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구 칼럼] 불신앙과 혁명

  • 입력 2020.08.04 03:45
  • 수정 2020.08.04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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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구 박사(전 총신대, 대신대 총장)
정성구 박사(전 총신대, 대신대 총장)

화란의 수상을 지냈던 흐룬 봔 프린스터(Groen Van Princetere)는 1847년에 유명한 책 한 권을 냈다. 그 책 이름은「불신앙과 혁명」(Ongeloof en Revolutie)이었다. 이 책은 1848년 칼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만든 「공산당 선언(Communisto Menifesto)」이 나오기 1년 전에 출판되어, 흐룬의 책은 결국 공산당 선언의 예언서가 된 셈이다. 그러므로 이 책은 유럽에 합리주의와 계몽주의와 자유주의가 한창일 때 화란의 사회에 엄청난 파문을 일으켰다.

불신앙과 혁명」(Ongeloof en Revolutie)

이 책의 핵심은 1789년의 프랑스 혁명은, 하나님 없는 불신앙 사상에서 출발했다고 비판했다. 당시 프랑스와 유럽 천지가 혁명으로 뒤집힐 때, 유럽이 프랑스 혁명을 예찬하고, 이를 러시아가 공산주의를 받고, 공산 혁명을 통해 이 땅에 노동자, 농민들의 유토피아를 건설한다고 충동질을 했다. 프랑스 혁명 사상은 칼 마르크스의 공산주의 사상으로 발전되어 동구와 중국, 북한의 김일성의 주체 사상으로 크게 발전되었다. 이런 공산주의 사상은 후일 하나님을 대적하는 6•8문화혁명 사상으로 확장되고, 각 나라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속으로 침투되었다. 프랑스 혁명에 영향을 받은 나라들은 공산주의 혁명을 예찬하고 있다. 흐룬 봔 프린스터는 세계 기독교 사상에 위대한 거물이지만 한국에서는 별로 알려진 일이 없다. 필자가 1978년에 쓴 <켈빈주의 사상과 삶>이란 책에서 몇 페이지에 흐룬 봔 프린스턴을 소개한 것이 처음이라고 본다.

흐룬은 22세에 법학박사와 문학박사 학위를 받은 화란의 위대한 역사학자이자 정치가이기도 했다. 당시 화란을 비롯해서 유럽은 격동의 시기였고, 논리적 합리주의 계몽주의 사상이 득세했고 나라마다 곳곳에 혁명이 그치지 않았다. 그런데 흐룬 봔 프린스터는 당시의 상황을 꿰뚫어 보면서, 우선 19세기의 사상적 광풍을 잠재울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성경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했다. 당시는 불신앙적 자유주의 사상이 창궐해서 모든 신학자, 철학자들이 성경의 초자연적인 것을 부인하고, 프랑스 혁명, 공산주의 혁명을 예찬하고, 정통 기독교회를 뒤엎어 버리려고 했다. 그때 흐룬 봔 프린스터는 프랑스 혁명이 하나님 없는 불신앙 운동에서 출발했음으로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16세기 교회개혁자 요한 칼빈사상으로 돌아가야 하고, 하나님의 말씀으로 돌아가야 화란 교회와 유럽교회가 살 수 있다고 외쳤다. 그는 우선 1789년의 프랑스 혁명은 하나님을 배척하고, 인본주의 사상인 인간 자신을 우상화하여 폭력으로 모든 권위를 뒤엎고, 혁명을 통해서 민중이 주인이 되는 세상을 만들고자 한 것을 비판했다. 프랑스 혁명사상은 유럽 전체에 퍼져서, 드디어 1848년에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공산당 선언이 나왔다. 그 당시 19세기 유럽의 구호는 「하나님을 없애고(No God), 주인을 없애라(No Master)」라고 미쳐 날뛰었다.

