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이단자들 1] 바울(1), 다메섹 도상에서 어떻게 처음 본 예수님 알아보았을까?

  • 입력 2021.02.11 23:14
  • 수정 2021.02.11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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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덕성 박사의 그의 저서 [위대한 이단자들](본문과현장사이, 2017년)
최덕성 박사의 그의 저서 [위대한 이단자들](본문과현장사이, 2017년)

대제사장의 변호사 더둘로는 바울(Paul, 1-62/64)을 “나사렛 이단의 괴수”(행 24:5)라고 주장하였다. 유대교의 관점에서 보면 틀림없는 바울은 이단자였다. 예수 그리스도의 사도인 바울은 본래 유대교 바리새학파 엘리트 신학도였다. 바울은 다마스쿠스(다메섹)로 가는 도중 회심하였다.

바울은 사도로 그리스도의 계시를 받아 기독교 교리를 확립하였다. 바울은 예리한 통찰력으로 율법주의와 지성주의 신령파를 견제하면서 기독교 정통 교리를 체계화하였다. 이방인들을 위한 전도자 바울은 예수가 유대인이 기다리던 바로 그 구원자(메시아, 그리스도)라는 것과 그 분에 대한 믿음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바울은 부활한 예수 그리스도의 종으로 예수 구원의 복음진리 전파에 헌신했다. 바울 전한 메시지의 핵심은 ‘나무에 달려 죽은 구원자 예수’였다. 유대인들은 신명기(21:23) 기록에 따라 나무에 달린 자는 저주를 받은 자이며, 따라서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는 구원자가 될 수 없다고 보았다. 바울은 인류의 구원자께서 저주를 받아 나무에 달려 죽은 구원자, 십자가 복음을 선포했다. 바울은 ‘나무에 달려 죽은 구원자 예수’라는 유대인들이 수용할 수 없는 안티테제(Antithese)를 전파했다. 예수 그리스도가 저주를 받은 것은 우리의 죄 때문이라고 했다. 바울은 유대교와 기독교의 차이의 핵심과 대립점을 명료하게 설명했다.

1. 자랑스러운 유대인

바울은 자기의 태생적 유산을 명예롭게 생각했다. 자신이 히브리인, 이스라엘, 아브라함의 자손, 베냐민 지파 족속, 바리새파 유대교인이라는 사실에 자긍심을 가졌다(고후 11:21-22). 그는 이스라엘 백성이며, 히브리인이었다. 양질의 감람유로 유명한 갈릴리 북부 지역에서 태어났다. 8일만에 할례를 받았고, 율법을 지키면서 자랐으며, 율법에 비추어 올바른 사람으로 인정받는데 모자람이 없었다. 새롭게 등장하는 예수신앙 운동 박해에 열성적인 것도 동족 유대인에게 자랑할 만한 업적이었다(빌 3:4-5).

바울은 다소에서 부유한 가정환경에서 양질의 교육을 받았다. 그가 받은 교육은 절대 다수의 유대인들이 누릴 수 없는 특혜였다. 바울의 부모는 고액의 교육비를 감당할 수 있었다. 바울은 높은 수준의 헬라 철학, 비평적 사고 훈련을 받았다. 신약성경 바울서신에서 바울의 학문적 통찰력, 논리력, 비평력, 종합력, 창의력, 수사력, 문학적 소양, 언어능력, 역사와 하나님의 계시에 대한 진지한 성찰, 설득력 있는 표현 방법을 담고 있다. 이것들은 모두 바울이 받은 양질의 교육의 열매이다. 바울은 바리새인으로 구약성경(70인역)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었다.

바울은 그리스 철학과 스토아주의 영향 아래에 있는 ‘다소 대학’에서 수학하였지만, 바리새인이었다. 바리새인은 율법 613개 조항을 존중하고 철저히 지켰다. 바울은 바리새파 대학자 가말리엘 1세의 가르침을 받았다(행 22:3). 가말리엘은 힐렐의 손자였지만 관용적 바리새파였다. 그런데 바울은 율법 준수에 있는 혼인하지 않은 상태에 있었다. 회심 전 바울을 엄격한 바리새파로 제시한다(메이천). 김세윤은 샴마히 학파로 제시했다. 바울은 스데반 집사는 죽이는데 주저하지 않았고, 다메섹에 있는 예수 추종자를 붙잡아 예루살렘에 끌고 갈 수 있는 권한도 사두개인 대제사장에게 받아냈다(행 9:1-2). 바울은 행동하는 유대교 엘리트로서, 예수의 추종자를 나사렛 이단으로 규정하고, 완전히 박멸하려고 했다(갈 1:13). 그 박해자가 나사렛 예수의 추종자뿐만 아니라 가장 적극적인 전도자, 이방을 향한 전도자가 되었다.

