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왜 책을 읽어야 하는가?
1) 책은 하나님의 도구다
2) 독서는 변화의 힘이다
2. 무엇을 읽어야 하는가?
1) 고전을 읽자
2) 문학작품을 읽자
3) 역사서를 읽자
4) 전기를 읽자
5)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자
3.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
1)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정하자
2) 독서를 위한 시간을 확보하자
3) 독서계획을 세우자.
4) 주제별로 읽자
5) 저자별로 읽자(전작주의 독서)
6) 분야별로 독서의 방법을 달리하자
7) 사색(묵상)하자.
8) 독서의 대가에게 배우자
“만일 우리나라 사람들이 신앙서적을 널리 읽지 않고 신앙을 포기한다면, 앞으로 우리나라가 어떻게 될지 심히 걱정스럽다. 만일 진리가 확산되지 않으면 오류가 지배할 것이요, 하나님과 그의 말씀이 전파되고 인정받지 못한다면 사탄과 그의 간사스러운 속임수가 우세를 점할 것이요, 복음을 말하는 책들이 모든 가정에 들어가지 못한다면 타락하고 음란한 책들이 그 곳에 있을 것이요, 복음의 능력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우리나라는 금세 혼란과 무질서와 부패와 어둠이 지배할 것이다.”
-다니엘 웹스터 Daniel Webster
1. 지도자는 왜 책을 읽어야 하는가?
독서는 성장과 성숙으로 가는 길이다. 지도자는 지식과 지혜, 현실에 대한 통찰력,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을 가져야 한다. 이것이 바로 지도자가 책을 가까이 두고 읽어야 하는 이유다.
1) 책은 하나님의 도구다
기독교역사에서 책은 진리를 찾는 사람들의 안내자, 박해를 당하는 성도들의 위로자, 그리고 교회개혁과 부흥의 도구이다. 이런 점에서 기독교는 책의 종교이고, 기독교 역사는 책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 토마스 아 켐피스의《그리스도를 본받아》, 파스칼의 《팡세》, 존 번연의 《천로역정》과 같은 책들을 통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의 사랑과 진리를 발견하고, 영적 자유를 얻었으며, 주님께 헌신했던가!
교회사를 살펴보면, 독서를 통해 자신의 정신적, 영적 문제를 숙고했던 사람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그 중 한 명이 바로 기독교의 탁월한 사상가인 아우구스티누스다. 그는 로마제국에 속해 있던 북아프리카 누미디아 지방의 타가스테Tagaste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라틴어 문법과 수사학에 뛰어난 재능을 보여 열여섯의 나이에 북아프리카의 수도 카르타고로 유학을 떠났다. 열여덟 살 나던 무렵, 그는 로마의 유명한 철학자 키케로Cicero가 쓴《호르텐시우스》를 읽고 깊은 감명을 받게 된다. 이것은 그의 생애에서 분기점이 되는 감격적인 경험으로, 그는 이 책을 통해 지혜에 대한 사랑, 진리를 향한 열정을 갖게 되었다. 그는 《고백록》에서 그때의 일을 이렇게 기록했다. ‘주여, 이 책은 저의 모든 태도를 아주 분명히 바꾸고, 제 기도를 주님께로 향하게 했고, 제게 새로운 욕망을 주었습니다. 이 책을 읽은 후, 저의 모든 욕망이 무가치해졌고, 마음이 믿을 수 없을 만큼 따뜻해지면서 지혜의 불멸성을 염원했습니다. 이제 일어나 주님께로 돌이키려고 시작하였나이다.’ 한 권의 책이 없었다면 초대기독교는 위대한 성인을 낳지 못했을 것이다.
네로의 박해 때, 바울은 로마의 감옥에 갇혀 있으면서 믿음의 아들 디모데에게 개인적인 편지를 보낸다. 내용 중에는 겉옷과 책(scroll)을 가져오라는 부탁이 보인다. ‘네가 올 때에 내가 드로아 가보의 집에 둔 겉옷을 가지고 오고 또 책은 특별히 가죽 종이에 쓴 것을 가져오라’(딤후 4:13) 그는 비록 감옥에서 죽음을 앞두고 있었지만, 여전히 무엇인가를 읽고 연구하기를 원했다. 이 부분을 강해하면서 찰스 스펄전은 이렇게 말했다. “바울은 성령 충만함을 받았지만 여전히 책을 원했습니다. 그는 적어도 30년 동안 설교했지만 여전히 책을 원했습니다. 그는 부활하신 주님을 직접 보았지만 여전히 책을 원했습니다. 그는 대부분의 사람들보다 더 많은 경험을 했지만 여전히 책을 원했습니다. 그는 셋째 하늘로 이끌려 올라가 누구에게도 알려서는 안 되는 말을 들었지만 여전히 책을 원했습니다. 그는 신약성경의 많은 부분을 기록했지만 여전히 책을 원했습니다.”
찰스 스펄전은 바울의 부탁을 의미심장하게 받아들였다. 자기에게도 책은 특별한 의미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나이 겨우 3살 때, 그는 청교도 책들이 쌓여 작고 어두운 방에서 몇 권의 책을 끄집어내 삽화를 구경했다고 한다. 그는 비록 신학교의 문턱에도 가보지 못했지만, 할아버지의 서재에서 청교도들의 신학서적을 비롯해서 수많은 책을 읽었다. 그의 장서는 무려 12,000권이나 되었고, 한 번의 설교를 위해 200권 이상의 책을 참조했다고 한다. 이것은 그가 복음에 대한 바르고 확신에 찬 설교로 사람들을 감동시킬 수 있었던 이유다. 그는 책을 읽어서 지식을 배우지 않는 지도자는 자신의 무지를 스스로 증명하는 것이라고 했다.’ 지도자는 이 말을 깊이 새겨들어야 한다.
