 것은 기개요 정절이다. 상식선에서 국민의 마음이 어느 방향으로 선회할 때 그 분위기에 맞추는 것은 약삭빠른 편승이 아니라 동시대인으로 응당 취해야 할 시민적 의무요 태도다. 모이지 않고도 얼마든지 예배는 진행될 수 있는 시대이기에 교회에서의 집회를 한시적으로 통제하는 것은 질병의 확산을 저지하는 측면에서 옳다.

근거 없는 해석은 공포심만 키워

교회 핍박을 강화한 시진핑에 대한 하나님의 복수극이 시작되었다고 여기는 이들도 있고 한국교회에 대한 경종으로 엄청난 숫자의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있다. 이럴 때마다 단골 메뉴처럼 등장하는 것은 사이비 예언자 그룹이다. 비슷한 언급만 했어도 소급해서 적용하거나 억지로 갖다 붙여 대중의 불안 심리를 증폭시킨다. 교회의 역할은 이럴 때일수록 분명해야 한다. 감염 방지를 위해 애쓰는 당국자에 최대한 협조하면서 근거 없는 예언의 실체를 까발려 무분별한 공포감에 온 사회가 휩쓸리지 않도록 방파제 역할을 해야 한다.

빌 게이츠는 뮌헨에서 개최된 이전의 한 안보포럼에서 바이러스로 인한 세계 감염 숫자가 10억 명에 이를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었다. 일부에서 제기하는 우한 지역에서의 고위험 바이러스 유출로 인한 재앙이 코로나19의 주원인이라면 그럴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하버드대학교 전염병학(Epidemiology) 마크 립시치(Marc Lipsitch)교수는 지역의 <The Atlantic> 24일자 기고문에서 금년 내로 인류의 40~70%가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될 것이라 예고했다. 허지만 아직 확실하게 밝혀진 것은 하나도 없다. 지금은 발생 경로를 추적하는 일이나 염려로 오늘을 살아가기보다 감염을 줄이는 실제적 노력을 강구하면서 세계의 의료진들이 구체적으로 협력을 강화하고 백신 개발에 총력을 기울임이 더욱 시급하다. 외국인의 입국 금지로 인한 국가 간의 마찰을 최소한 줄이면서 전 지구적인 위기를 벗어나는 일에 공동 전선을 펼쳐야 할 것이다.

우리 국민의 아픔을 먼저 보듬는 정부가 되어야

중국이 발표하는 감염자 숫자나 사망자 숫자를 그대로 받아들일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중국의 실제 상황이 대외적으로 공개된 것보다 훨씬 악화된 상태라면 코로나19로 인한 조국의 위기 또한 보도되는 상황보다 나쁠 것임은 명약관화한 일이다. 중국 공산당이라면 감염자와 사망자 숫자를 얼마든지 조작할 수 있기에 상당 부분 은폐되거나 축소되었으리라고 여기는 편이 우리 입장에서는 안전하고 현명하다. 당국은 코로나19와 관련한 실제 상황을 솔직하고 신속하게 알려 국가적 재앙으로 퍼져가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

중국과의 운명론을 토로한 이 나라 지도자는 추파에 가까울 만큼 시주석에 대한 애정공세를 대내외적으로 과시했다. 진즉에 중국인의 입국 제한에 선제적으로 대응했더라면 세계 최고 수준의 방역 체계와 헌신적인 의료진들로 인해 이 나라에서 코로나19가 발붙일 여지는 상당히 줄어들었을 것이다. 괜한 눈치를 살피느라 어정쩡한 자세를 보인 결과로 나라 곳곳에 구멍이 생겼다. 위험국가 차단을 망설이다 이제는 어이없게 국제사회로부터 차단당하는 처지가 되었으니 통탄할 일이다. 발병국가였던 중국이 대놓고 자신들을 격려하던 한국인을 조롱까지 하고 있으니 기가 막힐 뿐이다. 롯데월드타워 건물 외벽에 “힘내라, 우한”을 수차례 송출하면서 대구와 경북에서 고통당하는 자국민을 향한 메시지는 언제쯤 내 보낼 뜻이라도 있는가?