2. 회심 체험

초기 예수 신앙인들은 하나님이 예수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셨다는 것이었다. 기독인들은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의 증인이었다. 그러나 바울과 바리새파 유대인들에게 구원자의 죽음과 부활 이야기는 백성을 미혹하는 사술(邪術)이었다. 바울은 예수 추종자들을 체포하러 다마스쿠스(다메섹)로 출발했다. 바울은 다마스쿠스로 가는 길에서 뜻밖에 부활한 예수를 만났다. 상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나타났지만, 박해자 사울에게 나타났다(고전 15:5-8). 바울은 자신이 수치스럽게 여긴 신흥 이단 무리의 교주를 만났다. 사기꾼이라고 경멸하고 무시한 이단자, 부활한 예수의 음성을 들었다.

그런데 바울은 어떻게 예수를 알아보았을까? 예수께서 바울에게 말씀하셨다. “사울아 사울아, 왜 나를 박해하느냐? 바울이 “당신은 누구인가?” 하고 묻자, 예수는 “나는 네가 박해하는 예수(행 9:5)임을 밝히셨다. 바울은 두 번이나 자기 회심 경험을 밝혔다(행 22장, 26장). 바울은 살아계신 예수를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세상에 없다고 믿었으며, 허상을 전파하는 이단자들을 체포하러 가는 바울을 부활하신 예수께서 부르셨다.

하나님의 은총과 특별 계시로 바울이 알게 된 진리는 대략 다음과 같다. ①예수 그분은 왕 선지자 제사장으로 기름부음을 받아 구원 사역을 담당한 구원자다. 예수는 유대인들이 그토록 기다리던 바로 그 그리스도다. ②예수 그리스도가 오셨으므로 율법 시대는 끝났다. ③누구든지 예수를 주와 그리스도로 믿으면 하나님과 화해하고 죄를 용서받는다. ④율법에 대한 복종이 아니라 예수를 그리스도로 믿고 영접함으로 구원을 받는다. ⑤이방인도 구원을 받을 수 있다. 예수 그리스도는 유대민족 공동체를 넘어서는 전 인류의 구원자다.

바울을 굴복시킨 것은 어떤 지식이 아니라, 주 예수께서 부르신 음성이다. 그런데 바울은 자신의 180도 변화가 하나님의 택정과 은혜에 기인한다고 말했다. 부활하신 예수께서 자신을 회심시키고 이방인 사도로서 사명을 부여했다.

바울은 아라비아 광야에서 3년을 보냈다. 3년 동안 활동에 대해서 성경은 침묵하고 있다. 로 알려진 나바테아 영토에서 전도활동을 했다. 바울의 사역은 성공적이지 않았다. 많은 고초를 당하고 위축되어 다마스쿠스로 돌아갔다. 바울은 바나바의 인도로 예루살렘에서 야고보와 게바와 교제하였다. 그러나 자신이 전하는 복음 진리의 계시성과 독립성을 강조했다. 사람에게서 나온 것이 아니라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로 말미암은 것임을 강조했다. 바울의 복음에 대해서는 사도 베드로도 인정했다.

하나님은 바울이 가진 재능, 헬라 철학의 비평적 사고능력과 통찰력, 그리고 바리새인의 성경 이해 능력을 사용했다. 바울은 하나님이 자신을 사용하고 있고, 또 하나님의 아들의 계시가 자신에게 주어지는 사실에 놀랐던 것 같다. 하나님께서 주신 은총을 전할 때 “인간이 가르쳐 주는 지혜로운 말로 하지 않고, 성령께서 가르쳐주시는 말씀”(고전 2:13)이라고 말했다. 바울은 부활하신 주님의 음성을 들었지만 지식의 근원을 성령으로 밝히고 있으며, 구원하는 지식의 전달도 성령으로만 된다고 밝혔다.

1세기 바울은 다메섹(다마스쿠스)로 가는 길 위에서 하늘에서 주 예수의 음성을 들었다. “사울”을 부르는 주체는 “사울이 박해하는 예수”였다(행 9장). 사울은 예수를 박해한 적은 없고, 예수의 추종자들을 죽이고 박해하는 주동자였다. 그런데 하늘에 계신 예수께서는 사울이 자기를 박해한다고 하셨다. 그것은 사울이 예수를 믿지 않을 뿐만 아니라, 예수를 믿는 예수의 백성을 죽이고 박해하는 주동자였기 때문이다. 21세기에도 교회를 박해하거나 훼방하는 사람은 교회가 아닌 하늘에 계신 주 예수를 박해하는 것이다. 그 박해자에게 바울처럼 하늘에서 음성은 들려지지 않으며, 그리스도인은 박해자를 사랑하고 그를 위해서 기도해야 한다. 모든 그리스도인은 은혜의 택하심을 따라서 주의 말씀에 순종하기 때문이다.

고경태 목사(형람서원, 한영대 겸임교수)
고경태 목사(형람서원, 한영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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