영국의 복음전도자 존 웨슬리는 책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인격적으로 만났다. 그는 어머니의 영향으로 경건생활에 힘쓰긴 했지만, 진정한 회심(回心)을 경험하진 못했다. 그러다가 미국 조지아 주 선교여행에서 실패하고 돌아온 후 모라비안 형제단의 집회에 참석했다. 그때 그는 어떤 사람이 루터의 로마서주석 서문을 읽는 것을 듣고 ‘마음이 뜨거워지는 경험’을 했다. 그는 그 날의 경험을 이렇게 적고 있다. ‘그 날 저녁, 알더스게이트 가(街)에서 기도모임이 있었다. 사실 별로 가고 싶지 않았다. 그 곳에 도착해보니 어떤 사람이 루터의 로마서주석 서문을 낭독하고 있었다. 밤 9시 15분 쯤, 우리가 그리스도를 믿을 때 하나님께서 우리 마음에 변화를 가져오신다는 부분을 낭독자가 낭독하는 데 이상하게도 내 마음이 뜨거워지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그리스도만을 나의 구주로 신뢰하는 마음이 생겼다. 또한 그리스도가 내 죄를 사하시고 나를 구원하셨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1738년 5월 24일자 일기 중에서)
평생 책을 가까이했던 웨슬리는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은 지도자가 될 자격이 없다”고 했다. 그는 매년 8천 킬로미터에 달하는 순회 전도여행을 했고, 평생 4만 번 정도의 설교를 했으며, 4백여 권의 책을 썼다. 이처럼 방대한 사역을 하면서도 그는 결코 책읽기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오늘날 바쁘다는 핑계로 책을 멀리하는 지도자가 있다면 깊이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2) 독서는 변화의 힘이다
사람은 누구나 한계를 가진다. 그것은 성경을 읽고 이해하며 해석하는 작업에도 영향을 끼친다. 신학자 제임스 콘은 흑인이기 때문에 갖는 한계를 다음과 같이 고백했다. “나의 신학적 한계와 내가 흑인들의 사회적 조건에 밀착되어 있다는 사실이 복음의 진리를 제대로 볼 수 없게 한다.”
우리의 처지와 경험, 선입견은 말씀을 제한적으로 보게 만든다. 누구나 한 번쯤 경험했겠지만, 전에 읽은 성경말씀이라도 때에 따라 우리 영혼을 울리는 정도가 다를 때가 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마11:28)처럼, 평안할 때는 무심히 지나쳤던 말씀이 고난을 당할 때는 마음 깊이 새겨질 때가 바로 그런 경우다. 이처럼 우리는 성경이 우리에게 말씀하는 것을 다 듣지 못한다. 그러므로 신앙의 스승들과 선배들이 미리 발견한 것들로부터 도움을 얻어야 한다.
지도자는 하나님께서 이 시대와 역사를 어떻게 인도하시는지를 알기 위해 책을 읽어야 한다. 이 때 책은 반드시 경건서적일 필요는 없다. 오히려 철학이나 역사, 문학 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를 통해 영적 지도자로서 한 시대의 정신을 이해하고 분별하는 통찰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도자는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표현력을 키우기 위해 책을 읽어야 한다. 어떤 지도자는 현대적 언어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 신간 소설과 같은 문학을 한 달에 두 권씩 읽는다고 한다. 지도자라면 이런 노력을 해야 한다. 지도자가 단순히 전하고자 하는 내용에만 정통하다고 해서 좋은 설교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동시에 커뮤니케이션 원리도 깊이 이해하고 실천해야 한다. 아름답고 오묘한 진리를 누추한 언어로 조잡하게 표현할 순 없지 않은가?
지도자는 미래의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책을 읽어야 한다. 평소에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은 시간적․공간적으로 자기만의 세계에 감금되어 있다. 지도자는 미래사회를 예측하고 대비해야 하는 동시에 현시대의 문학적 코드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강준민 목사는 ‘좋은 책과의 만남이 목회의 미래를 결정 한다’라고 했다. 우리가 현재 읽고 있는 책이 우리의 생각을 결정하고, 그 생각이 미래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퀴레 주교는 ‘지도자는 인간사상의 모든 부분에 관심을 가져야한다’고 했다. 사람은 누구나 관심과 흥미에 따라 책을 고른다. 하지만 지도자는 이것을 의식적으로 거부해야 한다. 일정한 분야의 책만 읽는 일을 피하고 관심의 폭을 넓힐 것을 끊임없이 곱씹어야 한다. 물론 제한된 시간에 모든 분야를 다 섭렵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그런 노력이 결실을 맺을 때, 목회는 더욱 풍성해질 것이다.
2. 무엇을 읽어야 하는가?
‘책을 마음대로 택할 수 있는 특권은 반드시 책임을 수반한다.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를 주의 깊게, 기도하는 마음으로 골라야 한다는 사실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평생을 두고 읽고 또 읽으면서 교훈을 얻을 수 있는 책과 차라리 읽지 않았으면 더 좋을 책을 선택하는 것은 우리에게 달려 있다.’ -A. T. 피어선
어떤 책을 읽어야 하는가?