과연 중국과 공동운명체?

청정 지역은 사라지고 하루가 다르게 전국이 오염지역으로 늘어나는 현실과 맞닥뜨린 국민은 개인의 이념 잣대로 국민의 건강을 볼모로 잡았던 지도자의 행태에 분노치 않을 수 없다. 그동안의 역주행 같은 행보에 상처 입은 국민의 자괴감을 조금이라도 이해하는 것일까? 그는 지금 어떤 심정일까? 중국과 가깝기로 따지자면 남한이 북한만 할까? 그들은 애시당초 국경을 봉쇄함으로 현재까지 안전을 자랑하는데 중국과의 공동운명론을 노래하던 이 나라는 지금 중국마저 경계를 취할 대상으로 주객이 전도되었다. 미국도 한국에 대한 여행경보를 중국에 이어 경계(황색)에서 여행 금지 직전의 최고 등급인 경고(적색) 단계로 격상시켰으니 어쩌다 이 지경까지 이르렀는지 울분이 치솟는다.

감염국가 중에서도 확진자와 사망자 숫자를 최소한도로 유지하던 조국의 하늘과 바닷길이 코로나 발병 국가의 방문객들에 의해 뚫리면서 사실 재앙은 벌써부터 시작되고 있었음이 심히 안타깝다. 전문가들의 잇단 경고음에도 불구하고 안전을 노래하던 앵무새들의 합창이 참담한 현실을 더욱 아프게 만든다. 사망자는 두 자리 숫자를 넘어섰고 전체 확진자도 오늘 중으로 네 자리 숫자를 넘어설 것이다. 증가일로의 숫자 행진이 언제쯤이면 감소 추세로 돌아설 것인가?

차이나마니아가 초래한 코리아포비아

신천지 전체 교인에 대한 전수조사도 이단의 은밀성과 비사회성에 비추어 원만히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공권력을 발휘해서라도 강제 조사 및 이동 제한 같은 수단이 절실하다고 본다. 다행히 조국의 진단기법과 능력이 세계적이어서 전염병의 급속 차단에 효과적이길 빈다. 온 나라가 코로나19로 몸살을 앓는 이 와중에서 떠나지 않는 생각이 머릿속을 채운다. ‘정권에 숙주하던 기생충 같은 간신배들을 솎아낼 방법은 없을까?’ 세계 여러 나라가 한국인 입국 금지 조처를 내리는 악몽이 눈앞에 벌어지니 한편 부끄럽기도 하고 속이 상하다.

경계에서 마지막 단계인 심각만은 피해보려 애썼지만 경제적 이유에서 격상 시기를 저울질하는 동안 세계인들의 한국에 대한 시선은 싸늘해졌다. 2월 23일을 기해 결국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상향 조정했지만 때늦은 감이 있고 그로 인한 후유증이 다방면에서 만만치 않을 조짐이다. 고질적인 뒷북 행정에 눈물짓는 것은 무고한 시민들이다. 확진자 숫자가 나날이 증가하고 사망자도 속출하는 현 시점을 우려하며 속히 증가 추세가 한풀 꺾이고 진정세로 돌아서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온 국민이 지혜를 모아 국난을 극복하는데 교회가 적극적으로 앞장서기를 앙망한다.

차이나마니아가 불러들인 결과는 결국 코로나포비아요 종당에는 코리아포비아에 이르렀으니 실로 끔찍한 일이다. 한류로 들끓던 세계의 이목이 혐한으로 기울고 있으니 악몽이다. 이스라엘이 세계 최초로 한국인 입국 금지 조처를 취했고 수십 개 나라가 한국인 입국 제한과 금지를 공고했는데 동조할 나라들이 뒤따를 전망이다. 이런 경우에 실사구시의 자세로 접근하는 것은 지혜다. 뒤늦은 감이 있어도 일시적인 중국인 입국 금지와 같은 강경 태도가 필요하다. 정치적 득실을 따지기 이전에 국민의 건강을 염두에 둔다면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한다. 국민의 생명을 경시하는 어떤 이념 놀이도 이 시점에서 포기해야 국민 저항에 부딪히지 않을 것이다.

