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좋지 않은 오백(五白)식품

  • 입력 2020.11.23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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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읽는 살림이야기(11)

 

유미호 /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센터장
유미호 /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센터장

밥을 제대로 먹기만 해도 병이 낫는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우리는 늘 상 에덴동산에서 그랬듯 먹지 말아야 할 것을 탐한다. 미국인 넷 중 한 명이 비만이고 사망원인 10가지 중 절반 이상이 먹는 것에 있다는 보고나, 한국에서도 예전에는 간암이나 폐암이 주를 이뤘다가 이제는 대장암이 1위가 된 걸 봐도 잘못 먹어도 한참 잘못 먹어왔지 싶다.

제대로 먹는다는 게 뭘까? 그것은 하나님이 주시는 대로 먹는 것일 게다. 쌀은 현미를, 밀가루는 통밀을. 그렇게 먹으면 앓고 있는 심장병의 25%, 당뇨병의 50%, 비만의 80%, 암의 20%가 줄어들고, 의료비도 1/3은 줄어들 것이라고 하니 말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를 알면서도 '딱딱하고 소화도 안 된다'는 핑계를 대며 백미를 즐겨 먹고 있다. '쌀 미(米)'변에 '흰 백(白)'이 붙어 '찌거기 박(粕)'이 되었듯, 백미는 온전하지 않은데 말이다. '쌀 미(米)'변에 '튼튼할 강(康)'이 붙어 ‘겨 강(糠)’이 되었듯, 쌀겨가 있는 쌀 현미는 몸을 튼튼하게 한다. 비타민과 미네랄, 필수 지방산과 아미노산, 면역물질을 비롯한 중요한 영양 성분의 95%가 바로 왕겨만을 벗겨낸 현미의 껍질(29%)과 씨눈(66%)에 들어 있다. 흰 쌀밥은 보잘 것 없는 전분질, 단순 당질에 지나지 않는다. 혈당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면 섬유질과 같이 소화흡수 속도를 조절하는 식품을 같이 먹어야 한다. 현미엔 섬유질이 야채나 과일보다 더 많이 들어있다. 그것이 발암물질과 중금속과 같은 오염 물질을 흡착하여 체외로 배출시킨다. 그러니 소화가 힘들다는 핑계를 댈 것이 아니라 20%를 깍아 낸 2분도미(米)나 50%를 깍은 ‘5분도미(米)’를 먹을 일이다. 무농약이나 유기농쌀로.

다음으로 정제되어 우리 몸을 힘들게 하는 것으로는, 흰 밀가루, 흰 설탕, 흰 소금, 흰 조미료가 있다. 우선 밀가루는 섬유질과 영양이 모두 제거된 도정과 정제의 극치인 식품이다. 온갖 화학 물질이 검출되는 문제의 식품이기도 하다. 더구나 밀가루 자체의 글루텐 성분은 장내 세균에 의해 에소루핀이라는 알러지물질을 만들어 지방의 영양대사를 교란시키고, 소화불량, 복부팽만감, 복통과 두드러기, 두통과 호흡곤란 등과 같은 신체장애를 야기하기까지 한다. 그러니 빵이나 과자, 밀가루 음식은 간간이 먹되, 우리 밀이나 통밀가루를 사용할 일이다.

다음은 맛을 내기 위해 넣는 흰 설탕, 흰 소금, 흰 조미료이다. 설탕의 경우 사탕무우나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원당에는 섬유질과 비타민과 미네랄이 꽤 들어있다. 예전에야 설탕이 귀하여, 섭취하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하며 눈물을 흘렸다고는 하나, 이제는 너무 흔하게 사용되어 사람들의 건강을 해치고 있다. 비만 인구가 계속 느는 것도 바로 정제된 설탕 때문일 것이다.

소금, 정제염은 바다 염전에서 획득한 천일염을 정제하거나 공장의 화학 처리 공정 중에 생산되는 부산물이다. 천일염은 75~85%의 염화나트륨과 다양한 미네랄 성분이든 식품인데 반해, 정제염은 염화나트륨의 과잉 섭취에 의한 피해를 입히는 식품이다. 다행히 요즘 꽃소금과 맛소금 대신 천일염이나 볶거나 구운 소금으로 대치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긴 하나, 외식이나 가공 식품의 섭취 횟수가 줄지 않는 한 흰 소금의 섭취는 줄지 않을 것이다.

끝으로 흰 조미료는 애당초 합성조미료라는 데 문제가 있다. 비타민과 미네랄을 소모하여 해독, 대사되는 과정 중에 신체의 기능이 혹사당한다. 글루탐산나트륨으로 대표되는 흰 조미료의 위해성이 알려지자 직접 사용이 줄긴 했지만, 맛소금으로, 핵산이 첨가되어 좋은 것 같이 보이는 핵산 조미료로, 소고기가 듬뿍 들어 영양이 풍부한 것으로 느껴지는 소고기 맛 감미료로, 엄마의 정성어린 손길이 담긴 듯 착각하게 하는 된장찌개 감미료로 그 모습을 바꾸어 올라오고 있다. 게다가 레토르트 식품이나 인스턴트, 가공식품을 통한 간접 섭취는 계속 늘고 있다. 밖에서 사먹는 음식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여전히 화학조미료의 천국이다.

아무쪼록 오늘 이후로는 살아있는 음식을 정제함으로 죽은 음식으로 바꾸는 어리석은 행동을 삼가고 생명력 있는 음식을 제대로 찾아먹을 수 있는 지혜가 있기를 기도드린다.

유미호 /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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