책의 선택은 바닷가에 쌓인 모래 가운데서 진주를 캐내는 것과 같다. 그러기에 누군가는 ‘어려서 읽은 책 한 권이 그 사람의 평생을 좌우 한다’고 했다. 그만큼 많은 책 중에서 읽을 책을 선택한다는 것은 중요하다. 지도자의 시간은 제한적이고, 읽어야 할 책은 그 앞에 만리장성처럼 놓여 있다. 따라서 지도자는 아무 책이나 읽어서는 안 된다. 우선 책 중의 으뜸인 성경을 읽어야 한다. 성경 안에는 역사, 문학, 철학 등이 다 들어 있다. 그 어떤 책도 성경을 따라올 수 없다. 지도자는 성경을 우리 영혼의 양식으로 여기고 꾸준히 읽는 것이 기본적인 사명임을 알아야 한다. 그러면서도 일반서적을 꾸준히 읽지 않으면 안 된다. 따라서 분명한 우선순위에 기초해서 어떤 책을 읽을 것인지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1) 고전을 읽자.
지도자는 동시대의 책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지만 위대한 고전을 무시하지 말아야 한다. 고전은 대개 가치 있고 후세에 남을 만한 옛날의 책으로 정의할 수 있다. 영어의 클래식classic은 라틴어 클라시쿠스classicus에서 유래한 것으로, 로마제국의 시민을 군대로 편성하면서 재산을 기준으로 그들을 다섯 등급으로 나누었을 때, 가장 높은 계급의 시민들을 호칭하는 말이었다. 그 후 이 말은 차차 제일급의 작가, 가장 훌륭한 문학작품을 가리키는 말로 뜻이 변해갔다. 비평가 생뜨 뵈브는 고전을 ‘인간의 정신을 풍요롭게 하는 보편적인 문제를 다룬 것’이라고 정의했고, 《월든》의 저자 헨리 데이빗 소로우는 그것을 ‘인류의 가장 고귀한 생각을 기록한 것’이라고 정의했다. 그리고 마크 트웨인은 고전을 ‘모든 사람이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나 아무도 읽지 않는 책’이라고 했다. 정리하면, 고전은 ‘뛰어난 가치를 지니고, 그 분야에서 오랜 세월에 걸쳐서 지속적으로 읽히는 제일급의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그것은 문학작품일 수도 있고, 사상이나 철학과 관련된 서적일 수도 있고, 자연과학이나 사회과학의 저술일 수도 있다.
고전은 인간의 근본적인 문제들에 대해 오랫동안 행해진 대화이기 때문에, 인류의 보편적 가치와 근본적 물음에 대해 의미 있는 통찰을 줄 수 있다. 세계적인 스테디셀러인 《나니아 연대기》의 저자 C. S. 루이스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새로운 책은 여전히 시험대에 올려져 있다. 그러나 아마추어는 그것을 판단할만한 안목을 갖추지 못했다. 유일한 안전장치가 있다면 그것은 분명한 기독교적 기준을 갖는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그 시대의 모든 논쟁들을 올바른 시각에서 볼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기준은 고전 이외에서는 얻을 수가 없다. 독서를 위한 좋은 지침이 있다면, 새 책을 읽은 후 고전을 읽을 때까지 다른 새 책을 읽지 말라는 것이다.”
위어스비는 고전 읽기를 강조하면서 ‘많은 목회자들이 《천로역정》을 전혀 읽어본 적이 없다는 사실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라고 했다. 목회자들은 종종 옛 우물을 다시 파고 잊혀진 선배들의 글을 상고함으로써 오늘날 그들이 감당하는 설교사역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2) 문학작품을 읽자
문학은 인간과 인간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사건에 대한 다양한 기록이다. 그러기에 지도자는 문학작품을 통해 인간과 사건에 대한 다양한 이해를 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을 기초로 성경을 더욱 깊이 있게 읽고, 교인들을 더 큰 관심과 사랑으로 돌볼 수 있을 것이다.
책을 많이 읽기로 소문난 남현우 목사는 고등학교 때 《데미안》을 읽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 때의 충격과 감동을 잊을 수 없어서 10년 후에 그 작품을 다시 읽었고, 10년 후에 다시 또 읽었다. 문학의 이런 힘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문학의 독특성은 경험을 재창조하는 데 있다. 문학은 인간의 다양한 경험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그 경험에 대한 해석까지 제공한다. 일반적으로 문학 역시 다른 학문이 다루는 것과 같은 주제들, 예를 들어 자연, 사회, 신, 인간 등을 다룬다. 다만 문학이 다른 학문과 구별되는 것은, 이런 주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대신 사람의 관심을 끌고 ‘사람에게’ 가치 있는 것으로 본다는 점이다.
문학은 기계를 조립하기 위해 필요한 설명서라기보다는 기계 그 자체의 그림이다. 한 편의 소설은 우리로 하여금 삶과 경험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하는 창문이요 렌즈다. 《세상으로 난 창문》에서 리런드 라이컨이 말한 대로, 문학작품은 삶의 한 선택적 측면으로 우리의 생각을 집중시켜서 그것에 대한 이해를 분명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이것은 다음과 같은 도식으로 표현할 수 있다.
독자 -------> 문학 작품 -------> 삶
종종 문학은 우리가 가지고 있지 않은 경험이나 관점을 형상화시켜 준다. 문학은 다른 예술과 마찬가지로 상상력을 통해 시공을 벗어나 여행하면서 보고 배우고 즐길 수 있도록 해준다. 우리는 이 과정에서 더 성숙한 모습이 되어 간다. C. S. 루이스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우리는 우리의 존재를 확장하기 위해 애쓴다. 자기 자신을 넘어서고 싶은 것이다. 본질적으로 우리는 모두 자신만의 독특한 관점과 선별기준을 가지고 있고, 그 입장에서 세계를 바라본다. 한편 우리는 자신의 입장에서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눈으로 보고, 다른 사람의 상상력으로 상상하며, 다른 사람의 마음으로 느끼고 싶어 하기도 한다. 우리에게는 창문이 필요하다. 내가 아는 한, 이것은 문학이 가진 독특한 가치이자 이점이다. 문학은 다른 사람의 체험으로 우리를 인도해 주기 때문이다. 나 자신의 시각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다른 사람의 시각을 통해서도 봐야 한다.”