흐룬 봔 프린스터는 유럽이 혁명을 예찬하던 시대에 <불신앙과 혁명>이란 책을 써서 의회민주주의 길을 제시하고, 폭력으로 정권을 탈취하는 <인본주의 세계관>에 반대해서 <하나님 중심의 세계관>으로 돌아갈 것을 외쳤다. 그래서 흐룬 봔 프린스터가 화란 수상에 등극하자 그의 국정의 목표는 <역사와 인생의 어두운 곳에 하나님의 말씀을 비추이게 하자>라고 하였다. 그래서 흐룬 봔 프린스터가 만든 정당은 「반 혁명당(Anti-Revolutionaire Partij)」이라고 하였다. 이 반혁명당은 기독교적 또는 성경적 세계관을 가진 정당임에도 반혁명당이라고 한 이유가 있다. 한국인들에게는 매우 생소한 어감이기는 하나, 프랑스 혁명이 각 나라의 혁명에 불씨로 지펴지고, 특히 공산주의 혁명의 모델이 되었기에, 프랑스 혁명방식으로 하나님을 역사에 밀어내고, 인간 자신의 힘으로 체제전복을 통해서 타락한 인간이 원하는 유토피아를 만드는 것에 반대한 것이다.

후일 아브라함 카이퍼(Abraham Kuyper)박사가 흐룬의 뒤를 이어 당 총재가 되고 1901~ 1905년에 수상의 자리에 올라 하나님 중심, 성경 중심의 세계관으로 삶의 모든 영역에 그리스도의 왕권(Kingship of Christ)을 세우고, 모든 인생이 하나님 주권과 그의 영광을 위해서 사는 나라로 만들었다. 흐룬은 위대한 역사가이자 정치가였지만, 당시 <반혁명당>은 미약했으나 그의 후계자인 카이퍼부터는 크게 확장되었다. 민주주의 국가는 프랑스식 혁명이나 공산주의 혁명으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는 1789년 프랑스 혁명 정신, 6•8문화혁명, 체제 전복의 공산당혁명 망령이 배회하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입만 열면 촛불 혁명을 외치고 모든 정상적인 것을 비정상으로 만들어 버리고, 흰 것을 검은 것으로, 검은 것을 흰 것으로 뒤집고 있다. 혁명이란 이름으로 디지털 촛불 혁명과 같은 혁명이론을 숭상하는 자들이 부지기수다. 지금 우리 주변에는 ‘민주’라는 말을 이용해서 문화 마르크스주의와 공산 혁명의 이론을 실천하려는 자들의 망령이 우글거리고 있다. 최근 민주화의 물결 속에 공산 혁명이론에 물든 사람들이 한국을 이끌고 있다. 이미 전 세계 모든 나라에 공산주의가 완전히 실패한 것으로 판명되었는데, 한국은 지금 와서 공산주의 이데올로기인 주체사상을 다시 주워담으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국고를 털어먹고 도적질을 해도 민주라는 말을 쓰면 모든 것이 면제되는 나라가 지금의 대한민국이다. 나라가 총체적으로 공산주의 혁명 사상이 파도치고 있어도 앞세우는 말은 항상 민주이다. 자살한 박시장의 행보는 오늘 한국의 좌파 운동의 전형적 모델이요 민낯이다. 그는 기업가들을 겁박해서 돈을 뺏어 동조자들에게 나누어 주고, 자기의 지지 세력을 확장하고 정치화했다. 이런 사회주의 검은 그림자의 역할은 어찌 박시장만 그랬을까?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그러나 지금 이 땅에는 민주도 없고 공화도 없다. 지금은 완전히 실패하고 낡아빠진 프랑스 혁명을 본받은 마르크스의 공산 혁명의 망령이 전국을 뒤덮고 있다. 이런 시기에 위대한 켈빈주의 정치가요 아브라함 카이퍼의 멘토인 흐룬 봔 프린스터의 생각이 난다. 그의 「반혁명당(Anti-Revolutionaire Partij)」이론과, 그의 국정 철학은 「역사와 인생의 어두운 곳에 하나님의 말씀을 비추이게 하자!」였다. 즉 성경의 복음만이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고, 인간다운 인간을 만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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