공통의 이익을 위한 고통의 분담

일부 언론에서는 해외에서 한국 하면 신천지를 떠올린다는 식의 근거 없는 사실을 제호로 내건다. 이런 자극적인 보도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상황을 바로 인식하고 대처하는 사고의 엄정함이 요구된다. 사이비의 온상이라 할 만큼 기독교 관련 이단이 유독 한국에 무성함은 불편한 진실이다. 신천지로 인해 기성교회들이 피해 입음도 사실이다. 코로나19 확산의 주범인 ‘병’ 신천지로 조국은 아수라장 직전 상태다. 이단이 기생할 수 있도록 방치했던 방만함에서 교회는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러기에 한국교회는 싸잡아 비난 일색인 여론을 불식시키고 사회의 싸늘한 시선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차단막이 무너진 현 시점에서 더 이상의 확산을 막기 위해선 적정선의 통제와 격리는 불가피하다. 공통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고통의 분담도 피하기 어렵다. 다른 전염병에 비해 덜 치명적이라지만 사람들이 느끼는 공포심은 매우 크다. 두려움을 극복하는 일에 믿는 자들이 앞장서야 한다. 국가적인 위기와 연관하여 교회가 감당해야 할 자체적인 압박감도 크지만 위기 앞에 강한 면모를 이 사회에 유감없이 보여주어야 한다. 방역 최일선에서 애쓰는 의료진들을 격려하며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실질적인 보탬이 될 일이 무엇인지 살펴 행해야 한다. 고통 분담 차원에서 임대료를 받지 않기로 한 예는 크리스천 건물주가 베풀 수 있는 선행의 지침이 된다. 다양한 형태의 돌봄과 고통 분담의 영역이 있을 것이다.

이단의 숙주였던 한국교회가 자정하는 기회 삼아야

국가적 차원의 대응 태세와 무관하게 코로나에서 자신을 지키려는 절실함이 요구된다. 개인의 건강은 결국 각자의 몫이다. 예방이 최선이고 감염 증세가 있다면 자가 격리와 적극적인 치료 과정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이제는 확진자 발생 숫자에 비해 병동 확보가 힘든 가운데 있으니 인근 지역 사회와의 연대를 통해, 국가적 지원 하에 신속히 해결책이 주어져야 한다. 생명이 가장 소중하다. 내가 건강해야 다른 사람들을 도울 수 있다. 경제는 바닥을 쳐도 다시 일어날 것이다. 모임을 갖지 못하지만 이전처럼 함께 할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닫힌 문들도 곧 열릴 것이다. 이동이 불편하지만 이내 자유롭게 활보하게 될 것이다.

자기 관리와 동시에 우리 모두 하나님의 자비와 긍휼을 구하자! 질병의 창궐에 인간의 술수나 그럴 수밖에 없는 환경적 요인이 있을지라도 결국 모든 상황을 허용하심이 하나님께 있음을 수긍한다면 두 손 들고 머리를 조아려 하나님께 부르짖음이 당연하다. 솔로몬에게 약속하셨던 하나님의 치유와 회복이 믿고 엎드리는 모든 자에게 하늘의 이슬처럼 촉촉이 내릴 것이다. 코로나19의 엄중한 위기상황에 대처하면서 독버섯처럼 피어나던 이단의 기세가 한풀 꺾이는 계기가 되기 바라는 동시에 정통교회는 이단의 숙주였던 원인을 속속히 파헤쳐 교회의 면모를 복음적으로 쇄신시키는 호기가 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한명철 목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은혜와 평강교회를 담임하며 30권의 저술과 글쓰기를 통해 복음 사역에 애쓰는 목회자이다
한명철 목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은혜와 평강교회를 담임하며 30권의 저술과 글쓰기를 통해 복음 사역에 애쓰는 목회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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