문학은 여러 측면에서 지도자에게 매우 중요하다. 지도자는 문학을 통해 상상력과 미적 감수성을 훈련시킬 수 있고, 세련된 표현을 배울 수 있다. 그것을 통해 다른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그들에게 적절한 형태로 복음을 제시할 수 있다. 한편, 문학은 인간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통찰을 주고, 삶의 다양한 모습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3) 역사서를 읽자.
역사는 과거의 사실에 관한 학문이다. 《역사란 무엇인가》의 저자인 카는 역사를 ‘역사가와 사실 사이의 부단한 상호작용의 과정이며, 현재와 과거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로 정의한다. 사실 우리는 오직 과거를 의식함으로써 현재를 이해할 수 있다.
역사란 말에는 많은 뜻이 함축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역사는 인류사회의 과거에 있었던 변천흥망(變遷興亡)의 기록이다. 이런 역사는 객관적 의미와 주관적 의미로 나뉜다. 객관적 의미의 역사는 ‘역사적 사건 그 자체’를 가리킨다. 즉 ‘과거에 일어난 모든 일’이다. 일상대화에서 사용되는 ‘역사’라는 말은 대부분 객관적 의미의 역사를 지칭한다. 주관적 의미의 역사는 탐구(探求)와 관련된다. 본래 라틴어 히스토리아historia는 탐구(inquiry) 또는 탐구와 연구의 결과로 얻어진 지식을 의미했다. 이것은 단편적 지식이나 정보가 아니라 사실과 사실 간의 연관성을 그 전후관계에서 해명한 것이다.
그리스도인이 역사를 가르치고 배우는 근본적인 이유는 자신의 세계나 문화와 관련을 맺으면서 자신 또는 이웃을 보다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다. 노틀담 대학의 역사학 교수인 마르스덴 교수에 따르면, 그리스도인의 과업은 현세에 살면서 그리스도 안에 구현된 하나님의 사랑을 증언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가능한 한 자신과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세계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사랑은 그리스도인의 기본적인 의무며, 이해는 사랑의 필수적인 요소다. 따라서 다른 사람을 사랑한다면 우리는 그들을 이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현재의 60%는 과거요, 40%는 미래다’는 말이 있다. 어떤 사람도 역사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역사연구를 통해서 우리는 과거를 이해할 수 있고, 현재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으며, 미래를 전망할 수 있다. 역사는 무의미하게 반복되지 않는다. 역사는 하나님의 목적이 성취되는 것이요, 하나님의 목표를 향해 움직이는 것이다.
역사는 인간을 향한 하나님의 메시지를 포함하고 있다. 그러므로 지도자는 역사를 이해하고 제대로 해석하는 성경적 안목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역사의식을 가진 지도자로 깨어 있는 파수꾼이 되기 위해 지도자는 역사서를 읽어야 한다.
4) 전기를 읽자
지도자가 영성을 유지하고 신앙을 성장시키는 데 있어 신앙위인의 전기를 읽는 것은 성경을 읽는 것 다음으로 유익하다. 전기를 읽으면 하나님에 대해 더 깊이 알 수 있고, 그들의 가르침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것을 읽으면 신앙위인들이 문제를 해결했던 방법을 참고해서 내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로 삼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유익하다. 《영적 지도자 만들기》의 저자 로버트 클린턴 교수의 말에 따르면, 많은 위대한 지도자들이 다른 사람들의 경험에서 큰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복음주의를 대표하는 제임스 패커 역시 ‘청교도 거인들의 교훈과 모범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말해준다’고 말한 것을 보면, 신앙위인들의 전기를 읽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가늠해볼 수 있다.
마틴 로이드 존스는 ‘자극’을 위해 읽고, 고전과 대작을 읽었다. 그 중 리처드 백스터의 전기는 그가 청교도 연구에 열을 올리는 계기가 되었다. 그에 의하면, 지도자로서 자랑하려는 성향을 스스로 제지하는 가장 훌륭한 방법은 위대한 성도들의 전기를 읽는 것이다. 신앙위인들의 역사는 살아계신 하나님께서 역사를 통치하시고 주관하시는 섭리에 대한 여러 모습들의 가장 분명한 흔적이다. 백금산 목사 역시 신앙위인들의 전기를 ‘그리스도인의 삶에 있어서 하나의 보물창고’라고 했다. 그 안에 믿음의 선배들의 신앙유산이 보화처럼 고스란히 간직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편, 전기를 읽을 때에는 사람을 영웅화하거나 우상화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모든 면에서 완전한 사람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자신이 왜소해 보인다고 해서 절망하거나 자포자기 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전기를 읽는 가장 바람직한 자세는 신앙 위인들의 장점과 단점 모두를 삶의 거울로 삼는 것이다.
5)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자
지도자는 폭넓은 독서를 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것이 사색의 폭을 넓혀주고, 설교의 눈높이를 성도들에게 맞추고, 그들과 접촉점을 찾게 만드는 데 유익하기 때문이다. 침례신학대학교의 도한호 총장은 ‘모든 지도자의 변하지 않는 텍스트는 성경이다. 하지만 성경을 바르게 가르치고 그 교훈을 삶 속에서 실천하기 위해서는 폭넓은 문화적 이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순천중앙감리교회의 양금희 목사는 ‘세상에서 살아야 하는 교인들의 고충을 바르게 이해하고, 그들의 영혼을 생명의 길로 이끌기 위해 목사는 일주일에 두 권 이상의 책을 꼭 읽어야 한다’고 강조했던 학부 시절 교수님의 말씀을 들은 이후로, 베스트셀러는 물론 교회성장과 영성에 관한 책, 사회의 이슈를 다루는 월간지, 심지어 부동산 경매에 관한 책까지 안목을 키우기 위해서 일주일에 세 권 이상의 책을 꼭 읽고 있다고 한다.
지도자는 다양한 직업을 가진 다양한 연령층의 성도들을 상대한다. 그렇다면 그들의 삶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고전과 양서, 신간, 베스트셀러를 균형 있게 읽어야 한다. 때에 따라서는 정기간행물과 온라인상의 웹진, 일반 잡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 중 일부는 세상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알게 해주고, 시사 문제에 대한 기독교인의 관점을 제시해줄 것이다. 그리고 그곳에 소개된 서평을 꾸준히 본다면 좋은 책을 선택하는 분별력을 점차 얻게 될 것이다.
3.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
최근에 당신이 도서관에서 다 읽을 수 없을 만큼의 책을 안고 집으로 온 적이 언제인가? 최근에 책에 코를 대고 냄새를 맡아보았던 적이 언제인가? 최근에 헌책방을 발견해서 혼자 그 안을 돌아다니며 몇 시간씩 책꽂이 앞에 서 있은 적은 언제인가? 시간 가는 줄 모른다는 것은 지식에 갈증을 느끼는 당신의 본성을 나타내는 것이다.
- 레이 브래드버리Ray Bradbury
지도자는 근본적인 담론을 늘 마음에 두고 책을 읽어야 한다. ‘그리스도인으로 산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영성이란 무엇인가?’, ‘그리스도인은 어떤 자세로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가?’ 등 깊이 있는 질문을 통해 심화학습이 이루어져야 한다. 때때로 가벼운 책을 읽는 경우도 있겠지만, 지도자는 영혼의 의사로서 꾸준히 자신의 실력을 양성하는 전문의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단단한 책’도 소화시킬 수 있는 독서력을 키워 나가야 한다.
1)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정하자
목표를 가진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세계적인 보험판매 왕인 폴 마이어는 ‘우리들이 마음속에 그린 것을 생생하게 상상하고, 간절히 바라며, 깊이 믿고 열의를 다해 행동하면, 그것이 무엇이든 반드시 현실로 이루어진다’고 했다. 지도자의 독서 역시 마찬가지다. 구체적인 목표를 가질 때에만 바쁘고 피곤하다는 핑계를 내놓지 않게 된다.
2) 독서를 위한 시간을 확보하자
모범적으로 독서하는 지도자가 되려면 무엇보다도 부지런해야 한다. 게으른 사람은 절대로 남을 이끌 수 없다. 평소 일어나던 때보다 15분이라도 일찍 일어나서 단 몇 쪽이라도 읽어라. 매일 아침 90분을 독서를 위한 시간으로 갖는 사람도 있고, 새벽에 일어나 책 한 권을 읽고 출근하는 기업인도 있다고 한다.
리디아 로바츠는 《책을 읽기 위한 시간을 얻는 법》에서 다음과 같이 조언한다.
1. 말을 적게 하라
2. 가방에 늘 책을 넣고 다녀라
3. 당신 머리맡에 책을 두고 밤에 잠이 안 오면 그것을 읽어라
4. 매일 아침 15분만 일찍 일어나서 책을 읽어라
5. 부엌에 있을 때 혹은 전화를 걸 때 보기 쉬운 간단한 책을 지녀라
6. 시간을 잘 지키지 않는 사람과 약속했을 경우에는 반드시 책을 가지고 가라
7. 병원을 갈 때는 책을 가지고 가라. 그러면 그 곳에 비치된 낡은 잡지를 읽지 않아도 된다.
8. 길이 막히거나 차를 수리해야 할 경우를 대비해서 차 안에 아직 읽지 않은 책을 넣어 두어라.
9. 여행을 갈 때 책을 꼭 챙겨라. 그러면 옆에 앉은 사람과 쓸데없이 잡담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10. 당신의 손에 있는 책 한 권은 서점에 있는 두 권의 책보다 훨씬 귀하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3) 독서계획을 세우자.
우선 자기 수준에 맞는 책을 골라라. 책을 읽을 때에도 목표를 정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한 달에 3권을 읽어야겠다고 정해놓으면 책임감이 뒤따르고 성취욕이 생기지 않겠는가? 삶은 단 한 번의 기회밖에 허용하지 않는다. 시간은 단 1초도 되풀이되지 않는다. 다음은 계획을 실천에 옮기기 위해 어느 정도 긴장을 부추겨라. 마지막으로 지금 해야 할 일을 나중으로 미루는 습관에서 벗어나라. 이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기술을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1. 5분 동안 지금 미루고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알아내라.
2. 그 중 하나를 지금 해치우자
3. 시작이 어렵다면, 그 일을 할 시간을 정하자.
4. 지루하다는 생각을 떨쳐버리자
5. 앞으로 살 수 있는 날이 일년밖에 남지 않았다고 상상하자
6. 완벽해지려고 조바심하지 말자
7. “나는 하고 싶었어”와 같은 말은 절대로 하지 말자
8. 일을 미루는 것이 다른 사람과도 관련되어 있다면 그들과도 상의하자
9. 행동에 대한 결과가 두려워서 피하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묻자
10. 일을 끝내고 맛볼 해방감을 떠올려보자
4) 주제별로 읽자
크리스천 독서(논술)지도사는 성경을 연구하고, 인간이나 시대정신, 미래사회를 이해하기 위해 폭넓게 읽어야 한다. 관심주제에 따라 독서를 꾸준히 하는 것은 독서의 동기를 부여한다는 점에서도 유익하고, 독서계획을 세우는 점에서도 장려할 만하다.
남현우 목사는 관심 있는 주제가 정해졌을 때, 그것과 관련해서 서로 상반되는 의견을 내는 책들을 읽을 것을 권한다. 예를 들어 이어령의 《축소지향의 일본인》을 읽었으면, 전여옥의 《일본은 없다》와 서현섭의 《일본은 있다》를 함께 읽는 것이다. 이렇게 다른 입장에서 쓴 책들을 함께 읽으면 균형 있는 사고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5) 저자별로 읽자(전작주의 독서)
전작주의 독서란, 한 저자의 책을 전부 다 읽는 것이다. 지도자는 탁월한 기독교 저자들을 아는 것으로 좋은 책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예: C. S. 루이스, 프란시스 쉐퍼, 쟈크 엘룰).
- C. S. 루이스
‘무신론자를 위한 사도’라고 불리는 C. S. 루이스는 평생 펜과 종이로 하나님을 전한 사람이었다. 루이스는 1898년 11월 29일 북 에이레의 수도 벨파스트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변호사로 성공했기 때문에 가계를 넉넉하게 꾸려갈 수 있었다. 1905년, 그의 가족은 벨파스트 교외에 있는 큰 집으로 이사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루이스의 어머니가 죽었고, 그와 그의 형은 널따란 다락에 올라가 몇 시간이고 둘이서만 지내곤 했다. 그러면서 그는 유년기에 가졌던 기독교신앙을 버렸다.
제1차 세계대전 중에 영국군으로 복무했던 루이스는 세계대전이 끝난 다음 해인 1919년에는 옥스퍼드에서 학업을 재개하고 고전학과 철학을 전공했다. 1922년 고전학 학사 자격 최종시험을 1등으로 통과한 그는 다음 해 영문과를 1등으로 졸업했다. 후에 그는 옥스퍼드 대학에서 영문학을 가르쳤고, 1954년 캠브리지 대학교에 신설된 ‘중세 및 르네상스 문학’의 교수직에 초빙되기 전까지는 줄곧 모들린에서 조용히 학문에 정진했다. 그는 중세 및 르네상스 영문학 분야를 주도하는 권위자로 그 명성을 쌓기 시작했고, 그것과 관련된 책을 여러 권 저술하기도 했다. 1963년 11월 22일 오후 5시 30분, 옥스퍼드에 있는 자택에서 세상을 떠났다.
철저한 무신론자였던 루이스는 1920년부터 10여 년간 기독교에 대한 자신의 태도를 전반적으로 재검토했고, 인간의 이성과 경험으로 하나님을 발견하려고 씨름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지적으로 정직한 자세를 취하면, 하나님을 믿고 신뢰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다다랐고 회심을 결정한다. 루이스는 자신이 하나님을 받아들인 결단의 순간을 이렇게 고백했다. “모들린 기숙사에 있을 때였다. 밤마다 하던 일을 멈추고 잠시라도 쉴라치면 내 편에서는 그렇게도 부딪치기를 원치 않았던 그분이 무정하게도 끊임없이 내게로 다가오고 있었다. 두려워 피하기만 하던 바로 그분이 드디어 나를 찾아오신 것이다. 1929년 마지막 학기에 나는 드디어 항복하고 말았다. 결국 하나님은 하나님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무릎을 꿇어 기도했다.”
그 후 루이스는 열렬한 그리스도의 증인으로 변화되었다. 그는 많은 글을 통해 어느 신학교 교수보다 더 훌륭하게 기독교신앙의 타당성을 일깨워 주었다. 그는 당대의 사람들에게 기독교의 합리성을 설명하기 위해 명쾌하고도 확신에 찬 여러 권의 책들을 펴냈다. 그의 저서는 기독교교리와 신학에 관한 전집은 말할 것도 없고 시집, 문학비평, 우화, 과학소설, 일반소설, 아동도서 등 매우 광범위하다. 특히 무신론자였던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기독교에 대해 의심을 품고 있는 사람들이나, 기독교인이 되기를 원하지만 자기가 지닌 지식의 방해를 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확신을 갖게 해주는 훌륭한 전도자였다. 기독교의 진리를 의심할 대로 의심해보고, 따져 볼대로 따져 본 그는 사람들이 깜짝 놀랄 만큼 솔직한 태도로 기독교를 논한다.
그의 저서로는 《순전한 기독교》, 《나니아 연대기》, 《예기치 않은 기쁨》, 《스크루테이프의 편지》, 《고통의 문제》 등이 있다. 그 중에서 《순전한 기독교》는 라디오 방송에서 발표했던 것에 약간의 내용을 덧붙인 것으로, 기독교신앙의 핵심에 대해서 논리적으로 설명했다. 그리고 영화로 제작되기도 한 《나니아 연대기》는 손녀를 위해 쓴 것으로, 주인공들이 펼치는 흥미진진한 모험을 통해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비유적으로 보여준다.
- 프란시스 쉐퍼
20세기의 세계와 교회를 바르게 진단․분석하고 평가해서 적절한 해결책을 제시한 선지자적 기독지성인인 프란시스 쉐퍼는 1912년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소년시절을 보냈다. 그는 청년기에 접어드는 동안 흔히 가질 수 있는 사상적․종교적 갈등을 겪었다.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그는 자유주의 교회에 출석했고, 철학적 지식을 통해 해답을 찾고자 했다. 그러나 그의 방황은 오히려 나중에 라브리 사역에서 젊은 지성인을 상대로 기독교신앙의 실재를 변증하는 데 디딤돌이 되었다. 그가 이미 사상적 혼돈을 직접 경험했던 터라 방황하는 세대의 고민이나 약점을 함께 공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웨스트민스터 신학교에 입학했다. 그가 개혁주의 신학을 표방하는 학교를 택한 것은 무엇보다도 성경이 모든 문제의 해결책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는 1937년 신학교를 졸업하고, 장로교회에서 목회생활을 하면서 실제적인 연단을 받았다. 제2차 세계대전을 겪은 후 유럽의 상황을 보고 선교적 책임을 느낀 그는 1948년 유럽 선교사로 파송되었다.
그는 스위스에 정착해서 사역을 시작했지만 곧 자신의 한계를 느꼈고, 영적 위기에 봉착한다. 그러나 다행히 그것을 잘 극복, 신앙의 순수한 환원을 시도했고 새로운 해답을 발견했다. 그 후 그는 변화하는 세계에서 불변의 진리를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를 평생의 관심사로 여겼다. 그는 ‘교회의 책임은 성경적 원리들을 고수하는 동시에 그것을 이 시대에 전달하는 것’이라고 여겼다. 그러기 위해 교회는 이 시대의 언어와 사고형태를 고려해서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복음을 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954년 9월 제네바 호수 북쪽 알프스 산맥에 문을 연 라브리는 생의 의미와 목적을 발견코자 하는 사람들에게 해답을 주는 영적 피난처가 되었다. 라브리는 이 세대 속에 인격적이고 무한하신 하나님이 실재하신다는 사실을 변증하는 사역을 전개해 나갔다. 프란시스 쉐퍼는 ‘현대의 가장 심각한 위기는 살아계신 하나님을 떠나 유리하는 삶을 사는 인간’이라고 했다. 그는 현대신학을 비판하면서, 모든 신학이 성경으로부터 출발하고 모든 문제가 성경중심으로 해결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기독교와 현대사상: 살아계신 하나님》The God who is there을 통해 기독교적 관점에서 현 시대를 비판하고 사상적으로 정리하기도 했다.
권혁봉 교수는 그의 업적을 이렇게 말했다. “프란시스 쉐퍼는 거기 계시며 말씀하시는 하나님을 그의 변증학과 신학, 생활 전역의 대전제로 고수했다.” 그의 변증학의 전제는 하나님의 존재와 계시다. 그리고 그는 변증학이 성경에서 출발해서 성경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늘 생각했다. 따라서 그의 변증은 하나님의 존재와 계시에 대한 철학적 시도였다고 할 수 있다.
그의 저서로는 《기독교와 현대사상》,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살 것인가》, 《그리스도인의 표지》, 《거기 계시며 말씀하시는 하나님》, 《이성에서의 도피》, 《20세기말의 교회》, 《위기에 처한 복음주의》, 《진정한 영적 생활》, 《이성에서의 도피》, 《예술과 기독교》, 《오늘날의 교회의 사명> 등이 있다.
- 쟈크 엘룰
쟈크 엘룰은 1912년 1월 6일 프랑스 보르도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이탈리아계의 세르비아 귀족출신으로 그리스 정교회 신자였고, 어머니는 프랑스인으로 개신교 신자였다. 어려서 그의 가정은 풍족하지 못했다. 아버지는 1929년 이래 계속 실직상태였고, 어머니가 미술 강사를 하면서 생계를 꾸려나갔다. 엘룰은 16살 때부터 어학(라틴어, 그리스어, 독일어, 프랑스어)교습으로 생활비를 벌어야 했고, 때로는 가족을 부양하는 책임까지 떠맡아야 했다.
그 후 엘룰은 레지스탕스 운동을 하는 조직에 가담해서 활동하던 중 버려진 교회를 발견하고 농부들을 목양했다. 1943년엔 정규 예배를 이끌기도 했다. 그 해 그가 법학 교수 자격증 획득을 위해 제출한 논문제목이 신학과 맞물리는 것을 보면, 그가 전쟁기간 중 신학을 공부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는 보르도 대학과 보르도 정치학 연구소에서 자신의 전공과목들인 로마법, 제도의 역사와 사회학, 마르크스와 마르크스주의, 선전, 기술사회 등을 가르쳤다. 그는 논문을 지도하면서 학생들과 적극적으로 연루되었는데, 특히 1968년 학생 소요 때에는 중재자로 개입하기도 했다.
그가 신학의 중심주제로 삼았던 것은 ‘세상에 대한 하나님의 끊임없는 투쟁’이었다. 그에 따르면, 세상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의지에 반대된다. 그리고 세상이 지금은 소외 상태에 있지만, 하나님이 완전히 포기하신 건 아니다, 때때로 불가능하게 보일지는 모르지만, 세상을 바르게 회복하기 위해 투쟁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더글라스 스텀Douglas Sturm은 엘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엘룰은 기독교 현실주의와 기독교 혁명이라는 양면적인 대의명분에 자신의 생애와 사상을 한 마음으로 헌신했다는 점에서 존경받아야 한다. 그는 조직신학자는 아니지만, 현대의 예언자다"고 했다.
그의 저서로는 《기도와 현대인》, 《도시의 의미》, 《뒤틀려진 기독교》, 《세상 속의 그리스도인》, 《인간 예수》, 《하나님의 정치 사람의 정치》, 《하나님이냐 돈이냐》 등이 있다.
6) 분야별로 독서의 방법을 달리하자
모든 글은 쓰인 목적에 따라 크게 둘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생각이나 정보를 그대로 전달하려는 목적이고, 다른 하나는 느낌에 호소하면서 감동의 즐거움을 주려는 목적이다. 즉 지식을 주던지 감동을 주던지 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식을 주는 글과 감동을 주는 글은 서로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읽는 방법도 다를 수밖에 없다.
7) 사색(묵상)하자.
독서 후의 사색과 묵상은 책을 마음으로 읽는 시간이다. 머리에 넣어둔 지식과 정보를 마음속으로 가져와서 숙성시키는 것으로, 진정한 의미에서 마음의 양식으로 만드는 시간이라고 할 수 있다.
장 피에르 드 코사드Jean-Pierre de Caussade는 이렇게 충고한다. “단순히 지식이 아닌 뜨거운 마음으로 각 주제에 접근하되 한 단어씩 차분한 마음으로 천천히 읽으라. 이따금씩 잠깐 쉬면서 진리들이 영혼의 가장 깊숙한 곳까지 스며들게 하라. 그리고 성령께서 역사하도록 기회를 제공하라. 왜냐하면 성령께서는 이렇게 조용히 쉬면서 묵상하는 시간에 특별한 하늘의 진리들을 우리 마음에 새기시고 감동케 하시기 때문이다. 이 평화와 안식이 오래 지속될수록 좋다.”
우리는 매일 틈나는 대로 하나님의 말씀을 읽고 묵상해야 한다. 이 때 하나님의 말씀을 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하나님 앞에서 간절한 마음으로, 사모하는 마음으로 그것을 읽어야 한다. 동시에 책을 읽은 후 사색과 묵상의 시간을 통해 책의 내용을 우리 마음 안에서 숙성시키고, 내면화시키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 사색과 묵상은 우리가 읽은 내용을 정신적 자양분으로 섭취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8) 독서의 대가에게 배우자
모범적 독서가인 강준민 목사의 독서법은 주제를 간파하는 것에 핵심이 있다. 그는 ‘모든 것은 주제다. 설교도, 세미나도, 대화도, 글쓰기도 모두 주제를 다룬다. 따라서 독서를 할 때는 주제를 생각하라’고 한다. 주제별로 읽고, 주제를 생각하며 읽는 것이다. 참고로 그는 지도자가 책을 많이 읽어야 하는 이유는 다양한 표현능력을 배양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설교를 할 때도 같은 주제를 다양한 언어로 표현하면 성도들은 늘 새로운 마음으로 설교를 듣는다는 것이다.
백금산 목사는 ‘독서의 목적은 영적 성장’이라고 말한다. 독서는 기도와 더불어 영적 성장을 위한 날개다. 그는 ‘교회사의 영적 거인들의 공통점은 독서며, 그들은 모두 최고의 독서가였다’고 강조한다. 교회사를 살펴보면 개혁과 부흥이 일어났던 시기마다 지도자와 성도들이 성경과 신앙서적을 부지런히 읽었다는 사실을 금세 알 수 있다. 한편, 그는 지혜로운 독서를 위해 몇 가지 지침을 제시하고 있다.
첫째, 한 권의 책을 여러 번 읽어라. 신앙성숙에 꼭 필요한 중요한 책은 그 내용을 완전히 소화할 때까지 읽어야 한다.
둘째, 한 저자의 책을 집중적으로 읽어라. 이것은 한 사람의 책을 전부 읽는 것이다.
셋째, 균형 잡힌 독서를 하라. 특히 고전과 신간의 균형이 필요하다.
넷째, 주제별로 읽어라. 그러기 위해선 독서스케줄을 만들어보는 것이 유익하다.
《책읽기의 즐거운 혁명》의 저자 장경철 교수에 말을 빌리면, 책은 사상을 유통하는 매체다. 그는 독서를 정의하기를 ‘글자 속에 담긴 사상과 사건, 원리를 끄집어내서 나의 정신과 삶에 담는 행위’라고 했다. 우리는 책이라는 매체를 통해서, 그 안에 담긴 사상을 우리의 존재 속에 담으면서 우리의 인생을 열어 간다. 즉, 독서는 책 안에 담긴 사상과 사건을 우리의 정신으로 옮겨오는 기술이며 예술이다.
그는 책을 읽으면서 주제가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질문하라고 말한다. 올바른 독서법은 저자의 의도와 책의 흐름을 따라가면서 책의 전체적인 관점을 파악하는 것이다. 그리고 꼭 필요한 책은 반드시 여러 번 읽으라고 한다. 책을 읽으면서 생각나는 것들을 메모하고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책의 내용을 잘 기억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적은 내용을 자주 읽는 것이 좋다.
나가는 말
크리스천 독서지도사는 균형 잡힌 인격을 갖추어야 한다. 독서를 강조하는 것은 결코 머리만 큰 사람을 키우기 위한 것이 아니다. 성경적 앎이란 아는 것 자체가 아니라 아는 것을 행하는 것이다. 성경은 진정한 앎과 믿음이 행함으로 입증되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바른 앎과 실천을 위해 읽어야 한다.
추천도서
강준민, 독서와 영적 성숙, 두란노, 1999
곽정란, 어떻게 하면 내 아이가 책을 좋아하게 될까?, 차림, 1996
남미영, 엄마가 어떻게 독서지도를 할까, 대교출판, 1997
송광택, 좋은 독서가족 길라잡이, 비전북, 2002
송광택, 목회자 독서법, 한언, 2006
모티머 J. 애들러 외, 생각을 넓혀주는 독서법, 멘토
원동연, 5차원 독서법과 학문의 9단계, 김영사
이영애, 책읽기를 통한 치유, 홍성사, 2000
이주영, 어린이 책을 읽는 어른, 웅진출판, 1994
장경철, 책읽기의 즐거운 혁명, 두란노, 1999
조만제, 책 읽는 젊은이에게 미래가 있다. 두란노, 1995
최시한, 수필로 배우는 글읽기, 고려미디원, 1994
버니스 E. 컬리넌, 책 읽어주는 엄마가 자녀를 성공시킨다, 대교출판, 2000
짐 트렐리즈,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자, 오리진, 199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